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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언니와 통화를 하다가 대선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는데, 언니는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며, 누가 되든 나라는 망하지 않을 것이니, 신경 끊겠다고 했다.
얼마나 단호하게 말하던지, 난 그만 할 말을 잃고 음성채팅을 끊어야만 했다. 하지만 언니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신의 주권을 포기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 짤막한 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냈다.
“언니,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
맞는 말이지.
민심이 천심이니까..
그런데
언니의 마음도 민심이니까
언니의 투표권을 버리지 말고
3주 동안 잘 생각해 보고
투표하면 어떨까?
언니 생각대로
정치하는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들이라면
더 나쁜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 않도록
덜 나쁜 사람에게 표를 던져 주면 어떨까?
언니의 주권을 포기하지 말아줘.
자식들과 손자들의 미래가 달린 일이니까.
미안해.”
다행히 언니는 내 메시지를 고까워하지 않고 곧바로 쿨~ 하게 받아들였다.
“나도 미안. ㅋㅋㅋ
Ok.”
이렇게 나는 공중으로 날아가 버릴 한 표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번 선거는 정말 혼전인 거 같다. 조마조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K-POP, 드라마 등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처능력 또한 전 세계를 앞섰으며, 어느덧 선진국으로 인정받은 한국. 이 멋진 한국의 대선이 왜 이리 혼란스러운지 모르겠다.
이럴 때일수록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신의 투표권을 포기하면 안 될 거 같다.
얼마 전에 한국인들과 교류가 거의 없는 지인을 만났는데, 대선에 관심이 많다보니, 대선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들도 선거를 하겠다고 말하였는데, 그냥 선거 기일에 대사관에 가서 투표를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대선 투표를 할 주권이 뚜렷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는 이가 없어서 투표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어제 늦은 시각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막막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대사관으로 연락하여 투표할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알아보라고 했다. 나 역시 주 뉴질랜드 대사관 제외선거관리위원회에 연락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 아침에 이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오늘은 토요일이라, 내 이메일을 받지 못할 것이다.
월요일이 되면 무슨 수가 생기려나. 마음 조급하게 갖지 말고 이번 주말을 잘 보내고, 월요일의 연락을 기대해 본다. 투표 기간이 2월 23일부터 2월 28일까지이니, 투표 신청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가능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직 투표 신청을 하지 못했거나 투표할 마음이 생긴 제외국민들은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연락을 취하여 투표를 할 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제외선거 관리 위원회에서도 선처가 있기를 바란다.
하늘이 내리는 대통령, 우리가 하늘임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된다. 촛불 시위 때의 우리 모습을 상기하면서 우리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