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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의 성지, 국민들의 휴식처, 세계인의 쉼터가 된 오대산입니다.
여름 햇살이 전나무 숲길 사이로 얼굴을 내밉니다.
그래도 다람쥐는 그늘 아래서 봄과 함께 합니다.
오대산 계곡은 여름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청량한 물소리가 떠나는 봄과 속삭이며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길을 달려 상원사에 도착했습니다.
문수전의 문수 보살과 문수 동자는
봄이 오고 감을, 여름이 달려옴을 탓하지 않습니다.
세조를 구했다고 하는 봉황새와
두 마리의 고양이 석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원사 동종에 내려 앉은 비천상의 아름다움은 수 천 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습니다.
중대 사자암의 비로자나 부처님도 그렇습니다.
그저 시간의 흐름을,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볼 뿐입니다
사자암 비로전에 서서 마음에 오대산을 집어 넣고
적멸보궁을 향해 걷습니다.
산과 어울리고 자연과 조화로운 길을 걷다 보니 금방 도착합니다.
기도 중인 스님의 ‘석가모니불’ 염불 소리가 그렇게 청아합니다.
봄 안의 부처님오신날은 지났지만
적멸보궁의 부처님 진신사리는 그대로입니다.
인사도 못한 봄이 가고 마중 준비도 못한
여름이 오고 있었지만
오대산의 부처님은 언제나 그렇게
산과 사람과 뭇 생명들을 보듬고 있습니다.
■ 평창 월정사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033-339-6606 / www.woljeongsa.org
■ 제공: 한국불교문화사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