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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학생이 거의 울상을 한 채 교실로 들어섰습니다. 이유를 물었지만 딱히 대답하지 않고 얼버무리는걸 보아하니 바로 견적이 나옵니다. 시험을 망친거겠죠. 성적의 만족도라는 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비추어 판단되다보니 얼마나 잘해야 만족스럽고 얼마나 망쳐야 실망스러운지는 객관적으로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마다 마음에 품은 목표와 비전이 있고 또 그것들을 같이 공유하다보니 이 친구가 풀이죽을 정도면 어느정도의 점수를 받았을지 대략 짐작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편으론.. 그러길래 내 말 좀 듣지.. 하는 생각이 삐죽이 솟아 올랐지만 애써 큰기침을 해가며 꾹꾹 눌렀습니다. 지금 내 말을 들었네 안들었네.. 다 너 좋으라고 하는 말이니 제발 좀 새겨들어야 하네 마네.. 이야기해 봤자 속만 상하고 기분만 잡치지 뭔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 학생의 가장 큰 문제는 문제풀이의 양이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부모님의 염려도 그러했고 가르치며 느끼는 저의 고민도 그러했습니다. 학원수업이라는 것이 어느정도의 내용강의가 끝나고나면 그에 관련된 연습문제와 시험대비 문제를 풀게하고 또 숙제로 내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 학생은 왠만해서는 문제를 성의있게 풀지 않았습니다. 펜도 들지 않고 바라보고만 있거나 혹은 끄적끄적 뭔가 적는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다해 답을 알려줄 때까지 스스로 마무리를 짓지는 않았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머리속으로 풀고 있다거나 좀 전에 배운 내용을 복기하고 있다거나 하는 변명을 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음이 당연하겠지요. 그렇게 문제풀이를 뒷전을 미루다가 시험이 임박해서야, 겨우 하루 이틀 남겨두고서, 문제풀이에 들어가니 충분한 복습이 될리가 만무하고 문제의 유형에 대한 스펙트럼이 좁아 조금만 비정형적인 문제가 출제되면 손을 놓고 맙니다. 그러다보니 내용을 설명해보라 요구하면 막히는 것 하나없이 척척 시작했다가 중간쯤부터 흐지부지.. 결국엔 끝맺음을 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아는 것은 많은것 같은데 점수는 언제나 Achieved 근처를 맴돌고 본인은 본인대로 언제나 노력에 비해 점수가 박하다며 학교를 탓하고 선생님을 탓하고 학습과정을 탓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혹시나 그것은 문제 풀이의 진정한 의미와 효과를 도외시한 결과가 아닐까요?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목적은 현실적으로 단순합니다. 평가시스템의 기준에 부합되는 성적을 거두는 것이 그것입니다. 인격형성의 도구로 인정받아야 할 공부를 단순히 좋은 평가를 받기위한 입신양명의 수단이라 말하는 것이 너무 세속적이라 여기시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 하지만 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사회화’과정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고 그 과정이 평가와 선별의 연속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현 과정에서 좋은평가를 받아 더 상향된 학습과정을 이수할 기회를 얻는 것은 다분히 지당한 공부의 목적이 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고스란히 반영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학습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보면 가장 정직한 접근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공부라는 지난한 과정에 유종의 미를 더해 줄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동안 많은 실천적 방법들을 제시했었습니다. 지금가지 써 온 컬럼들을 잠시 기억해보니 그 중의 얼추반 정도는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방법론의 제시였던듯 합니다. 그 가지각색의 제시된 방법들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것들은
‘제발 이해없이 외우려고만 하지 마라’
‘노트를 하지 말아라. 어차피 노트 해봤자 거기에서 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
‘정 노트를 하고 싶다면 자신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의 정리하는 방법을 적용해라’
‘넘치고 넘치는 자료들과 기출문제들을 정리, 사용하기위해 전자 기기들을 적극 활용해라’
‘무엇을 알고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고 있는냐가 중요하다’
