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되리니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반도체가 되리니

0 개 962 조기조

인간이 불을 발견하고도 오랜 시간이 흘러 증기의 힘을 이용하게 되었다. 그 다음의 놀라운 발명이 전기 아닐까 싶다. 전기로 세상을 밝히고 데우고 의료기기를 만들었고 전자제품과 컴퓨터를 만들었다. 그중에 놀라운 발명이 반도체다. 정말로 대단한 것이다. 재크가 이상한 ‘콩나무’를 타고 하늘나라에 올라 훔쳐온 보물 같다는 느낌이다.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 있고 통하지 않는 물질이 있다. 모든 물질에 다 전기가 통한다면 어찌되겠는가? 전기를 통하게 하는 도체(導體)는 주로 금속성이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로는 유리나 고무, 에보나이트, 털이나 솜 등이 있다. 근래에 나온 플라스틱이나 비닐 같은 것도 전기가 통하지 않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전선에다 겉껍질인 부도체 피복으로 싸서 감전을 막게 하는 코드나 콘센트를 만들어 쓸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도체와 부도체(절연체)의 중간에 반도체(半導體)라는 것이 있다. 무엇이 반도체일까? 나는 반도체를 이해하려고 많은 애를 썼던 적이 있다. 반도체가 진공관에서 시작하여 광석검파기, 트랜지스터, 집적회로(IC)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은 알겠다. 한때 라디오에 쓰던 광석검파기와 트랜지스터는 이제 거의 쓰고 있지 않다. 진공관도 사라졌으나 특별하게 조금 이용하기는 한다. 


이제 반도체는 집적회로다. 집적회로는 엄청나게 집적(集積)되고 적층(積層)되었다. 금싸라기 땅에 초고층으로 짓는 아파트 같이 올라간다. 하늘에까지 닿을까? 물리적 한계가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엔 무엇이 나올까?



반도체는 무슨 일을 하는가? 우선 정류(整流)를 한다. 양방향으로 흐르는 교류를 한쪽으로만 흐르게 한다면 직류처럼 쓸 수 있는 것이다. 심장에 판막이 있어서 동맥으로 피를 밀어내는 것과 같다. 그러면 온 몸을 돌면서 양분과 산소를 나르고 모세혈관에서 수거해 온 노폐물을 정맥이 심장으로 가져와 교환하고 신장의 사구체(絲球體)에서 걸러 오줌으로 내 보낼 것이다. 심장이 밀어내는 펌프질이 맥박인 것이고.


반도체는 증폭을 한다. 초기의 라디오는 동조 바리콘으로 아날로그 전파를 받아서 맞는 주파를 걸러내어 증폭시키고 스피커에서 알아듣게 재생시키는 것이었다. 디지털이라는 것은 개입하지 않았다. 여기서 증폭을 시키는 일을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다이오드)가 한다. 유리 통 안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서서히 달구어져야 작동하는 오래된 라디오나 앰프를 보았을 것이다. 


진공관(眞空管; vacuum tube)은 진공 속에서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함으로써 전기 신호를 증폭시키거나 교류를 직류로 정류하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한 때 대부분의 전기 장비에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더 작고 값싼 반도체인 집적회로로 대체되었다. 진공관은 높은 주파의 큰 전력을 사용하는 장비나 오디오 앰프 등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기는 하다. 기능성도 좋지만 일부 마니아들이 예스럽고 멋스럽게 사용하는 것 같다.


반도체는 연산과 저장을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껐다가 켜면 일을 하던 대부분의 앱은 다 꺼지고 없다. 다시 불러 올려야 쓸 수 있다. 그러나 기기가 작동하도록 하는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지워지지 않고 저절로 작동해서 이용가능하게 해준다. 이런 일을 하는 프로그램은 지울 수 없고 켜면 바로 작동하도록 만들어 두었다. 이것은 저장한 것을 지울 수 없고 읽기만 한다는 말로 ROM(Read Only Memory)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그 다음에 필요한 프로그램(앱)을 메인 메모리인 RAM(Random Access Memory)에 불러올려놓고 쓰는 것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단지 저장장치로만 쓰는 반도체를 메모리 반도체라 하는데 하드 디스크나 USB 메모리 같은 것이다. 영화 같은 고화질 동영상이나 사진은 큰 메모리를 차지하므로 이런 곳에 저장한다. 그러나 더 돈이 되는 것은 연산을 하거나 특정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을 저장한 비메모리 반도체이다. 중요한 프로그램의 값이 더 들어 가니 비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을 시스템반도체라고도 한다.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거나 전기신호 빛으로 바꾸어


나는 오늘날 우리의 생활을 ADADA로 설명하고 있다. 아날로그(A)로 사는 인간이 디지털(D)로 된 정보와 정보기술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나누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가 찍고 보는 즐거움을 기기가 디지털로 신속히 저장, 공유하여 함께 볼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가능한 것이다. 필름을 현상, 인화하고 사진을 전달하는 아날로그 작업을 없애 주는 것이다. 사진이란 빛을 이용하는 것으로 광학(光學, Photonics)의 분야에서 설명한다. 물론 구도나 조명, 초점, 노출의 기술을 다루는 분야도 있지만 필름을 쓰지 않는 디지털 카메라는 받아들인 빛을 재빠르게 디지털로 변환시켜 저장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저장된 디지털 정보를 찾아 바로 화면에 아날로그로 재생시켜 주어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고화질의 동영상을 찍는다면 이 일은 엄청 복잡하고 수고로운 것이다. 그래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에는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따로 두고 있다. 인텔(Intel)이라는 회사가 CPU로 유명하다면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는 GPU로 독보적이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 반도체다. NVIDIA는 다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을 개척하여 왔는데 인공지능(AI) 및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서 또, 게임에서 의료, 운송에 이르기까지 기여하고 있다. 이런 회사가 바로 일찍 일어난 새(early birds)다.


반도체는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거나 전기신호를 빛으로 바꾸어 준다. 이러한 예로 전광판과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들 수 있다. 전기신호로 다양한 빛을 내는 것을 발광소자(發光素子)라 하고 LED(Light Emit Diode)로 적는다. 이것도 반도체이다. 그 기능이 발달하여 능동형유기발광소자(AMOLED)라는 것이 만들어 졌다. 문제는 전력 소비가 적고 발열이 적어야 하고 선명하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반도체 기술은 점점 발달하여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한다.


모든 전자제품은 반도체로 작동한다. 자동차나 선박, 항공기 등 교통수단과 CCTV, 심지어 무기도 반도체로 작동한다. 그래서 이제는 반도체가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쩌고 있을까?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할까? 대만이나 우리나라가 먹고사는 밥이다. 이렇게 반도체를 생각하니 내 마음도 정류되는 것 같다. 좋은 사람을 향하여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발광(發光)하면 좋겠다. 발광(發狂)이라도 좋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한다니.....


17767edad63f40735722cc58b3a30e7f_1671595896_791.jpg
 

■ 조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72 | 5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61 | 5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41 | 5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25 | 5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78 | 5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102 | 5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90 | 5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6 | 7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96 | 7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65 | 7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71 | 7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8 | 10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28 | 2024.11.13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52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72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8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48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30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7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8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7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48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6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8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15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