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언론은 부패한 세상 소금이 되어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Danielle Park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김수동
최성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종교 언론은 부패한 세상 소금이 되어야

misoonz1
0 개 324 명사칼럼

엘살바도르 유일의 공정 언론이었던 로메로 대주교의 방송


1932년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독재정권에 저항한 농민 약 3만 명이 살해당했다. 그후 군사독재정권이 무려 60년 간 엘살바도르를 통치했다. 1977년 3월 12일 루틸리오 그란데(Rutilio Grande) 신부가 살해되자 로메로 대주교(Oscar Romero)는 몰리나(Arturo Molina)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서 “교회 전체를 충격에 빠뜨리고, 전국적인 폭력 저항을 야기한 행위에 대해 대통령이 관련자들을 색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나는 정부가 주최하는 어떤 공식행사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59세의 로메로 대주교는 루틸리오 그란데 신부의 장례 미사에서 “누구든지 나의 사제를 건드리는 사람은 나를 건드리는 것이며, 앞으로 나를 상대해야 할 것입니다” 설교했다.


d57b6ae8d302a9dffc942f58c044ef20_1721704054_893.png
▲ 한 가톨릭 수녀가 군부에 의해 암살된 뒤 병원에 안치된 로메로 주교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있다. 1980. 3. 23. AP 자료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2월 3일 로메로 대주교를 순교자로 선포했다. 


그후 로메로 대주교는 대교구 방송국(YSAX)을 다시 시작했다. “어느 날 그들이 라디오 방송국을 빼앗아 가거나 신문사를 폐쇄하더라도, 우리를 아무 말도 못하게 막거나 사제들과 주교들을 살해한다 할지라도, 여러분들은 남아 있습니다. 사제가 없더라도, 여러분은 각자 하느님의 마이크가 되어 예언자가 되어야 합니다.”(1979.7.8 방송) 로메로 대주교는 방송과 교구 주보를 통해 신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과 소통했다. 가난한 국민들은 로메로 대주교의 설교가 방송되는 단파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당시 엘살바도르에서 유일한 공정 언론은 대교구 방송이었다.


구약성서 열왕기상 21장에 나오는 일화 하나를 요약하여 소개하고 싶다.


나봇이라는 사람이 이스라엘 아합 왕의 별궁 근처에 포도원을 가지고 있었다. 아합 왕이 나봇에게 “내 별궁 근처에 있는 당신 포도원을 나에게 양도하면 그대에게 더 좋은 포도원을 마련해 주지. 그대가 원한다면 현금으로 계산해 줄 수도 있네.” 그러나 나봇은 거절하였다. 아합 왕은 침울하여 음식도 들려 하지 않았다. 그의 아내 이세벨이 물었다. “무슨 일로 상심되어 음식까지 물리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나봇이 포도원을 내놓지 못하겠다는 것이오.” 그러자 이세벨이 말하였다. “내가 나봇의 포도원을 당신께 선물로 드리리다.”


이세벨 왕비가 개에게 찢기리라는 말씀 전한 종교 언론 엘리야


그 여자는 아합의 이름으로 밀서를 써서 옥새로 봉인하고 나봇이 사는 성읍의 유지들에게 보냈다. “단식을 선포하고 백성들 앞에서 나봇을 상석에 앉힌 다음, 무뢰배 둘을 시켜 나봇이 하느님과 왕을 욕하였다고 고발하게 하시오. 그리고 그를 밖으로 끌어내어 돌로 쳐죽이시오.” 그들은 그대로 실행한 다음, 나봇을 돌로 쳐죽였다고 이세벨에게 보고하였다. 이세벨은 남편에게 말하였다. “나봇의 포도원을 차지하십시오. 나봇은 이제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이 때 하느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일어나서 이스라엘 왕 아합에게 가서 하느님의 말을 전하라. ‘네가 사람을 죽이고 그의 땅마저 빼앗는구나. 나봇의 피를 핥던 개들이 같은 자리에서 네 피도 핥으리라.’” 하느님의 말씀은 이세벨을 두고 계속되었다. “개들이 이세벨을 찢으리라“. 엘리야는 하느님의 말씀을 아합 왕에게 전하였다.