등등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황한 방법론들을 늘어놓으며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목적과 적용점과 실천방안은 바로 시험문제풀이였습니다. 당연합니다. 저는 시험문제를 풀어보는 것이야 말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학습법이며 동시에 선생님들이 전수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교훈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오죽 했으면 시험기간이 닥쳤을 때에도 ‘노트 만든다면서 시간낭비 하지말고 곧바로 문제풀이에 들어가라’ 고 가르쳤을까요. 어찌보면 너무 억지스러운 것도 같지만 과거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급진적인 성적향상을 이룬 학생들이 굉장히 많았으니 억지라기보다는 비법이라 부르는 것이 옳을 것도 같습니다. 또한 문제풀이를 강조한 것이 지나친 과장이거나 혹은 저만의 시그니쳐를 만들려는 술수가 아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그렇게 목이 쉬어라고 문제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는데 과연 그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던 적은 있었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그것이었습니다. 그런적은 없었던듯 합니다. 컬럼을 통해서도 그렇고 학생들에게 학습법을 전수할 때도 그렇고 ‘중요하다’만을 외쳐왔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한 적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컬럼의 지면을 빌어 문제풀이, 더 정확하게는 연습문제가 아니라 기출문제 풀이가 왜 중요하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떠한 유익을 줄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공부에 있어서 문제풀이의 중요성은 훌륭한 요리사가 되기 위한 연습의 중요성에 비견될 수 있을 듯합니다. 예를들어 요리를 잘 하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가정해보지요. 그는 맛있는 요리로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는 선한 열망에 휩싸여 요리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합니다. 우선 그는 세상에서 내노라하는 요리책들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각 음식재료들의 맛과 영양성분과 적절한 조리법까지 빠짐없이 달달외워 빈틈이 없는 지식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훌륭한 요리사들이 식재료를 다루는 장면을 경험하기 위해 그분들이 업로드한 인터넷동영상도 빠짐없이 보았습니다.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눈을 감고도 그분들의 맛깔난 손놀림을 따라할 수 있는 경지에 다다랐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한가지 사소한 부족함이 있었는데요. 그건 아직까지 실제로 누군가를 위해 요리를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식재료들을 아우르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세상에서 제일가는 요리사들의 요리법들을 빠짐없이 섭렵한 그의 간접경험은 아무리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도 만족할수 밖에 없는 요리를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출중하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여쭤보겠습니다. 이 사람은 과연 훌륭한 요리를 만들수 있을까요?
아마 이 질문에 대해 독자여러분들은 단 한분도 빠짐없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실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실에서 요리를 해 본 (최소한 라면 한개 정도는..)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알고있습니다. 아무리 요리를 위한 지식적인 준비가 완벽하다 하더라도 정작 문제는 ‘중불로 뭉근하게 졸인다’ 라던가 ‘맛이 날 정도로 적당량을 넣어준다’ 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말이 쉬워 중불이지 과연 그것이 얼마만큼 큰 불꽃을 말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고, 뭉근하게 졸여진 음식이란게 어느 정도나 부드러운 것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으며, 적당량이라는 단어 앞에서 애먼 소금만 손가락으로 짚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맛있는 요리는 기대할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요리라는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난관’은 좋은 재료를 고민하는 순간이나 각 식재료들의 영양균형을 계산하는 순간, 혹은 고기를 구울때 좋은 맛이 나게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찾아오지 않습니다. 난관은 전혀 상상해 본 적이 없었던 아주 실제적이고 사소한 부분에서 등장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요리사를 꿈꾸는 사람들은 길고 긴 시간을 바쳐 요리사의 기본소양인 청결, 안목, 인내, 친절 등등을 수양하는 동시에 누구나 쉽게 지나치기 쉬운 기본 요리 기술을 계속 반복해서 연습한다 들었습니다.
