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 역할과 보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353] 역할과 보람

0 개 2,844 KoreaTimes
  숲속에 뱀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언제나 머리가 앞서고 꼬리가 뒤따르는 것이 불만이었던 꼬리가 머리에게 말했다.“머리야, 오늘은 내가 앞서 갈 테니 선두를 양보 할 수 없겠니?” 뱀의 머리가 말했다. “내가 언제나 앞서 갔는데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리고는 늘 하던 대로 머리가 앞서서 갔다. 그러나 꼬리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무를 칭칭 감고는 가지 못하게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머리가 꼬리에게 양보 하였다. 꼬리는 칭칭 감았던 것을 풀고 앞서 갔다. 그러나 꼬리에게는 눈이 없어서 뱀은 불구덩이에 떨어져 타 죽고 말았다.

“소의 꼬리가 되느니 닭의 머리가 되라”는 속담을 빌리지 않더라도 기왕이면 남들이 알아주고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 듯 하다.
  보다 발전적이고 성공한 삶을 꿈꾸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이다. 누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꼬리의 역할을 좋아 하겠는가?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꼬리의 역할보다 머리의 역할이 더 중요 하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다. 머리만 있는 뱀을 생각해 보자. 꼬리 없는 물고기를 생각해 보자. 아마도 제대로 움직이지도 중심도 잡지 못할 것이다. 모든 존재는 상대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머리는 머리로서의 역할이 있고, 꼬리는 꼬리로서의 할 일이 있다.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엔진 이지만, 바퀴라든가 브레이크, 하다 못해 아주 작은 나사 하나라도 적시 적소에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않으면 자동차가 고장이 나거나 큰 사고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우리의 신체 기관 중에 눈이나, 귀, 코, 입, 장기, 땀구멍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몸이 불편 하거나 심하면 목숨이 위태롭게 된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 나름대로 몫을 갖고 있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싶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남이 하는 일은 괜히 좋게 보이고 부럽다. 그러나 사회 지도자가 되어야만, 유명인이 되어야만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농부는 농부대로, 환경미화원은 환경미화원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의사는 의사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것이고, 소중하고, 아름답고, 훌륭하다. 남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고위층 인사들이나 유명인을 부러워 하며 한숨 쉴 필요도 없다.

  자신의 역할을 다함으로서 그래서 긍지와 보람을 느낄 때 그는 가장 훌륭한 일을 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출세 지향적이고 목적 지향적이다 보니 과정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자신이 하는 일은  보잘 것 없는 것쯤으로 치부하며 출세하면 결코 이따위 일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여기 현재 내가 하는 일이 소중한지 모른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자기의 책임을 방기하고, 마지못해 억지로 하고 다른 사람의 역할을 부러워 하며, 옆 눈을 돌린다면 자신의 보람은 찾을 수 없고, 자신이 속한 사회는 동맥 경화에 걸리고 말 것이다. 엄마 아빠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식이 자식답지 않다면 화목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겠는가? 공무원이나 지도자들이 사회의 공복 역할은 하지 않고 군림 하려고만 하고, 국민들은 의무는 게을리 하고 권리만 찾는다면 국가는 도탄에 빠진다. 그래도 이 사회가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던 보이지 않던, 남이 알아주던 알아주지 않던, 각자 자기가 맡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할 때와, 주체적인 자세로 할 때 그 결과는 너무나 다를 수 밖에 없다.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인이고, 그 사회의 주인이고,역사의 주인임을 알고 그 역할을 다해 성실히 살아 간다면, 스스로의 가치에 무한한 기쁨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나는 남과 연결 되어 있고 더불어 살아 가는 존재이다. 더불어 살아 감을 인정하고 받아 들일 때 나의 존재는 더욱 소중하고 거룩하다. 자신의 가치에 눈뜨고 자율적인 사람이 되자.

