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 '어린쥐'의 착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383] '어린쥐'의 착각

0 개 3,439 KoreaTimes
  어떤 중요한 일을 시작할 때는, 그 일이 과연 올바른 일인지, 그 일의 목표가 합당하고 올바르게 섰는지, 일의 과실보다 부작용이 더 크지는 않을지, 일의 추진 방향이 올바른지를 정확히 판단하고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의무다. 특히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책을 책임진 사람들은 자 신의 판단에 오류가 없는지, 측근 사람들의 달콤한 혀 놀림이 아니라 쓰디 쓴 비판까지 들을 각오를 기꺼이 하면서 객관적 점검을 수 없이 받은 후에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미국 36대 대통령 린든 B. 존슨(Lyndon B. Johnson)의 다음과 같은 말이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더 큰 무게로 다가가길 바란다. "Doing what's right isn't the problem. It's knowing what's right."("올바른 어떤 일을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무엇이 올바른 지를 아는 것이다.") 한국의 촛불 시위의 '배후' 중 하나는 '어린쥐' 운운하며 영어 몰입 교육을 밀어 붙이려 했던 대통령직 인수위 원회의 발언이었다.

  아직은 설익은 정책인 '어린 쥐'이기 때문인지 그 발언을 하신 분은 몇 가지 큰 착각을 했었다. 우선 왜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면서 전문가인양 착각을 했었는지 궁금하다. 그러한 정책적 발언이 미국 하버드 대학 영문학 박사 출신인 서울대 백낙청 교수님도 아니고, 뉴욕 주립 대학교 영문학 박사 출신이면서 중등학교 영어 교과서 저자로 이름이 높은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님도 아닌 정치적 권력을 이양 받는 인수위원장의 입에서 왜 나왔는지 지극히 당황스러웠다.

  또 대학 교수 출신이면 학사와 석사 학위 소지자의 초 중 등학교 일선 영어 교사보다 초중등학교 영어 교육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하다. 왜 한국은 초 중등학교 교육 정책이 바뀔 때마다 초 중등학교 교사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대학 교수들과 교육부 관리들의 목소리만 우렁찬지 알 수 없다. 아직도 어쩔 수 없는 후진국 증후군인지, 이러한 전 근대적인 관료들의 고압적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 입만 열면 내세 우는 글로벌 시대의 잣대에 맞기나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 KBS 프로그램 아침 마당에 나온 한 강사의 말을 빌어 오자면,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한 만찬회에서 그 당시 유명했던 코미디언 밥 호프를 소개하면서, "나는 미 합중국의 정치적 대통령이고, 밥 호프는 코미디계의 대통령이다. 따라서 우리는 동격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미국 지향적인 인수위 관계자들은 정작 미국으로 부터 이러한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상호 존중의 정신은 배우지 못한 것이 아닌가 되묻고 싶다.

  오렌지를 어린쥐라고 발음하는 것이 옳고 한글 표기법 까지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개그 콘서트에 출연한 코미디언의 말이었으면 차라리 들을 만 했었다. 물론 가능하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과 같거나 비슷한 발음으로 영어로 구사하도록 교육 받는 것이 좋겠지만, '어린쥐'는 과연 정확한 미국식 발음인가? 영국식 영어 발음도 같은가? 호주 뉴질랜드 영어의 발음은 어떤가? 양보해서 미국식 발음에 가깝다 하더라도 미국 어느 지역 사람들의 일반적 발음이라고 과학적으로 검증되었기에 한글 표기법까지 바꿔야만 하는가? 한국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는 '외국 미녀'들의 발음이 과연 모두 한국표준어 발음이기에 시청자들이 그 수다를 들으면서 웃게 되는가? 경상도에 살고 있는 외국 미녀가 경상도식 발음으로 수다를 떤다고 해서 과연 한국인들이 그렇게 못 알아 듣는가?

  초 중등학교에서 영어를 영어로 수업해야 한다는 말도 귀가 솔깃할만한 참신하고 '글로벌'한 발상이라고 내놓은 정책일지도 모르지만, 이미 그것은 흘러간 옛 시절 '86 아시안 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에 대비하여 그 당시 교육부에서 들이댔던 정책이었다. 그 당시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필자를 비롯한 수 많은 전국의 영어 교사들이 방학이면 5,6공식 회화위주의 영어 교육 준비를 위한 영어 연수장으로 끌려 다녀야만 했다. 이번에 2008년 21세기 버전으로 영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초 중등학생들을 다른 과목까지도 영어로 수업을 하겠다고 가일층 '업 그레이드'시켜서 발표했을 때는 할 말을 잊었다.