요리 대신 공부에 몰두해야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처한 상황도 이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시험장에 앉아서 마주치는 난관들은, 아니면 난관인 줄도 모르고 실수를 저지르고야 마는 부분들은 정작 지식적인 부분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부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기술이라는 것에도 여러가지 분야들이 있는데요. 때에 따라서는 문제를 읽는 기술이 모자라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생각하는 기술이 모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을 더욱 보강하고 단련하기 위해 학생 자신을 기출문제물이라고 하는 ‘모의시험’의 현장에 던져 넣어야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아이들이 기출시험문제를 풀어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유익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4가지의 현실적인 유익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문제의 진의를 파악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드리는 것이 이해하기에 더 용이하실것 같아 간단한 물리문제를 하나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NCEA Y12 문제 중 원운동에 관한 기출문제입니다.
‘일정한 속력으로 원운동을 하는 물체가 있다. 이 물체는 속력의 변화가 없이 항상 같은 속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가속도를 경험하고 있다. 어떻게 등속운동을 하는 물체가 가속도를 경험할수 있을까?’
위의 문제는 얼핏 원운동에 대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속력(Speed)’과 ‘속도(Velocoty)’ 의 상이점에 대한 문제입니다. 속력은 운동의 빠르기만 측정할 뿐 방향을 고려하지 않는 개념이지만 속도는 운동의 방향까지 고려하는 개념이고, 가속도가 일정시간 동안에 발생하는 속도(속력 + 방향)의 변화를 일컫는 개념이기에 끊임없이 방향이 변화하는 원운동은 가속도 운동으로 구분될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 학생들이 이 문제를 접하면 원운동에 관한 문제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관련공식부터 주욱 적어놓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 문제의 진의가 원운동 자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되면서 자신감이 급락하게 되지요. 이처럼 시험 문제라는것은 열심히 외워왔던 개념들을 직접 물어보기 보다는 빙빙 꼬거나 애둘러 물어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이러한 접근법은 텍스트북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텍스트북은 학습내용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것에 집중되어 있고 시험문제는 학생들의 보유지식을 최대한 섬세하게 확인하는데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시험 문제들의 진위를 파악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기출문제풀이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기출문제풀이의 두번째 유익은 중요도가 높은 주제들을 선별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연말 시험의 문제를 출제할 때, 아무리 출제자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 하더라도 1년동안 배워 온 내용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시험지를 만들지는 못합니다.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지면의 한계와 시험시간의 한계, 거기에 전체적인 평가의 공정성과 변별력까지 고려한다면 출제자가 운신할수 있는 폭은 생각보다 많이 좁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시험문제들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중요한 내용들에 집중되게 되고 해가 거듭될수록 이러한 편중이 누적되어 종국엔 시험문제의 출제경향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다양한 문제를 출제하고 싶은 각 시험 출제기관에게는 골머리를 썩히는 한계점일 수 있겠으나 우리 학생들에게는 시험의 유형과 주제별 출제가능성을 예상케하는 아주 유용한 힌트와도 같습니다. 처음 몇 세트를 풀어볼 때 까지는 별 느낌이 없을수도 있지만 그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점점 높은 출제빈도를 보이는 개념들이 눈에 띄게 되고, 결국엔 전체내용 중 어느 챕터, 어느 개념에 집중해야 하는지 감을 잡게 되는 것입니다.
기출시험문제를 풀면서 얻을 수 있는 유익의 세번째는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의 배양입니다.