2500년도 더 오래 전 이스라엘 왕 아합을 윤석열 대통령과, 아합 왕의 아내 이세벨을 김건희 여사와 꼭 비유할 필요는 없겠다. 그렇지만, 예언자 엘리야가 하는 역할은 오늘 종교 언론이 반드시 해야 한다. 엘리아 같은 예언자 종교 언론이 한국에는 어디 없는가. 예언자 엘리야 같은 종교인 어디 없는가. 로메로 대주교 같은 주교 어디 없나.


d57b6ae8d302a9dffc942f58c044ef20_1721704105_31.png
▲ 호세 마리아 토제이라 신부가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에 소재한 메트로폴리탄 성당에서 로메로 대주교의 성인 추대를 기념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18. 10. 13.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민들 고통 앞에 중립이 있을 수 있나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언론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국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라는 김수환 추기경 말씀은 종교 언론에게도 당연히 해당된다. 종교가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이지, 백성이 종교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 언론이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백성이 종교 언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종교는 고통받는 백성들 편에 서야 하고, 종교 언론도 고통받는 백성들 편에 서야 한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 없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말했다. 인간의 고통을 가장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뇌한다는 종교에 중립이 없다는데, 종교 언론에 중립이 있을 수 있겠는가. 종교에 중립 없듯, 종교 언론에 중립 없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을 지키는 종교나 종교 언론은 악마의 편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 종교 언론은 윤석열 정권 앞에서 중립을 취할 수 없고, 중립을 취해서도 안 된다. 종교 언론은 대통령 탄핵 청원 앞에서 중립을 취할 수 없고, 중립을 취해서도 안 된다. 종교 언론과 종교 지배층은 시민들의 고통스런 얼굴 앞에서 태도를 분명히 밝혀라.


종교 언론이 세상의 어두움을 몰아내고,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종교 언론이 세상의 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세상의 부패를 못 본 척만 한다면, 그런 종교 언론을 어디다 쓸까.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습니까? 그런 소금은 아무 데에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입니다.”(마태 5,13).



종교 언론이 고통받는 백성들을 편들고, 억압하는 정치권력에 저항하는 모습을 나는 어서 보고 싶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종교 언론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등 모든 종교 언론의 회개와 분발을 촉구한다.


* 출처: 민들레 신문


■ 김 근수 ㅣ 해방신학연구소장 


c6dfae5b46c157b6699592b3b78a872c_1721801884_8985.png
 

26. 여러분의 식습관이 자손의 운명을 결정한다: 후성유전학 (Epigenetic…

댓글 0 | 조회 496 | 2일전
이제 후성유전학 또는 후생유전학에 대해 언급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말해 온 식사와 식습관 개선이 건강과 심성과 영성에 영향을 주고, 근본적인 … 더보기

코로나, 독감 그리고 엠폭스

댓글 0 | 조회 590 | 2일전
감염병(感染病, infectious diseases)이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의 병원체가 인간이나 동물의 몸 안에서 증식하여 다수에게 감염되는 질환을 말한… 더보기

25. 식중독을 해결하는 신비한 검은 가루

댓글 0 | 조회 618 | 6일전
식중독이나 잘못된 독성 물질을 마셨을 경우 어떻게 할까? 독성 물질을 마셨을 때는 위세척을 하거나 중화제를 먹기도 한다. 그러나 흡입된 물질이 무엇인지를 모를 때… 더보기

재산분할법에서는 언제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가

댓글 0 | 조회 955 | 2024.08.28
저번화에서는 ‘부부관계’ 및 재산분할의 기본 원칙들을 거시적으로 다루었었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재산분할 법이 적용되는지, 즉 ‘부부관계’의 시… 더보기

아기 엄마의 새벽기도

댓글 0 | 조회 268 | 2024.08.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직 듬성듬성한새벽기도실에앳돼 보이는 아기 엄마가잠든 아기를 업고무릎 꿇고 기도한다작게 우는 소리도 들린다이 세상에 저처럼간절한 모습이 있을… 더보기

화병이라고 느끼시나요?

댓글 0 | 조회 286 | 2024.08.28
자연계의 음과 양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것처럼, 사람의 몸과 마음 역시 서로 다른 듯하지만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이치에 근거하여 한의학에서… 더보기

낮게 더 낮게 흐르는 물처럼

댓글 0 | 조회 139 | 2024.08.28
인도네시아 방송인 압디와 그의 친구 친티아의 수원사 템플스테이그 시작은 높은 산 깊은 샘이지만 물은더 높은 곳으로 오르지 않고 낮은 곳을 향해 흐른다.그렇게 샘은… 더보기

24. 균형잡힌 것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2)

댓글 0 | 조회 155 | 2024.08.28
지난번의 글에서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과 영양의 균형에 대해 다루었다. 영양 공급과 흡수에 있어서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특정 성분만 과다하게 공급하여도 결국은 부… 더보기

