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0 개 3,571 NZ코리아포스트
오랜 세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일은 교육현장에서 봉구를 만났을 때이다. 솔직히 말해서 엄마 아빠가 모두 두뇌가 명석하고 좋은 직업을 갖고 있는 집안의 아이들은 대부분 유전적으로 학문하기에 좋은 상태로 태어나게 마련이다. 강남, 분당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 만난 많은 학생들이 그랬다. 기본적으로 I.Q.가 140~150을 훨씬 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저학년 때까지 공부를 게을리 하다가도 중학교 2학년 혹은 3학년 때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하기를 시작해서 원하는 대학에 뚝딱 들어가는 경우가 흔했다. 이 때 훌륭한 선생님의 역할은 아주 보람되고 빛나는 역할이다. 이런 학생들 중 간혹 성장하는 동안 잘못된 길로 들어서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 학생들은 한 번 무엇인가 이루어 보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보다 쉽게 그것을 해 낼 수 있는 기본 능력을 부여 받고 태어난 아이들이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어떤 학생들은 남들이 한 시간 공부할 때 두 세 시간을 공부해도 한 시간 공부한 학생들을 따라가기 힘들다. 머리 좋은 학생들에 비해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말은, 만일 그 학생이 보다 나은 학교 성적을 원한다면 다른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학생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잘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부모님들의 말씀처럼 이런 학생들 때문에 마음 졸이고 가슴 아파한 세월이 나의 이력 속에 담겨 있다.

이런 학생들은 대부분 한 번쯤은 깊은 좌절에 빠진다. 어떤 학생들은 이런 깊은 좌절에 빠지기도 전에 공부하기를 포기하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학생들은 중간쯤 가다가 드디어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마음 아픈 순간들이다. 그러나 가슴을 후벼 파듯 마음을 더 아프게 하는 학생들이 '공부의 신'에 나오는 '오 봉구'들이다. 그들에게는 뚝심이라고 불리는 인내심이 있다. 친구를 도와 주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오 봉구가 핑계를 대고 혼자 집으로 가서 몰래 공부했듯이, 그들도 다른 친구들과 보내야 할 시간도 희생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해 보겠다는 의지와 소망으로 시작했지만, 친구들은 6개월, 1년안에 상위권으로 올라가는데, 그렇지 못한 오 봉구들은 시간이 지나갈 수록 더 많은 좌절의 눈물을 흘린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안돼요. 할 수 있다고 거짓말 치지 마세요." 봉구는 절규한다. 그리고 공부의 신의 주인공 강 변호사는 자신에게 소망을 심어 주셨던 선생님께 마음 속으로 질문한다. "다른 꽃들은 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피지 못하는 꽃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은 대답 하신다. "피지 않는 꽃에게 '너는 참 이쁘구나' 하고 기다리면 꽃을 피게 된단다." 그리고 강 변호사는 봉구에게 말한다. "목표물은 안보이지만 한 발짝만 나가면 주울 수 있다. 안보이지만 거의 다 왔다. 그래서 두려운 거다. 목표물이, 그것이 눈에 안 보인다고 그렇게 못 믿어?"--- 그리고 한참 후 봉구는 생각한다. '이대로 포기하기엔 아까워. 왜냐하면 난, 난, 열심히 했으니까.'

TV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위의 말들 속에 가르치는 사람의 마음과 학생의 배움의 과정이 들어있다. 학생을 향한 선생님의 사랑과 당연히 그 사랑 뒤에 따라야 하는 인내심,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으로 봉구는 새 힘을 찾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열심히 공부해 왔던 세월'이 그를 배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열심히' 무엇인가를 해 보았던 봉구는, 드라마의 내용과는 다르게 그가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할 지라도, 잠시의 좌절의 시기를 거치고 나면 '열심히 공부해 왔던 세월'이 그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란 긍정적인 자신감을 얻었기에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 학부모님들의 자녀 교육 열정은 전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들 중 많은 수의 부모님들이 봉구보다 조금 낫거나 조금 못한 자녀들에게 좋은 성적을 내라고 다그친다. 그래서 많은 자녀들이 멍든 가슴을 안고 목표 없는 길을 달음박질 한다. 그러나 한 두번 실패를 맛보아 가면서 그들은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열등감'의 희생자가 되어간다.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이 열등감이 그들의 인생의 긴 여정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주게 될 것이다.