세계 유수의 학습과정들은 3~5년을 주기로 학습내용에 변화를 줍니다. 나날이 변해가는 지식의 발전에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학생들이 적절한 학습방법이 아닌 단순암기를 통해 점수를 획득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기적인 변화는 문제의 형태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한 동안은 각 문제별로 챕터가 딱딱 구분되어서 문제가 출제되곤 했었는데 몇 년전부터는 문제 하나에 두세 챕터의 내용을 혼합하여 문제를 출제하고는 합니다. 심지어는 5개 정도의 챕터에서 개념들을 끌어와서 문제를 조합하는 경우도 있어 그 난해함이 자못 심각한 지경에 이를때도 있습니다. 문제 하나가 여러 챕터의 내용들을 포함하는 경우 이는 필연적으로 쳅터간의 연결관계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비유해보자면... 도끼의 장단점과 삽의 장단점 밖에 배운적이 없는 사람에게 도끼와 삽을 혼용했을 때 얻어지는 부과적 효과에 관해 물어보는 꼴이라 할까요? 이런식의 문제들은 챕터베이스로 진도를 나가는 학습과정으로는 커버하기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까다로울수 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그런 예시를 구하기도 힘이 들지요. 따라서 나날이 변해가고 있는 시험 문제 유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출시험문제풀이에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고, 그리했을 때 여러 챕터들이 연동되어 있는 유기적문제들을 조망하고 이해하고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기출시험문제 풀이를 통해 우리의 아이들이 누릴수 있는 마지막 유익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험에 대비한 핵심기술들을 꾸준히 연습할 수 있다는 유익입니다. 아이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경우 가장 많이 듣게되는 핑계가 바로 ‘실수’ 때문이란 변명입니다. 그리고 그 뒤를 ‘시간이 모자라서..’가 바짝 추격하고 있지요. 대개 부모님들은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라며 가볍게 넘기시거나 ‘앞으로는 좀 신중하게 시험에 임해라..’ 정도의 충고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실수라는 것이 해를 넘겨도 여전하고 학년이 올라가도 변함없는 골치거리라면 한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 ‘실수’라는 변명에 대해 매우매우 민감합니다. 왜냐하면 실수란 결국 연습의 부재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운동선수가 시합에서 실수로 감점을 당했다면 과연 코치가 ‘사람이 그럴수도 있지..’하며 눈 감아줄수 있을까요? 절대로 그럴수 없을겁니다. 왜냐하면 그 첨예한 평가의 현장에서 실수란 절대로 용납될수 없는 ‘절대악’ 이고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위해 선수와 코치는 오랜시간동안 연습에 연습을 더해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은 그동안의 연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반성의 이유가 될 뿐인것입니다.
제 학생들은 왠만해선 예상보다 낮은 성적이 어이없는 실수 때문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공부를 덜해서 잘 몰랐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수’라는 단어에 대한 저의 히스테릭한 반응 때문일수도 있지만 스스로 실수의 본질과 이유를 알게되었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하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학생에겐 모를 권리는 있지만 실수할 권리는 없다’고 들어왔으니 어쩌면 세뇌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서 기출문제풀이는 중요합니다. 기출문제들은 시험이 요구하는 문제풀이의 핵심기술들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답안작성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핵심단어가 무엇인지 연습하고 또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습이 되풀이 될 때 아이들은 드디어 실수의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효과적인 학습의 방법이라 믿고있는 기출문제풀이의 네가지 유익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기출문제는 말 그대로 이전의 시험에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기출문제를 푼다는 것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 당시의 시험장으로 돌아가서 몇 년전의 선배들과 함께 시험에 응시하는 것에 진배 없습니다. 결국 문제를 풀면 풀수록 시험 자체에 대한 내공이 쌓일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제 Term 3의 첫주를 지냈습니다. 요 몇년전부터 각 시험의 시행일이 당겨져서 이제 Term 3 이후엔 학교수업을 거의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연말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term이 시작된 겁니다. 학원은 이미 연간 진도를 거의 마치고 연말시험대비 문제풀이과정에 들어가는 참이고 학생들은 그동안 허덕이며 따라왔던 선행학습의 고난위에 문제풀이의 유익을 더 할 참입니다.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온 2023년 연말 시험.
바라기는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문제풀이의 유익을 체험하고 또한 증거할수 있는 한해의 마무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