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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과거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 있다. 우리는 지나간 과거를 후회해도 소용없고 지나간 과거에 사로잡혀 미래로 향하는 길목이 닫혀서도 안 된다. 잘 된 과거든 잘 못된 과거든 그것을 거울삼아 미래로 향하는 방향을 올바로 설정해서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갈 때 한 번 뿐인 인생을 최적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적화란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해결 방안 중 가장 바람직한 것을 찾아가는 것(Optimization)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 경영, 행정 분야, 인공 지능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이론이다.
인생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물론 유아기 까지는 부모나 다른 보호자가 주체를 대신해주기도 하겠지만 자의식이 발달되는 청소년기부터는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 인생의 진로를 어떠한 의도로 어떤 방향으로 설정해야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해야할 일이다. 자기 인생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며 부모의 것도 아닐뿐더러 국가나 사회의 것도 아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을 한 세상에서 일관되게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여러 세상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각자 인생의 주체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물론 최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충분한 검토를 하고 가족이나 사회적 선배, 스승, 전문가 그룹들과 상담해서 결정해야 될 것이다.
해외 이민은 확연히 다른 두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태어나 삶의 기반을 형성해오다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남반구의 끝자락에 있는 뉴질랜드로의 이민을 결행한 이민 1세대들이다. 모든 것이 반대로 돌아가는 생활환경에서 한국에서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편입되어 제2의 삶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처지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제2의 삶을 결정한 것도 자기 자신이요, 새로운 삶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주체도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누구를 원망하거나 비난 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최적화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행동지침으로 3C 강령이 있다. 3C란 변화(Change)를 수용하고 변화에 대한 도전(Challenge)을 감행하며 창조성(Creative)을 발휘하는 자세이다. 이는 이민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도 딱 맞는 강령이다.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는 삶에서 안일을 추구할 수는 있을지라도 그것이 삶의 질을 높여 주지는 못할 것이다. 인생에는 변화가 있어야 삶의 활력이 생길 수 있다. 한반도에서 태어나 한반도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생활에서 기존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뉴질랜드에서의 변화된 환경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뉴질랜드는 모든 것이 한국과 반대로 흘러간다. 계절이 반대이고 기후도 다르며 인종이나 언어도 다를 뿐더러 생활양식도 다르다. 심지어는 차량 운전 방향도 반대이고 지구가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지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지도 헷갈릴 정도로 태양의 궤도가 정 반대이다. 남쪽을 바라보고 왼편에서 뜨던 태양이 북쪽을 바라보고 오른편에서 떠서 왼편으로 지고 있다.
돛단배는 돛을 활용하여 바람의 힘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배이다. 그런데 바람의 방향이 역풍(逆風)이거나 옆에서 부는 바람일 경우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더라도 돛의 방향을 조절하여 전진하는 방법으로 목적지를 향한 항해를 계속하게 된다. 변화된 환경에서는 거기에 대응하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도전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도전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해내는데서 삶의 즐거움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의욕도 떨어지고 따라서 활동력이 떨어져 간다면 삶은 더욱더 황폐해질 것이다. 자기의 주변 환경에 맞추어 가장 적합한 분야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교민 사회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여러 분야가 있고 동호회 조직도 잘 조성되어 있어 본인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참여할 기회가 널려 있다. 스포츠/체력 단련 분야, 미술 부문에서 여러 분야, 음악 부문의 여러 분야 등에서 목표를 설정해 생활을 창조해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창단 된지 2년여에 불과한 ‘오클랜드 한인 합창단’의 경우는 교민사회나 현지인들 사회에서 신선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 동안 수차례의 발표회를 가졌으며 한인합창단 최초로 Voco(Voice Community Concert New Zealand) 무대에 초청되어 세계 각국에서 온 12개 팀과 함께 열린 콘서트에서 열띤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오클랜드 박물관, 브리토마트 역에서 공개로 열린 콘서트는 한국의 음악이 뉴질랜드의 일반 대중에게 깊이 파고드는 계기가 된 뜻깊은 행사이었다. 특히 2024년에 이건환 지휘자의 작사, 작곡으로 새로 발표된 ‘뉴질랜드 아리랑’은 우리 한인이 뉴질랜드 사회에서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평가할만하다. 한민족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이 뉴질랜드의 토양에서 한민족의 정서가 깃 들인 ‘뉴질랜드 아리랑’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더 나아가 2025년 신곡으로 지휘자께서는 마오리의 정서가 함축된 곡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기대가 된다.
“행복이란 영혼에 맞게 진리를 추구하는 인간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즐겁고 신나게 하는 것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2350여 년 전에 말했다.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연극의 구경꾼으로 사느냐 아니면 주인공으로 사느냐의 문제이다. 세상에는 인구 수 만큼 각기 다른 삶이 펼쳐지고 있다. 구경꾼은 아무 노력 없이도 연극이나 영화, 스포츠 경기 들을 보며 즐길 수는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성취감이나 생의 보람을 느낄 수는 없다. 그런데 행복은 가치 있는 일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고 거기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삶의 과정에서 새로운 분야를 발견하고 노력하여 창조물을 생산해내는 기쁨을 맛볼 때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자기의 재능이나 기능을 베풀어서 다른 사람한테 나누어 줄 때 그 상대방이 기쁨을 누리고 즐거워할 수 있다면 그러한 창조적 행위에서 본인 자신도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전개될 것이다.
이민 초창기에 만나본 키위들이 “당신 은퇴자냐? 아니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라고 질문을 하는데 처음 온 우리들로서는 기(氣)가 죽는 질문이었다. 한국에서 고생 할 만큼 했고 어느 정도 생활 대책을 마련하고 이 나라에 왔으며 직업은 순차적으로 탐색하려는 참이었다. 젊은이들의 경우 생활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고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위해서 준비 기간도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의 주관이 뚜렷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주눅이 들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는 법이다. 이민 사회에 진입한 우리에게 은퇴(retire)는 없다.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제2의 인생을 새로 출발하기 위해 타이어를 교환(replaced tires for new driving)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