종치기 니콜라이씨

댓글 0 | 조회 143 | 2024.08.28
며칠전 잘 알고지내는 어르신 한분께서 이런 글을 카톡방에 올리셨습니다. 평소 간간히 좋은 글을 단체 카톡방에 올려주셔서 머리속에 반짝! 불이 켜지게 하시는 분인데… 더보기

어떤 인연

댓글 0 | 조회 356 | 2024.08.27
촘촘한 연립주택 단지안, 새까만 쎄단이 경사진 거친 길을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고급 자가용에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햇볕을 … 더보기

누수 예방과 탐지: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

댓글 0 | 조회 476 | 2024.08.27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을 체감하고 계시죠? 식료품비는 물론이고 수도료와 전기료까지 급등하여 우리의 삶에 상당한 부담… 더보기

방을 얻다

댓글 0 | 조회 245 | 2024.08.27
시인 나 희덕담양이나 창평 어디쯤 방을 얻어다람쥐처럼 드나들고 싶어서고즈넉한 마을만 보면 들어가 기웃거렸다지실마을 어느 집을 지나다오래된 한옥 한 채와 새로 지은… 더보기

직장 내 성희롱

댓글 0 | 조회 653 | 2024.08.27
일반적으로 성적인 성격을 가지는 말투 또는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 굴욕감을 주거나 고용상에 있어서 각종 불이익을 주는 등의 행위를 성희롱이라고 합니다.… 더보기

급한 사람, 생각 많은 사람, 욕심 많은 사람

댓글 0 | 조회 408 | 2024.08.27
병의 기본은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화기는 위로 오르는 속성이 있습니다. 불이라는 게 항상 위로 올라가면서 타잖습니까? 마음에서 몸에서 불이 … 더보기

나는 왕이로소이다

댓글 0 | 조회 221 | 2024.08.27
2005년 2월 14일, 유튜브닷컴(youtube.com)이 출발했다. 이제 약관(弱冠)의 나이, 20년이다. 이 유튜브가 세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 오락물뿐만 … 더보기

코로나19 재유행

댓글 0 | 조회 1,958 | 2024.08.23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Korea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Agency)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357명으… 더보기

23. 균형잡힌 것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댓글 0 | 조회 300 | 2024.08.23
사람은 균형잡힌 삶을 살도록 설계되어 있는 듯하다. 이 균형이 깨어질 때가 문제의 시작점이 된다. 우리의 장건강, 식사, 식습관, 생활습관 등을 이런 관점에서 재… 더보기

뉴질랜드 의대 진학 A to Z

댓글 0 | 조회 965 | 2024.08.23
지난 주 오클랜드 대학교는 Biomedical Science와 Health Science 학생들을 대상으로 MMI 인터뷰에 대한 초청 레터를 발송하였다. 많은 학… 더보기

22.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에게서 진정으로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 0 | 조회 514 | 2024.08.20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의학 관련 정의를 내놓았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이라고도 하다.1.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질병은… 더보기

Asian Hauora Day

댓글 0 | 조회 587 | 2024.08.14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에서는 2024년 9월6일과 10월18일에 Asian Hauora Day를 개최합니다. 아시안 하우오라 데이는 아시아 지역 사회의 안녕을 증진… 더보기

모자를 쓰고

댓글 0 | 조회 353 | 2024.08.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내가 사준 모자를 쓰고중후한 모습으로 집을 나섰습니다그래도 괜찮은 것이나도 이제 그런 모습이어울리는 나이가 되었습니다나이든 것은 오히려여유… 더보기

목안이 너무 아파요

댓글 0 | 조회 594 | 2024.08.14
편도는 입을 벌렸을 때 목구멍 안쪽에 양쪽으로 대문처럼 보이는 것인데, 성인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아이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편도선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고열… 더보기

2024 리커넥트 정신건강 프로젝트 보고 및 계획

댓글 0 | 조회 197 | 2024.08.14
정신건강 프로젝트 Background2024년에 Reconnect는 정신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 Care to Self-… 더보기

다문화적 하모니

댓글 0 | 조회 298 | 2024.08.14
뉴질랜드는 19세기 초부터 유럽인들이 드나들기 시작했고 와이탕이 조약으로 1840년에 영국의 식민지로 나라가 형성된 200년이 채 못 된 신생국가이다. 또한 같은… 더보기

21. 커피와 빵 한조각의 숨은 함정

댓글 0 | 조회 814 | 2024.08.14
커피는 인류의 최대 기호품이 되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누리고 남이 하는 것을 나도 하고 있다는 자족감을 가질 수 있다. 커피가 없으면 대화가 안되고 사교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