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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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0 개 878 박명윤

한국인 232만명이 고혈압(高血壓), 당뇨병(糖尿病), 고지혈증(高脂血症)을 모두 앓고 있는 복합 만성질환자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며, 나이가 60대를 넘어갈수록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3일 한국헬시에이징학회(Korea Health Aging Society) ‘2024 가을 건강 심포지엄’에서 건강•장수 가로막는 최대 복병 <복합 만성질환>이 논의되었다.


<복합 만성질환>을 주제로 논문 6편이 ▲콜레스테롤, 지질 그리고 혈관건강, ▲당뇨병 대란, 합병증 예방하며 관리하기, ▲고혈압 관리를 통한 심뇌혈관질환 치료와 예방, ▲반지 혁신 혈압을 진단하다, ▲직장인 건강검진 데이터로 본 복합 만성질환 관리, ▲집이 마지막 병원, 디지털로 스마트한 만성질환 관리 순으로 발표되었다.


대한고혈압학회(Korean Society of Hypertension) 2023년 팩트 시트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한국인 전체 환자 1045만여 명을 놓고 봤을 때, 고혈압만 치료받는 경우는 347.9만여명(33.3%)에 불과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같이 있는 경우는 407.5만여명(39%),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세 가지를 동시에 치료받는 환자는 232만6천여 명으로 22.2%에 달했다.


건강검진 최대 의료기관인 한국의학연구소(Korea Medical Insitute)가 2023년에 수행한 50대 남성 직장인 10만여 명의 검진 데이터에 따르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이 하나도 없는 경우는 27%이고, 이 중 한 가지만 있는 경우는 42%였다. 나머지 21%는 두 가지 이상 겹쳐 있었다. 그러다 60대에서는 두 가지 이상 갖고 있는 비율이 39%로 높아진다.


국제 과학 학술지 네이처 리뷰(Naure Reviews)에 실린 심장학연구 논문에 따르면, 세 가지 질병이 동시에 있는 경우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게 오르는데, 세 가지를 모두 관리하면 그 위험이 20.6%이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51.1%로 치솟는다. 고혈압은 환자가 스스로 혈압 측정을 통해 알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 당뇨병•고지혈증 등의 동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진단 기준은 <고혈압(Hypertension)>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이며, <당뇨병(Diabetes mellitus)>은 공복혈당 126mg/dL 이상,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이다. <고지혈증(Hyperlipidemia)>은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 160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 이하, 중성지방 200 이상이다.


<고혈압(高血壓)>은 일반적으로 특이 증상이 없기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뒷목이 뻣뻣하다 당긴다든지 두통이 심한 경우 고혈압이 아닌지 의심한다. 하지만 혈압이 매우 높은 경우에는 아침에 일어날 때 뒤통수 부위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어지러움, 두근거림, 피로감 등 비특이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혈압(血壓)은 심장이 각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을 밀어낼 때 혈관 내에 생기는 압력을 말한다. 보통 심장이 한 번 뛸 때마다 한 번의 혈압이 생기며, 활동정도나 심리적 변화 등에 따라 계속 변한다. 따라서 한 번의 혈압 측정만으로 고혈압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적어도 2회 이상 측정한 혈압의 평균치로 판단한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28%(30세 이상 성인의 33%), 약 1230만 명을 고혈압 인구로 추정한다. 고혈압 진단은 5분 이상 안정된 상태에서 혈압이 120/80mmHg 미만이면 정상 혈압이라고 하고, 140/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또 고혈압 기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120/80mmHg보다 높은 경우를 고혈압 전 단계라고 한다.


혈압은 나이에 비례해 증가하여 고혈압환자의 70-80%는 60세 이상이다. 이는 노화(老化)에 따라 전신의 동맥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도 딱딱해지면서 혈압이 증가한다. 하지만 고혈압 발병요인에는 유전적인 요인, 주변 환경, 생활습관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젊은층도 안심해선 안 된다. 특히 젊은층은 중장년보다 고혈압 진행속도가 빠르며, 장기손상 합병증 위험이 높다.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중요한 이유는 고혈압이 전신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그 자체론 큰 문제가 아니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뇌, 심장, 신장, 눈을 비롯해 몸의 모든 기관에 영향을 미쳐 작은 손상뿐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合倂症)으로 이어질 수 있다. 먼저 높은 혈압에 심장이 장시간 노출되면 심장 벽이 두꺼워지고 심장 크기가 커진다. 이렇게 되면 심장이 혈액을 온몸에 보내야 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부전(心不全)으로 악화될 수 있다.


