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0 개 1,260 명사칼럼
b3dce962a1bc6cd40c6573fe1dc34dc6_1713938034_0563.png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


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무국적자, 그중에서도 구 소련 역사와 함께 탄생한 고려인 무국적자 문제는 각별한 관심 대상이다. 그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외국인’으로 불려왔지만, 귀화 직후 출간한 저서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이방인을 향한 한국 사회의 배타성을 강도 높게 비판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교수는 27일 한국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해외 이민자를 ‘차별을 극복하고 부자가 된 동포’로만 여기는 성공신화에서 벗어나, 무국적 동포들이 직면한 고통을 우리 사회가 직시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무국적자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면서 “언론과 정치권이 여론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게 비용 문제… ‘한국식 동포관’의 비극


박 교수는 ‘한국식 동포관’의 탄생 배경을 박정희 정권 당시 이뤄졌던 대규모 이민 정책으로 본다. 그는 “정부가 국가주의를 내세우면서도 미국, 브라질 등으로 이민을 적극 추진했던 것은 오로지 외화벌이를 위해서였다”며 “이때부터 성공한 이민자만을 조명하는 자본주의·개발주의적 동포관이 뿌리내렸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동포관 아래 한인들이 겪는 차별과 국적 상실 등의 문제는 “굳이 옮길 필요가 없는 이야기”였다. 1937년 스탈린에 의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구 소련 패망 후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을 떠돌던 고려인들은 내전과 빈곤, 독재 문제로 극심한 방황을 했다”면서 “이들 중 많은 수가 혼란을 피해 한국이나 러시아를 찾았고 그 과정에서 또 국적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고려인 동포의 신산한 처지엔 눈감은 채 그들을 ‘성공한 마이너리티’로만 소개했다는 것이다.


비용 문제를 우선시한 동포관은 한인 입양아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박 교수는 “이민 정책이 ‘동포 자금’ 조성을 위한 것이었다면, 입양아 수출은 비용 절약을 위한 일종의 복지 외주화였다”고 꼬집었다.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려면 고아원 설립과 탈선 방지 교육 등 다양한 복지정책이 필요한데, 당시 한국 정부는 이를 선진국에 내맡기는 ‘직무유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양부모 자질 검사도 없이 보낸 탓에 많은 입양아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일부는 범죄자가 됐다”면서 “이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b3dce962a1bc6cd40c6573fe1dc34dc6_1713938050_0945.png
▲ 고려인 3세 장 비탈리(50·가명)씨가 이달 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주 황만금 마을에 위치한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무국적 동포 구제할 정치적 의지·여론 개선 시급”


한국은 더 이상 빈곤 때문에 아이들을 수출하거나, 동포 자금을 끌어모아 후진국을 벗어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무국적 동포 구제에 인색하다는 것이 박 교수의 진단이다. “귀화시험만 해도 그렇습니다. 생계를 이어 나가기도 벅찬 이들에게 난이도가 상당한 시험 통과를 요구하는 것은 결국 ‘관리하기 어려운’ 이들을 한국인으로 받아들이기 싫다는 의미입니다.”


박 교수는 노르웨이 등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도 행정비용 지출 의지만 있다면, 무국적 동포들에게 통역을 붙여주고 지속적인 정착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이만큼 전향적인 행정조치를 실현할 정치적 의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적 부여 문제에 민감한 여론을 개선하는 일이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엔 이질적인 존재를 용납하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며 “잘못된 근거로 한인 동포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보도나 이를 오락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b3dce962a1bc6cd40c6573fe1dc34dc6_1713938061_9071.png
▲ 시민권 없이 미국으로 입양된 에밀리 워네키(57)씨


‘아직 개념조차 생소한 무국적자 문제가 왜 우리 모두의 문제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최근 화제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하며 답했다. “오징어 게임은 결국 고액채무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거는 살인 게임이고, 현실에서 주인공 기훈(이정재) 같은 이들이 죽음 다음으로 선택하는 것이 이민입니다. 장기불황이 지속돼 많은 이들이 살길을 찾아 다른 나라에 건너간다고 생각해보세요. 불법체류자, 나아가 무국적자 문제가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닐 겁니다.”


* 출처: 한국일보


■ 이 정원 기자  

청소년 도박 문제와 온라인 게임의 연관성: 팬데믹과 게임 플랫폼의 영향

댓글 0 | 조회 186 | 8일전
최근 시드니 대학교 연구진은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에서의 인게임 결제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복잡한 가상 화폐 시스템과… 더보기

2. 마우이와 태양을 길들인 이야기

댓글 0 | 조회 107 | 8일전
태초의 뉴질랜드, 이곳은 마오리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땅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용감하고 영리한 영웅은 반신반인의 존재, ‘마우이(Maui)’ 였다. 마우이는 신… 더보기

전생에 시아버지를 안 모신 업

댓글 0 | 조회 236 | 8일전
제 먼 친척 중에 굉장히 선(善)을 많이 베푼 분이 계셨습니다. 천주교에서 큰 활동을 한 분이셨죠. 그런데 병석에서 3년을 보내고 돌아가셨습니다. 넘어지는 바람에… 더보기

성공적으로 AE워크비자를 옮기려면?

댓글 0 | 조회 318 | 9일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체류를 위해서는 영주권 비자(뉴질랜드 국적자 제외) 또는 임시체류 비자를 소지해야만 가능합니다. 임시체류 비자의 대표주자인 워크비자(Work… 더보기

IT가 세상을 바꾼다

댓글 0 | 조회 278 | 9일전
40여 년 전 미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20세기 중 몇 차례 방문한 일이 있지만 21세기 들어 25년 만에 개별 방문 차원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보고 몇 … 더보기

누수 피해 보험 청구 어떻게 진행되나요?

댓글 0 | 조회 352 | 9일전
안녕하세요, 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저희는 배관 전문 회사지만, 고객님들로부터 집 관련 보험 청구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습니다. 집을 소유하신… 더보기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행복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템플스테이 50회 참가자 - 신동천·민혜련 부부퇴직 후 상실감 템플스테이로 극복“햇볕이 쨍쨍해도 좋고, 없어도 괜찮아요. 비가 와도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금 … 더보기

계약법 (contract law) 주요 분쟁

댓글 0 | 조회 235 | 9일전
뉴질랜드 법을 비롯한 “보통법” (common law) 체계에서는 계약법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상업활동을 하다보면 사람 사이에 … 더보기

초개인화 시대,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197 | 9일전
우리는 지금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개인화라는 개념은 영화를 볼 때 각자 취향에 맞는… 더보기

벙커에서 배우는 인생의 탈출법

댓글 0 | 조회 159 | 9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벙커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페어웨이를 잘 따라가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로 모래 속에 공이 파묻혀 버린다. 벙커는 단순한 장애물이 … 더보기

뉴질랜드의대 정원확대! 합격 전략은?

댓글 0 | 조회 460 | 9일전
올해도 오클랜드 대학교 또는 오타고 대학교에 진학하여 뉴질랜드 의대를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뉴질랜드 의대 정원이 다시 한번 확대… 더보기

전기차(EV)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보수 차이, 하이브리드 차량 관리법

댓글 0 | 조회 401 | 9일전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유지보수 차이,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더보기

지지익선(知知益善)

댓글 0 | 조회 100 | 9일전
분신처럼 함께하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새로운 동반자가 된 스마트폰도 컴퓨터다. 입력, 처리, 출력, 저장장치가 있고 컴퓨터와 달리 전원을 공급하는… 더보기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83 | 2025.04.04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83 | 2025.04.04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66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98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449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56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302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80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33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87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97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97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