  영어를 좀 더 효율적이고 실용적으로 공부시키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해서 이러한 하나의 안으로 이야기 했다 해도 앞 뒤가 바뀌어도 한 참 바뀐 이야기다. 콩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나는 법이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예산을 이제껏 투자했는가 자문해봐야 할 일 이다. 공교육의 질을 이야기하기 전에, 교사의 질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수한 인재가 교단에 몰리도록 공기업이나 대기업 수준의 대우는 해주고 있는지, 지식 정보 산업 시대의 도래를 대비해서 얼마나 많은 재정적 뒷받침을 교육 현장에 기울여 왔는지 반성할 일이다. 1인당 국민 소득 2만불 시대에, 1만불 수준 국가의 교육 예산만을 투자 해 놓고 4만불 국가의 교육을 왜 못 따라가느냐고 다그치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기나 한 일인가? 차라리 아직은 예산이 부족하면, 초등학교부터 영어 회화 수업을 늘리고 10년 20년 장기간에 걸쳐 중고등학교의 영어 수업을, 듣기-말하기 수업을 읽기 쓰기 위주의 기존 수업에 추가로 접맥시켜 나가는 것이 합리적 대안 중 하나일 것이다.

  교육의 효과를 단 기간 내에 거두려고 하는 것은 교육의 기본적 특성도 파악하지 못한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다.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41 | 3일전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34 | 3일전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32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63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360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46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291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69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14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59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81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79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

‘콩팥’ 신대체요법

댓글 0 | 조회 373 | 2025.03.21
지난 3월 13일,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로 전 세계적으로 신장(콩팥)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장 질… 더보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산

댓글 0 | 조회 504 | 2025.03.12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1천킬로미터 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양쪽 군인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푸틴과 트럼프 … 더보기

공부 잘하는 비결요?

댓글 0 | 조회 456 | 2025.03.12
간혹 사적인 모임자리에서 ‘무엇을 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선생같은 분위기를 풍겨야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궁금해하지 않으실텐데 행… 더보기

겸손, 절을 하니 자궁암이 나았다

댓글 0 | 조회 386 | 2025.03.12
다니구찌 마사하루라는 분이 쓴 『생명의 실상』이라는 40권짜리 책을 제가 예전에 읽어 봤습니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부인이 자궁암에 걸렸다고 찾아왔대요. 의사는 … 더보기

민사소송에서의 강제집행(2)– Statutory Demand, 법인상대로 하는 최…

댓글 0 | 조회 542 | 2025.03.11
뉴질랜드에서 상업활동을 할 때에는 개인의 이름으로 sole trader가 될 수도 있고, 개인들끼리 partnership을 구성하거나 신탁 trust 제도를 이용… 더보기

의약계열 진로에 잘 맞는 성향은 무엇일까?

댓글 0 | 조회 562 | 2025.03.11
필자가 전화상담을 하거나 대면상담을 할 때 부모님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저희 아이는 성격이 차분해서 의대에 진학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는… 더보기

시간이 접힌 선상에서

댓글 0 | 조회 230 | 2025.03.11
여정이 길게 늘어선 선착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시간이 근 30분을 넘었을 때,하얗게 햇살 머금은 큰 여객선이 기적을 울리며 웰링톤 인터아일랜드 선착장으로 다가들… 더보기

이 기(氣)가 막힐 현실을 어찌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380 | 2025.03.11
설날이 지난 어느 날 서울에 있는 딸하고 통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인사말로 시작했으나 작년에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던 한 강 작가가 생각나서 비꼬듯 한… 더보기

길 위에서 만난 마음

댓글 0 | 조회 126 | 2025.03.11
김천 직지사-명적암-중암3월이 코앞이다. 봄이 오고 있다는데, 어디쯤 오고 있을까? 겨울이 길었던 탓인지 괜히 안달이 나서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직지사(直指寺)로… 더보기

달래 냉이 씀바귀...

댓글 0 | 조회 216 | 2025.03.11
춥고 긴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김장이었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짜게 담가야 했다. 무는 뿌리를 씻어 통째로 동치미를 담그거나 네 가닥 정도로 쪼개어 김치를 담갔다… 더보기

새롭게 알아가는 가디언 비자

댓글 0 | 조회 591 | 2025.03.11
유학생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신청 가능한 비자가 따로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학 자녀를 돌보기 위해 어떻게든 체류하고자 학생비자를 신청해서 억지로 공부해야만 했… 더보기

자녀와의 갈등, 공감으로 풀어보세요!

댓글 0 | 조회 264 | 2025.03.11
“환경을 바꾸면 학교에 잘 다닐까 싶어 이곳에 왔는데, 학교에 가지 않고 방 안에만 있으니 답답합니다.” “오늘은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기 힘들겠다고 하네요. … 더보기

자동차 유리(윈드스크린) 손상 시 대처법

댓글 0 | 조회 416 | 2025.03.11
교체 vs. 수리, 보험 적용 여부자동차 윈드스크린에 손상이 가면, 수리와 교체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자동차 윈드스크린은 더블 글레이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