  이국 땅의 생활이 어렵고 힘 들더라도 나의 존재에 격려와 사랑을 보내며 용기를 가지자.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41 | 3일전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32 | 3일전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31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62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358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46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291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69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14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59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81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79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

‘콩팥’ 신대체요법

댓글 0 | 조회 373 | 2025.03.21
지난 3월 13일,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로 전 세계적으로 신장(콩팥)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신장 질… 더보기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산

댓글 0 | 조회 504 | 2025.03.12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1천킬로미터 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양쪽 군인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푸틴과 트럼프 … 더보기

공부 잘하는 비결요?

댓글 0 | 조회 456 | 2025.03.12
간혹 사적인 모임자리에서 ‘무엇을 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선생같은 분위기를 풍겨야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궁금해하지 않으실텐데 행… 더보기

겸손, 절을 하니 자궁암이 나았다

댓글 0 | 조회 386 | 2025.03.12
다니구찌 마사하루라는 분이 쓴 『생명의 실상』이라는 40권짜리 책을 제가 예전에 읽어 봤습니다. 어떤 남자가 자신의 부인이 자궁암에 걸렸다고 찾아왔대요. 의사는 … 더보기

민사소송에서의 강제집행(2)– Statutory Demand, 법인상대로 하는 최…

댓글 0 | 조회 542 | 2025.03.11
뉴질랜드에서 상업활동을 할 때에는 개인의 이름으로 sole trader가 될 수도 있고, 개인들끼리 partnership을 구성하거나 신탁 trust 제도를 이용… 더보기

의약계열 진로에 잘 맞는 성향은 무엇일까?

댓글 0 | 조회 561 | 2025.03.11
필자가 전화상담을 하거나 대면상담을 할 때 부모님들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저희 아이는 성격이 차분해서 의대에 진학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는… 더보기

시간이 접힌 선상에서

댓글 0 | 조회 230 | 2025.03.11
여정이 길게 늘어선 선착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 시간이 근 30분을 넘었을 때,하얗게 햇살 머금은 큰 여객선이 기적을 울리며 웰링톤 인터아일랜드 선착장으로 다가들… 더보기

이 기(氣)가 막힐 현실을 어찌하오리까?

댓글 0 | 조회 380 | 2025.03.11
설날이 지난 어느 날 서울에 있는 딸하고 통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인사말로 시작했으나 작년에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었던 한 강 작가가 생각나서 비꼬듯 한… 더보기

길 위에서 만난 마음

댓글 0 | 조회 126 | 2025.03.11
김천 직지사-명적암-중암3월이 코앞이다. 봄이 오고 있다는데, 어디쯤 오고 있을까? 겨울이 길었던 탓인지 괜히 안달이 나서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직지사(直指寺)로… 더보기

달래 냉이 씀바귀...

댓글 0 | 조회 216 | 2025.03.11
춥고 긴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김장이었다. 오래 두고 먹으려면 짜게 담가야 했다. 무는 뿌리를 씻어 통째로 동치미를 담그거나 네 가닥 정도로 쪼개어 김치를 담갔다… 더보기

새롭게 알아가는 가디언 비자

댓글 0 | 조회 591 | 2025.03.11
유학생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신청 가능한 비자가 따로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유학 자녀를 돌보기 위해 어떻게든 체류하고자 학생비자를 신청해서 억지로 공부해야만 했… 더보기

자녀와의 갈등, 공감으로 풀어보세요!

댓글 0 | 조회 264 | 2025.03.11
“환경을 바꾸면 학교에 잘 다닐까 싶어 이곳에 왔는데, 학교에 가지 않고 방 안에만 있으니 답답합니다.” “오늘은 배가 아프다며 학교에 가기 힘들겠다고 하네요. … 더보기

자동차 유리(윈드스크린) 손상 시 대처법

댓글 0 | 조회 416 | 2025.03.11
교체 vs. 수리, 보험 적용 여부자동차 윈드스크린에 손상이 가면, 수리와 교체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자동차 윈드스크린은 더블 글레이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