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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08. 17:11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218.♡.85.150)
뉴질랜드 여행
오라케이 코라코(Orakei Korako), 혹은 숨겨진 계곡(Hidden Valley)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북섬의 로토루아와 타우포, 그리고 해밀턴의 중심점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 관광 코스에는 도저히 넣을 수 없는 외진 위치 때문인지 늘 한적하고 넉넉한 느낌을 준다. 앞의 오하쿠리 호수를 배를 타고 건너면 바로 오라케이 코라코가 나온다. 화산활동과 함께 지진에 의한 지각변동, 화산 퇴적물과 동굴까지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눈에 보이는 경이로움과 자연의 다양함은 신비 그 자체로 다가온다.
5번 도로에서 "Orakei Korako"라는 조그만 이정표와 함께 한적한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한 시간에 차량이 한두 대 지나다닐 정도로 한적한 길인데, 15분이 지나는 동안 마주 오는 차량이 한 대도 없다. 이런 드라이브야말로 뉴질랜드를 직접 여행하는 맛 중의 하나다. 자로 그은 듯한 직선 도로지만 원래의 산 모양을 해치지 않아 오르내리는 상하 기복이 매우 심하다.
이 일대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조림지역으로, 숲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창문을 열고 오랜만에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운전하는데, 저 앞 도로 위에 뭔가가 가득 차 있다. 소떼에 의해 도로가 완전히 막혀 버렸다. 뉴질랜드에서는 간혹 이 소떼로 인해 교통체증이 생긴다. 수백 마리는 될 듯한 소떼가 두 마리의 소몰이 개에 쫓겨 허겁지겁 달려오고 있다. 긴급히 차를 도로 옆으로 옮겼으나 순식간에 축축한 소똥 냄새와 함께 주위가 소들로 덮여 버렸다. 소떼와 소몰이 개, 그리고 농장 주인 가족이 탄 농장용 4륜 오토바이 몇 대가 모두 지난 후에야 길이 열렸다.
도로는 온통 소의 배설물로 가득 덮이고 그 위로 차를 달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소떼의 배설물은 약 5Km 이상에 걸쳐 뻗어 있다. 소는 상대적으로 영양이 적은 식물을 먹는 한편 체구가 크기 때문에 배설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하루에 20kg 가까운 배설물을 내 쏟는다. 오라케이 코라코의 주차장에 도착해 넓은 호수의 비릿한 물이끼 냄새, 화산지대에서 나는 특유의 유황냄새, 그리고 차의 전 부분의 걸쳐 묻은 소똥 냄새까지 합해져 대단한 향(?)이 코를 찌른다. 주자창 입구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에 화장실이 있다. 손에 묻은 소의 배설물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입구에서는 약 15달러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데, 여기에는 페리를 타고 호수 건너편의 오라케이 코라코로 가는 배삯이 포함되어 있다.
이 매표소에서는 간단한 샌드위치와 차 몇 가지 화산지대에 관한 학술적 자료들, 그리고 기념품과 옷가지 등을 팔고 있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져 호숫가 테이블에 앉아 따끈한 코코아 한 잔을 마셨다. 1961년 와이카토 강을 막는 오하쿠리 댐을 만들어 이 곳의 수면이 18m나 상승하는 바람에 귀중하고도 아름다운 화산지대가 75%나 물 속에 잠겨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수면 밑에서는 아직도 가스 거품과 함께 화산활동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변하는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변하는 이 곳 오라케이 코라코에서 만 볼 수 있는 아홉 군데의 명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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