인생의 목표점을 향해 달려가는 자녀들에게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준다면 우리의 봉구들은 언젠가 우리가 기대하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에, 나름 대로의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영어 속담에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느리지만 꾸준한 것이 경기에서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꾀 많은 토끼를 이긴 느린 거북이의 성실함을 가르친다면, 느릿느릿 걸어가는 황소처럼 절대로 뒤로 물러남 없이 앞으로만 전진하여 마침내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게 될 것이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41 | 3일전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32 | 3일전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30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62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358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46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291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69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14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59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81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79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

‘콩팥’ 신대체요법

댓글 0 | 조회 373 | 2025.03.21
지난 3월 13일,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로 전 세계적으로 신장(콩팥)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장 질… 더보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산

댓글 0 | 조회 504 | 2025.03.12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1천킬로미터 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양쪽 군인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푸틴과 트럼프 … 더보기

공부 잘하는 비결요?

댓글 0 | 조회 455 | 2025.03.12
간혹 사적인 모임자리에서 ‘무엇을 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선생같은 분위기를 풍겨야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궁금해하지 않으실텐데 행… 더보기

겸손, 절을 하니 자궁암이 나았다

댓글 0 | 조회 386 | 2025.03.12
다니구찌 마사하루라는 분이 쓴 『생명의 실상』이라는 40권짜리 책을 제가 예전에 읽어 봤습니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부인이 자궁암에 걸렸다고 찾아왔대요. 의사는 … 더보기

민사소송에서의 강제집행(2)– Statutory Demand, 법인상대로 하는 최…

댓글 0 | 조회 542 | 2025.03.11
뉴질랜드에서 상업활동을 할 때에는 개인의 이름으로 sole trader가 될 수도 있고, 개인들끼리 partnership을 구성하거나 신탁 trust 제도를 이용… 더보기

의약계열 진로에 잘 맞는 성향은 무엇일까?

댓글 0 | 조회 561 | 2025.03.11
필자가 전화상담을 하거나 대면상담을 할 때 부모님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저희 아이는 성격이 차분해서 의대에 진학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는… 더보기

시간이 접힌 선상에서

댓글 0 | 조회 230 | 2025.03.11
여정이 길게 늘어선 선착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시간이 근 30분을 넘었을 때,하얗게 햇살 머금은 큰 여객선이 기적을 울리며 웰링톤 인터아일랜드 선착장으로 다가들… 더보기

이 기(氣)가 막힐 현실을 어찌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380 | 2025.03.11
설날이 지난 어느 날 서울에 있는 딸하고 통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인사말로 시작했으나 작년에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던 한 강 작가가 생각나서 비꼬듯 한… 더보기

길 위에서 만난 마음

댓글 0 | 조회 126 | 2025.03.11
김천 직지사-명적암-중암3월이 코앞이다. 봄이 오고 있다는데, 어디쯤 오고 있을까? 겨울이 길었던 탓인지 괜히 안달이 나서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직지사(直指寺)로… 더보기

달래 냉이 씀바귀...

댓글 0 | 조회 216 | 2025.03.11
춥고 긴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김장이었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짜게 담가야 했다. 무는 뿌리를 씻어 통째로 동치미를 담그거나 네 가닥 정도로 쪼개어 김치를 담갔다… 더보기

새롭게 알아가는 가디언 비자

댓글 0 | 조회 590 | 2025.03.11
유학생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신청 가능한 비자가 따로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학 자녀를 돌보기 위해 어떻게든 체류하고자 학생비자를 신청해서 억지로 공부해야만 했… 더보기

자녀와의 갈등, 공감으로 풀어보세요!

댓글 0 | 조회 264 | 2025.03.11
“환경을 바꾸면 학교에 잘 다닐까 싶어 이곳에 왔는데, 학교에 가지 않고 방 안에만 있으니 답답합니다.” “오늘은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기 힘들겠다고 하네요. … 더보기

자동차 유리(윈드스크린) 손상 시 대처법

댓글 0 | 조회 416 | 2025.03.11
교체 vs. 수리, 보험 적용 여부자동차 윈드스크린에 손상이 가면, 수리와 교체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자동차 윈드스크린은 더블 글레이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