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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 운룡
청춘의 말은 시고 떫다.
사랑은 비계 덩어리여서
포식하면 설사해버린다.
하지만 나는
시고 떫은 풋과일만 따먹고 말았다.
짝사랑의 싱건지 국물만 퍼마셨다.
봄날 정신이 아찔할 때에는
약국 진열장이 DP점의 필름 가판대로 보였다.
-호랑이가 물어가네.
약사가 던진 돌멩이가 뒤통수를 쳤다.
새벽마다 너의 집
대문간 벌레는 왜 그렇게 찔찔 울어댔을까.
이별의 총을 쏜 바람
미친 총알이 가슴에 구멍을 낸 바람
약속의 쉼터가 어둠의 극장이었던 바람
사랑을 양손에 들고 까불어댄 바람
너의 청춘의 바람도
늙는다.
늙어서야 겁먹고 주저앉는다.
생물학적 산소가 부족한 바람, 그거
통풍은 잘 되지만
가슴에 바람구멍이 난다면 어찌 될까?
그래서 청춘은 독한 사랑을 앓는다.
■ 시인 이 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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