고혈압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을 병들게 만들어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 뇌혈관도 영향을 받아 뇌경색(腦梗塞)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약해진 혈관에 균열이 생겨 뇌출혈(腦出血) 위험도 커진다. 또한 고혈압은 신장(腎臟, 콩팥)을 망가뜨려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게 되고, 눈의 미세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고혈압성 망막병증(網膜病症, retinopathy)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혈압 치료•관리는 환자가 보유한 위험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개정된 2022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합병증이 없는 단순 고혈압은 기존과 동일하게 목표혈압을 수축기혈압 140, 이완기혈압 90 미만으로 관리하면 된다. 하지만 합병증이 없어도 무증상 장기손상, 심뇌혈관 위험인자가 다발성(3개 이상 또는 당뇨병이 동반한 경우 2개 이상)으로 존재하는 경우 목표 혈압을 130/80 미만으로 강화했다.


고혈압 치료 목표는 혈압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이다. 생활방식 변화로 건강한 식단, 운동, 체중 관리, 금연, 절주 등을 실천한다. 약물치료는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angiotensin) 수용체 차단제, 칼슘 통로 차단제, 이뇨제(利尿劑) 등 다양한 약물이 사용된다. 고혈압 예방은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즉 건강한 식생활, 칼륨이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운동, 흡연 금지, 과도한 음주 제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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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당의 변화


<당뇨병(糖尿病)>은 인슐린(insulin)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代射疾患, metabolic disease)의 일종이다.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高血糖)을 특징으로 하며, 고혈당으로 인하여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한다. 우리나라는 30세 이상 성인 526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고, 발병 전단계는 약 1500만 명에 달해, 약 2000만명이 ‘당뇨병 쓰나미’에 노출되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당뇨병으로 입원•진료 받은 환자는 383만771명이다.


약한 고혈당에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모호해서 당뇨병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삼다(三多) 증상이 나타난다. 즉,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多飮), 소변량이 늘어(多尿)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 또한 체중이 빠지고 더 많이 먹으려(多食) 한다.


당뇨병은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공복혈당이 100-125mg/dL 혹은 당화혈색소가 5.7-6.4%이면 당뇨병 전단계라 부르는 ‘공복혈당장애’이며, 공복혈당 126mg/dL 이상 혹은 당화혈색소 6.5% 이상의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병 합병증에는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 성기능 저하, 당뇨발로 인한 궤양, 당뇨병 망막병증, 치주질환, 만성콩팥병, 손발 저림 등이 있다.


치료는 제1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하며, 추가로 약물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먹는 약의 경우 하루 1-3회 복용하며 약의 작용 시간에 따라 먹는 시간이라든지 부작용 등이 조금씩 다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1년 뇌졸중 진료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뇌졸중(腦卒中) 환자의 35%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스웨덴, 영국, 일본 등의 뇌졸중 환자가 당뇨를 앓고 있는 비율(23-28%)보다 높다. 국내 뇌졸중 환자 중 남성은 59.8%로 여성(40.2%)보다 많다. 뇌졸중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 인자에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흡연 등이 있다.


김수미 국민배우가 지난 10월 25일 심정지 상태로 자택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향년 75세에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고혈당(高血糖) 쇼크’로 알려졌다. 고혈당증은 당뇨병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이며, 체내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저항성이 커 제대로 혈당관리가 안 되는 경우에 발생한다. 혈당 조절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 심정지 등 생명이 위협받는 응급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고지혈증(高脂血症)>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지방성분 물질이 혈액 내에 존재하면서 혈관벽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그 결과 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상태이다. 최근에는 비정상적인 혈액 내 지질상태를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로 정의하기도 한다.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혈액 내에 특정 지질이 증가하여 고지혈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비만이나 술, 당뇨병 등과 같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일부에서 합병증이 발생하면 그와 연관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혈액 내에 중성지방(中性脂肪)이 크게 증가하면 췌장염(膵臟炎)이 발생할 수 있으며 췌장염의 증상은 복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킬레스건에 황색종(xanthoma)이 생길 수 있다. 눈꺼풀에 황색판종(xanthelasma)이 나타나기도 한다. 검사는 금식을 한 후 시행하는 채혈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한 생활 습관 개선 및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약물치료가 고지혈증 치료의 중심이 된다. 약물치료에는 스타틴(statin) 계열의 약물이 널리 쓰이는데, 이 계열의 약은 콜레스테롤(cholesterol)의 합성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으며, 혈중 LDL-콜레스테롤을 집중적으로 떨어뜨리고 중성지방도 일부 떨어뜨린다. 또한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려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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