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0 개 1,232 한일수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한되고 찾아 갈 곳도 또한 찾아 올 사람도 마땅치 않아 할 일 없이 집에만 있게 되는 날이 많아지게 되는 요즈음이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울적해지고 고향 생각에 잠겨 멜랑콜리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쉬운 계절에 처해 있는 우리들의 신세이기도하다.


1f0f6e11c5bd304275ebf3b107e946f9_1691547566_0851.jpg
 

원래 멜랑콜리(Melancholy)라는 말은 그리스 어인 멜랑(검다)와 콜레(담즙)의 합성어로 우울 또는 우울증의 뜻을 담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Hippocrates, BC 460-370년)는 인간이 정액이나 자궁의 체액에서 탄생하고 자라는 점을 근거로 4액체 설을 정리하였다. 사람의 몸은 차갑고 열이 있고 건조하고 습한 성질을 가진 4가지 체액(體液) 즉 피, 점액, 노란 담즙, 검은 담즙으로 이루어졌으며 이것이 균형을 이룰 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학설이다. 멜랑콜리는 이 중 검은 담즙 과잉으로 인한 질병으로 그 특징은 건조함과 차가움이다. 보통 서양의 문화적 전통에서는 검은 색은 상복(喪服)이 검은 색이듯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멜랑콜리(검은 담즙)는 자체가 부정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그러나 멜랑콜리가 철학이나 문학, 예술과 결부되어 ‘걸출한 인물은 모두 멜랑콜리이다’라는 사회적 인식이 퍼지기도 하였다.


지금 서울 마로니에 공원 맞은편엔 학림다방이 자리하고 있었고 1960년대 초 천상병, 유홍준, 김승옥, 김지하 등 작가들이 드나들었다. 그 때 자의식이 강한 영원한 자유인, 고독한 천재, 불꽃같은 초월 감성의 방랑자 전혜린이 한 쪽 창가에서 담배를 뿜고 있었던 기억을 되살리게 된다. 전혜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항상 성적은 수석을 유지했고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에서 아버지의 권유로 자기 적성과는 거리가 먼 서울법대로 진학했다. 그러나 법대를 중퇴하고 그 당시 여자로서는 최초로 독일로 건너가 뮨헨대학 독문과를 졸업하고 돌아와 서울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 가운데’, 헤르만 헷세의 ‘데미안’ 등을 번역하는 일을 했다. 그녀의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그녀가 31세의 나이로 자살한 이듬해에 간행됐다. ‘신은 그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상에 오래 머물게 하지 않고 있다’, ‘한 인간은 자신을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이 맞는다면 바로 전혜린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젊은이들이 한번 쯤 푹 빠지고 싶어 하는 멜랑콜리한 감성, 농밀한 우수, 압도적인 슬픔, 형이상학적인 고뇌를 품어내는 그녀의 글을 읽고 특히 사춘기의 소녀들은 정신을 잃었다. 그녀는 원피스에 검정 스웨터, 그리고  검정 머플러를 두른 채 서울 시내를 활보했다. 검정엔 고독과 죽음의 냄새가 드리워 있다. 


모든 괴짜가 천재인 건 아니지만 천재는 괴짜가 많다.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창작물을 남기기도 하지만 대부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며 개인의 인생은 불행하게 진행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생활인으로서 사는 동안 행복을 추구하고 나름대로 가치를 발휘하며 삶을 영위할일이다. 그렇다면 멜랑콜리한 기분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장마철에 감성이 변화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서이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되는데 밝으면 분비가 억제되고 어두우면 많이 분비되면서 몸 안의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몸의 활동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낮을 밤으로 착각하게 되어 졸음을 유도하며 자신감 저하, 우울증, 불안과 권태감 등을 유발한다. 특히 여성은 잦은 호르몬의 변화 즉 월경, 출산, 갱년기 등으로 인해 몸의 평형 상태가 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보다 더 우울증이 심하다.


날씨 탓만 하고 몸을 날씨에 맡겨버리면 뉴질랜드 같이 을씨년스럽고 우중충한 잿빛 하늘 아래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이하며 멜랑콜리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뉴질랜드 겨울을 대처해 나가면 어떨까? 지금 지구는 전 세계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폭염, 폭우와 홍수, 가뭄과 산불로 현대인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다행이 뉴질랜드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한 겨울 추위라고 해야 12도 안팎이고 한 여름 더위라야 28도 내외이다. 울적한 기분이 들더라도 같은 지구촌의 다른 나라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겨울을 이겨나갈 일이다.



