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0 개 211 템플스테이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014_3888.png
 

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


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

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


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나고 細雨移溪竹

비낀 바람은 들매화를 곱게 흔드네 斜風護野梅


작은 창가엔 사슴 함께 잠들었어라 小窓眠共鹿

낡은 의자엔 먼지만 재처럼 쌓였는데 枯椅坐同灰


깰 줄을 모르는구나 억새처마 밑에서 不覺茅簷畔

들에는 꽃들이 지고 또 피는데 庭花落又開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030_4815.png
 

경주 남산 깊은 골짜기,

굽이굽이 이어진 숲길 따라 발걸음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하늘과 맞닿은 듯 그 속살을 드러내는 공간이 있습니다.


천년 세월 뭇 중생을 품어온 곳, 용장사입니다.


무수한 세월이 흘러 지금은 흔적만 남았지만

원형 자연석을 기단 삼아 우뚝 선 삼층석탑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암벽에 새겨진 마애부처님은 변함없이 인자한 미소로

중생의 마음들을 내려다보며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076_4072.png
 

이곳은 조선시대 문인 매월당 김시습이

설잠 스님이 되어 7년 간 머물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고요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을 벗 삼아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를 집필했습니다.

그가 깃든 시기 용장사는 ‘금오산실’로 지칭되기도 했습니다.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기나긴 세월, 이 자비로운 공간에

마음 기댄 이가 비단 설잠 스님뿐이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복잡하고 혼곤한 세상과 달리

부처님 법향 품은 용장골 깊은 골짜기는

담박하고 자유롭고 또 자비로웠을 테지요.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060_1256.png
 

용장골 초입의 출렁다리를 건너 용장사지로 향하는 길,
또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듯 달라진 공기의 흐름을
느낍니다.

온몸을 감싸는 청량한 숲 내음이 마음을 다독이고,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선선한 바람이 정신을 맑게
일깨웁니다.

길가에는 크고 작은 돌탑들이 즐비합니다.
돌 하나하나에 중생의 간절한 염원들이 깃들어 있겠지요.
용장사지 삼층석탑을 향해 합장하는 마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100_5078.png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120_691.png
 
용장사지를 지나 뒤편 연화좌대에 오르면
경주 남산의 탁 트인 전경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전하는 경이롭고 장엄한 설법입니다.

복잡한 세상사로부터 짊어지고 온 여러 마음들이
무언(無言)의 설법 앞에 시시각각 흩어지고 변화합니다.

호흡 깊숙이 내 마음을 돌아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내 마음에 달려있음을 비로소 깨닫습니다.

천년 전에도,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우리네 마음은 삶을 지탱하는 소중하고 단단한 힘일
테지요.

경주 남산 깊은 골짜기에,
천년 세월 묵묵히 중생 마음 어루만져 온 부처님이
있습니다.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156_8149.png
 
b68e57c89b077917d8ca37386f2ba3ee_1712719166_2835.png
 
■ 출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매거진(vol.63)


11.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에도 이런 문제점도 있다

댓글 0 | 조회 637 | 3일전
현대인들의 식사와 식습관과 자연적이지 않은 생활 환경에서는 장내 미생물이 숫자면에서, 다양성 면에서 약해져가는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설사나 변비가 찾아오고,… 더보기

뉴질랜드 의대 진학 A to Z

댓글 0 | 조회 859 | 7일전
이번 칼럼부터는 뉴질랜드 의대 특집으로 연재하여 보고자 한다.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 더보기

TMI TMI

댓글 0 | 조회 454 | 7일전
요 며칠간 정원일을 좀 하다보니 얼굴이 꽤 많이 그을렸습니다. 선크림 바르라는 아내의 말을 귓등으로 스쳐들으며 ‘나는야~ 자연인~’을 흥얼거리더니만.. 댓가를 톡… 더보기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와요!

댓글 0 | 조회 522 | 8일전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작년 큰 홍수로 비 피해를 입은 후,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리면 마음이 불안해지시죠? 지붕에서 물이 떨어지고, 게러지로 물이 … 더보기

생각만 해도 기쁜 날

댓글 0 | 조회 235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파카 만년필로 손 편지를 써 보내고 싶고아저씨용 삼천리자전거로 동네를 돌고 싶고엿장수 가위소리에 병 하나 들고 나가 엿 한 가락과 바꾸고 싶… 더보기

남은 인생 10년

댓글 0 | 조회 409 | 8일전
마츠리(Matsuri; まつり)가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인 그녀를 소환했다. 긴 머리가 치렁치렁하고 앞머리는 이마를 덮을 만큼 동그랗게 자른 것이 눈썹위에… 더보기

6월의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 . .

댓글 0 | 조회 237 | 8일전
계절은 한치의 어김이 없어 또 다시 6월을 맞이하게 되었다.우기(雨期)다운 질척한 겨울이여서 더 음산하고 어두운 나의 6월이다.“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더보기

반복적인 행동을 하거나 불안감이 느껴지나요?

