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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에 국내에서 코로나19(COVID-19, Coronavirus Disease 20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첫 확진자는 1월 19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우한 거주 중국인 여성(35세)이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우한에서 근무한 한국인 남성 회사원(55세)과 우한을 방문한 남성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아 국가 지정병원에 격리되어 치료를 받았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 3년차가 시작됐지만, 언제쯤 ‘일상 회복’이 될지는 아직 어두운 터널 끝을 가늠할 수 빛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환자 발생 2년이 되는 1월 19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70만5902명(남성 36만6825명, 여성 33만9077명), 누적 사망자는 6452명(치명률 0.91%)이며 6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의 93%이다. 누적 백신 접종 건수는 1억2325만4157건으로 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1월 13일 기준)는 43만6572건, 사망 신고는 1230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사태의 시작은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Wuhan)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肺炎)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12월 31일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해 격리치료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한편 코로나 1호 환자는 12월 11일 증상이 발현된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노점상(여성)이라는 연구논문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속칭 ‘우한 폐렴’은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전염병의 대유행 차단은 초동(初動)단계의 대응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이어,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이며,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했다. 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경고 등급(6단계)에 해당하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는 델타(delta)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omicron) 변이가 퍼지면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설 연휴가 낀 앞으로 2-3주 동안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할 것이며, 오미크론이 확진자의 80-90%를 차지하고 빠르게 전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모의실험 결과 확진자가 2만명에 도달하는 시점이 2월 중순-말로 추정되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발표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점유율이 지난 1월 16-19일 47.1%로 다음 주에 전국적으로 50%가 넘는 우세종화가 예상된다. 전체 확진자도 1월 22일 7천명을 넘어 7,009명을 기록했다. 지난 주 기준으로 호남권은 오미크론 검출률이 59.2%로, 광주와 전남은 각각 80%, 72%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 대응 체계 변경으로 우선 1월 26일부터 광주와 전남, 경기도 평택과 안성 등 4곳에 코로나 검사 방식이 달라진다. 즉, 코로나 밀접 접촉자이거나 60세 이상 고령층, 의료진이 코로나 검사를 반드시 권유한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나머지 일반 국민은 선별진료소에서 별도의 ‘자가검사키트 코너’로 가서 검사키트를 받고 관리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스로 콧속 1-2cm 깊이로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다. 검사 결과 음성이면 귀가하지만 ‘양성’이면 선별진료소내 패스트트랙(신속심사대상)으로 가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자가검사키트를 구입하여 집에서 검사한 후 양성이 나와도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확진자가 2월 말이나 3월 초에 9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돼 하루 2만-3만명이 나오면 델타 유행 최고조 시기의 중환자와 사망자 규모가 비슷하겠지만, 하루 6만-7만명 이상 나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동네 병원 등 1차 의료기관의 코로나 진료 확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월 2주차(9-15일) 예비 고3(만 18세) 확진자는 498명으로, 전주(2-8일) 204명의 2.4배로 증가했다. 만 18세 10만명당 일평균 확진자 수는 12월 마지막 주 5.3명에서 1월 첫 주에 5.9명으로 널어난데 이어 1월 2주차엔 14.5명까지 불어났다. 이는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등학교 1-2학년 확진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청소년 감염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코로나 예방접종 이후 중증이상반응이 나타난 청소년에게 500만원 한도로 2월부터 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즉, 만 18세 이하 청소년으로, 접종 후 90일 이내에 중증이상반응이 발생했지만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아 국가로부터 보상받지 못한 경우다. 이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덜어 새 학기 시작 전에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일본은 1월 18일 확진자가 3만2197명으로 집계되어 코로나 유행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4일 1057명에서 2주 만에 30배가 된 셈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이런 급등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 1명이 주변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는 1월 첫째 주 0.82에서 둘째 주(9-15일)에 0.92로 늘었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 보건안전청이 지난달 1-28일 영국에서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8만2133명과 델타 변이 확진자 8만7920명의 감염 후 증상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환자의 53%가 인후통(咽喉痛)을 호소했다. 한편 델타 환자 중에서는 34%만 이 증상을 보였다. 오미크론 환자들은 상대적으로 발열과 기침 증상을 많이 호소했다. 이에 목이 따끔하고 열이 나는 목감기 증상이 있으면 오미크론 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델타 변이 확진자의 경우 눈 충혈과 콧물, 재채기 등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델타 변이환자 중 미각(味覺)과 후각(嗅覺)에 이상이 생긴 사람은 34%였지만, 오미크론 환자는 13%뿐이었다. 델타 변이는 폐에서 번식해 폐렴(肺炎) 등 치명적인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지만, 오미크론은 코•인후•구강 등에서 번식해 경미한 증상만 유발한다.
