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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제가 이 분 글을 인용하면서 참 좋아했는데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휠체어에 탄 모습으로 환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열두 번 예정된 항암 치료를 지금 네다섯 번째 쯤 받은 것 같습니다.
한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서 그렇다는데 몸이 불구입니다. 그런데 몸만 불구이지 감정 상태는 남들과 똑같습니다. 문학을 했지, 시를 했지, 그러니 감성이 굉장히 풍부합니다. 사랑도 했겠고 그러다 보면 실연도 당하고 그랬겠지요.
그런데 몇 년 전에 유방암이었다가 3년 만에 재발이 되었답니다. 틀림없이 마음속으로 미워했을 거란 말이지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이런 처지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그랬겠죠. 그런 것 때문에 또 병이 왔습니다.
그리고 소아마비라서 서지를 못하니까 건강상태가 그만큼 안 좋습니다. 그때도 척추로 인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기 몸이 정상이 아니면 마음관리를 더 잘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감정은 풍부합니다. 자기는 밋밋한 생활은 견디지 못한대요. 열정적이다 보니 감정처리가 안 되는 것이지요. 뜨겁다 보니 몸이 마음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또 학문에 대한 열정도 엄청납니다. 그 건강을 가지고 박사예요. 그러니 짐작이 되지요. 아마 사랑을 해도 뜨겁게 했을 겁니다.
3년 만에 다시 재발하면서 ‘내가 그 공부를 또 못 했구나’하고 깨달았답니다. 누굴 미워하고 그랬겠지요. 얼마나 마음 아파하고 그랬겠어요? 이제는 축복으로 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