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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점 또는 실 혹은 날파리 같은 것이 움직이고 떠다니는 현상을 비문증이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흑화증이라고 하여 오래전부터 임상적으로 많이 다루어 왔던 질환 중 하나이다.
안과학적으로 보면 이 현상은 안구 유리체의 혼탁으로 보고 있다. 유리체내에 혈액 또는 염증물질, 콜레스테롤등의 물질들이 서서히 응축이 되면서 이것들의 그림자가 망막에 드리워져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유리체는 노화나 근시, 염증 등으로 인해 탄성이 약해지면서 망막과의 틈이 벌어지게 되고, 일부 녹아버린 유리체가 유리체막과 망막사이로 흘러 들어가 유리체 박리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실상 노화가 절대적 원인이기 때문에 노인층의 대부분에 유리체 박리는 일반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비문증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정신적 육체적 과로이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 또는 핸드폰 작업을 하는 경우, 수면부족, 사람들 간의 갈등 또는 집착 등으로 인한 울화병 등을 들고 있다.
둘째, 음양부족으로 인한 노화이다. 영양이나 운동의 부족으로 원기 부족현상과 빠른 노화가 진행되는 경우다.
셋째, 과음, 과식으로 인한 담적(痰積)과 울화(鬱火)이다. 독한 술, 기름지고 맵고 짠 음식 등을 즐기는 경우이다.
비문증이 처음 나타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한 조치없이 시간을 흘러 보낸다. 다행히 정신적, 육체적 상태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소멸이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시간이 흐를수록 비문증의 정도가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비문증의 치료는 서양의학적 방법으로 유리체 절제술이나 레이저 수술법이 있기는 하나, 이들 치료법은 모두 유리체 상태가 심각해지고 2차 합병 등이 진행될 때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이다. 부작용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문증의 초기 치료는 한의학 치료가 적합하다. 순수하게 노화가 주된 원인이라면 신장을 보강하는 한약을 처방하게 되고, 과로, 스트레스, 음주, 과식 등이 원인이라면 간에 쌓인 화기를 다스리는 한약을 처방하게 된다.
두 경우 모두 침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특히 침치료는 일회성적인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한약복용과 함께 생활습관 조정을 병행해야 가능하다.
비문증의 치료시기를 놓쳐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면 시력까지 잃게 되는 경우도 다수 있다. 무작정 기다리시지 말고 너무 늦지 않게 치료를 시작하시길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