이스라엘 의료서비스업체 ‘마카비’가 화이자(Pfizer)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복용한 850명을 조사한 결과, 복용자 중 60%는 하루 만에 몸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92%는 사흘 만에 열이 내렸다. 다만, 복용자 중 6%는 이상 반응 때문에 치료를 중단했다. 전체 복용자의 62%가 설사, 근육통, 두통 등 이상 반응을 겼었지만 치료제 복용 이후 사망한 경우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팍스로비드는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라는 2가지 의약품이 함께 포장되어 있다. 분홍색 니르마트렐비르 정제 2개(150mg 2정)와 흰색 리토자비르 정제 1개(100mg)를 동시에 매일 2회(12 시간 간격) 5일간 복용한다. 상태가 좋아지더라도 5일간 복용하여야 한다.
의료전문가에게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의약품과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알려야 한다.
▲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 간(肝)질환 또는 신장(腎臟)질환이 있는 경우
▲ 임신했거나 임신 예정인 경우
▲ 수유 중인 경우
▲ 기타 중대한 질환이 있는 경우.
미국 FDA 긴급 승인을 2021년 12월 23일에 받은 팍스로비드가 우리나라에는 1월 13일 2만1천명분이 도입되어 14일부터 투약을 시작하여 20일 현재 총 109명에게 투약됐다. 방역 당국은 현재의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와 재택치료자뿐 아니라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에서도 투약을 가능하게 하고 1월 말에는 감염병 전담병원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다. 투약 연령도 65세 이상에서 60세 이상으로 낮아진다.
우리나라 코로나 방역 정책은 백신도 맞아야하고, 마스크로 써야하고, 방역 패스도 적용받아야 하고, 영업시간이나 식사 인원도 제한된다.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방역 정책을 실시하는 나라는 드물다.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한 2020년 초 확진자 동선(動線) 공개 등을 두고 정보 인권이 침해된다는 논쟁이 불거졌다. 이후에도 ‘백신을 맞지 않을 권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주장이 맞섰다. 최근에는 방역패스 의무화가 행복추구권과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원이 청소년 방역 패스에 대한 효력 정지를 결정하면서 “헌법은 개인의 자기 신체 결정권을 보장하고, 모든 국민은 자의(自意)에 따라 의료적 치료나 예방 조치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4일 학원, 독서실 등에서 학생들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것은 “교육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법원 판단이 있었으며, 14일 서울행정법원은 “기본생활 영위에 필수적인 시설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통제하는 불이익을 주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이라며 서울지역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서 방역패스 실시에 제동을 걸었다.
학계에선 일찌감치 기본권 제한은 최소한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사태 3년째를 맞은 시점에 기본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논의가 진전된 점은 긍정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방역패스가) 기본권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방식으로 제한되어야 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무너진 일상회복, 올해는 가능할까? 영국은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도입한 방역 규제를 대부분 풀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오미크론의 창궐로 폭증했던 신규 감염자가 줄면서 코로나 사태도 한풀 꺾였으리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국은 지난 1월 4일 22만명에 육박하던 신규 확진자가 16일 7만명대로 급감했다.
또한 영국은 18세 이상 추가(3차)접종률이 80%에 달하고, 오미크론이 이미 퍼질 만큼 퍼졌고 감염으로 인한 위험도 기존 델타 변이보다 덜한 만큼 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셈이다. 한편 영국이 일상 복귀에 속도를 내는 데는 지지율이 폭락한 존슨 총리와 집권 보수당이 위기 탈출을 위한 국면 전환용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