댓글 0 | 조회 274 | 8일전
과거에 비해 무척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사회 안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우리는 때로 무언 가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처럼 사회가 복… 더보기

균형을 향해 가는 시간 화엄사의 공양

댓글 0 | 조회 131 | 8일전
구례 화엄사의 적멸보궁에 이르면 네 마리의 사자가 지키고 선 보물 제35호 4사자 삼층석탑을 만날 수 있다. 사자가 지키는 석탑의 중심에는 누군가가 합장을 한 채…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파트너쉽 영주권

댓글 0 | 조회 700 | 9일전
뉴질랜드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의 파트너 자격으로 영주권을 신청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차고도 넘칩니다. 이 쪽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저 … 더보기

10. 소장 내에 곰팡이와 세균이 득실거린다고…

댓글 0 | 조회 582 | 9일전
정상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소장에는 낮은 밀도의 세균이 발견된다. 그것도 주로 유익균들이 발견된다. 그러나 어떠한 사유로 소장 내에서 곰팡이나 유해균이나 단세포 … 더보기

비즈니스파트너와 피고용인의 경계

댓글 0 | 조회 355 | 9일전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 비즈니스파트너 또는 동업자와 같이 사업을 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으면 자산을 함께 모아서 더 큰 … 더보기

가난한 사랑의 노래

댓글 0 | 조회 180 | 9일전
시인 신 경림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너와 헤여져 돌아오는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두 점을 치는 소리… 더보기

커피만 마시며 사는 아주머니 이야기

댓글 0 | 조회 541 | 9일전
인간은 마음이 몸을 지배합니다. 어느 정도만 공부가 되어도 마음의 힘이 어떻다는 것을 압니다. 인간의 마음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아는 것이지요.마음 한 번 삐끗 잘… 더보기

코로나19, 암과 치매 유발 가능성

댓글 0 | 조회 1,034 | 2024.06.21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암(癌)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가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6월 6일 보도했다. 한편 노지… 더보기

9. 장내 유익균들을 소멸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의외의 것들

댓글 0 | 조회 1,126 | 2024.06.18
장내 미생물들이 사람의 정신건강이나 신체 건강과 매우 밀절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미 말해왔다. 장내 미생물의 건강한 환경과 상태가 나의 건강과 일치한다. 그런데… 더보기

의사결정 취약자를 위한 법률 재심의

댓글 0 | 조회 275 | 2024.06.18
어떤 사람이 치매나 뇌졸중 또는 학습장애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없으면, 생활상의 중요한 결정들을 적법하게 처리하기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의료 치료에 대한 …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행복 찾기

댓글 0 | 조회 1,006 | 2024.06.12
우리는 보다 행복한 삶을 향해서 한 반도의 반대편인 뉴질랜드에까지 이주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더보기

호흡으로 명이 길어질 수 있어

댓글 0 | 조회 499 | 2024.06.12
호흡의 길이와 명(命)의 길이는 관계가 있습니다. 요즘 호흡과 수명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연구에 따르면 호흡의 길이와 동물의 수명은 상… 더보기

이 한 그릇의 마음으로 쉬어가기를

댓글 0 | 조회 380 | 2024.06.12
세종 전통문화체험관에서 듣는동화 스님의 행복한 사찰음식 이야기‘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행복이 곧 길이다’동화 스님의 수업을 듣고 있자면 불가의 격언이 떠오른다… 더보기

2024 예산의 새로운 세율 기준

댓글 0 | 조회 1,401 | 2024.06.12
뉴질랜드 정부는 2024 예산을 발표하면서 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25.7억 뉴질랜드 달러의 세율 감면에 관한 핵심 선거 약속을 이행했습니다.소득 구간을 조정하여…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댓글 0 | 조회 438 | 2024.06.12
지난 한 달 동안, 리커넥트는 Henderson High School 에서 “Care to Self-care?” 프로젝트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리커넥트는 주기적으… 더보기

비 오는 날 이성계 능 앞에서

댓글 0 | 조회 349 | 2024.06.1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비 오는 날동구릉 이성계 능 앞에 섰다능 위로 무성한 억새는아직도 그대의 뛰는 심장 소리를허공에 흩 뿌리고한 나라를 뒤엎은 결기새로운 나라를… 더보기

8. 설탕과 술이 지닌 위대한 마력들

댓글 0 | 조회 442 | 2024.06.11
원래 사람은 씨 맺는 모든 채소(허브 또는 푸성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식량으로 주셨다고 성경에는 적혀있다. 씨맺는 채소류, 허브류, 더 나아가 곡… 더보기

‘큰 북한’으로 변해가는 러시아

댓글 0 | 조회 424 | 2024.06.11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페이스북은 북한에서도 러시아에서도 차단돼 있지만,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여전히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한다. 이 계정을 오랫동안 열심히 보면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