첫째, 햇빛을 찾아 나서자. 비가 하루 종일 오는 것도 아니고 간헐적으로 내리는 만큼 하늘이 열리면 바다나 들로 나가 마음껏 햇빛을 즐기자. 비가 개이면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환기시켜 습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둘째, 우중충한 날씨 일수록 밖에 나가 사람들과 접촉을 활발히 하고 행동  반경을 넓힌다. 날씨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 스포츠, 취미활동을 개발해 나간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수영이나 요가, 스트래칭, 댄스 같은 활동으로 무기력감도 날리고 몸도 관리하는 기회로 삼는다. 비즈니스도 남들이 위축되어 있을 때 좀 더 도전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성과가 올라 갈 수 있다. 


우울증과 같은 위험한 질환도 없다. 사람의 몸에는 우울증을 심화시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자살유전자’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유전자가 정상인보다 2배 높으며 자살 충동을 느끼는 비율은 3배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생활환경과 개인적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사회적 문화적 관습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우울증에 대처해 나갈 일이다.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252 | 1일전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45 | 1일전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24 | 1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08 | 1일전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552 | 2일전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91 | 2일전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177 | 2일전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180 | 3일전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775 | 3일전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58 | 3일전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

35. 몸의 진액 부족이 가져다 준 소화 불량과 다양한 문제들

댓글 0 | 조회 443 | 3일전
몸의 모든 신진대사 활동은 물, 더 정확히 말하면 몸의 진액과 관계된다. 그래서 진액이 고갈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는 기계의 그리스나 윤활류가 부… 더보기

(A2+) 프리미엄 우유가 온다

댓글 0 | 조회 1,303 | 6일전
완전식품(完全食品)이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요리가 아닌 가공하지 않은 원료 상태로 섭취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 2

댓글 0 | 조회 318 | 9일전
11월 14일 2025학년도 수능시험이 치러지고 수시전형은 11월 현재 진행중이며 내년 1월 정시전형을 앞두고 있다.2025학년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변화가 … 더보기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댓글 0 | 조회 337 | 2024.11.06
시인 헨리 나우헨그리우면 그립다고말할 줄 아는 사람이 좋고불가능 속에서도한줄기 빛을 보기 위해애쓰는 사람이 좋고다른 사람을 위해호탕하게 웃어 줄 수 있는 사람이 … 더보기

작가 한강의 노고를 기리며

댓글 0 | 조회 364 | 2024.11.06
▲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의의는 훌륭한 번역을 통해 세계의 독자들이 비로소 한국문학이라는 두꺼운 책의 한 … 더보기

받아 적고 읽어 주고

댓글 0 | 조회 165 | 2024.11.06
나는 타자(打字)가 서툴고 느리다. 재주가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제 타자하는 수고를 벗어나게 되었다. 말하면 그걸 글자로 바꾸어 주고(STT; Speech t… 더보기

달이와 함께 만난 동물 부처들

댓글 0 | 조회 139 | 2024.11.06
안동 봉정사 영산암 응진전 용과 사슴, 영덕 장육사 대웅전 사자와 코끼리사찰 곳곳에서 만나는 동물들은절을 아름답게 하고 이야기를 담는다.아이가 처음 세상을 배울 … 더보기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댓글 0 | 조회 423 | 2024.11.06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조회 시간에 교장선생님 훈화 중 “4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에 대한 내용이 생각난다. 4촌이 논을 사면 기뻐할 일인데 왜 배가 아파야… 더보기

Panic Attack

댓글 0 | 조회 493 | 2024.11.05
공황발작은 갑작스럽고 강렬한 불안감이 나타나는 정신적 증상입니다. 이 발작은 보통 예기치 않게 발생하며, 몇 분 안에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솟구치는 특징이 있습니… 더보기

New NCEA

댓글 0 | 조회 433 | 2024.11.05
대부분의 학부모님께서 이미 알고계시듯 한국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사교육의 천국입니다. 대형입시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입시학원 입학을 위한 또 다른 입시학원, 취업… 더보기

34. 소화기관의 병은 이런 순서로 치료해 보세요

댓글 0 | 조회 321 | 2024.11.05
몸의 각종 부위 중에 피부와 점막들은 손상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외부 세계나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질을 자주 접하는 신체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손상… 더보기

아플수록 마음관리를 잘 해야

댓글 0 | 조회 232 | 2024.11.05
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더보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882 | 2024.11.02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 더보기

한국의대 입시 어디로 갈 것인가? 파트1

댓글 0 | 조회 492 | 2024.10.31
대한민국은 4대 개혁 의료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그리고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그 중 의료개혁을 추진하며 2024년 2월 초 20여년동안 정원 변화 없이 한… 더보기

33.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의 축

댓글 0 | 조회 408 | 2024.10.30
지금까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장건강을 지배하고, 장건강은 뇌에 바로 영향을 준다고 말해 왔다. 그리고 음식, 식습관, 장건강, 심성 그리고 영성이 하나의 축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