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골프를 쉽게 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골프를 행복하게 즐길 수 있을까?
가만히 차를 마시면서 생각해 본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게임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몇 가지 요령이나 기술로 골프를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등산을 해도 방향이 중요하고 항해를 해도 방향이 중요하다.
골프의 세계에 들어와서 방향감을 상실하고 헤매고 다닌 세월이 참 길었다. 드라이버가 되면 아이언이 안되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싶으면 퍼팅이 안되고, 장안의 고수들도 찾아 다니고 프로에게 레슨도 받아보고 책을 나름 섭렵해 보기도 하고, 산전, 수전, 공중전, 골프에 미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 봄직한 짓을 모조리 다 해봤다.
그 어디에서도 속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하고 오리무중 산길을 헤매고 있을 때 지하철 벽에 붙어 있는 광고의 카피가 섬광처럼 가슴을 파고 들었다.
“독(항아리)보다 커야 독을 본다”
골프보다 커야 골프를 볼 수 있다.
게임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게임 속에 있었다는 자각이 골프를 시작한지 10년 만에 찾아왔다.
“골프는 큰 운동이다.”
생활 속의 한 부분, 삶과 분리된 취미 활동의 하나쯤으로 치부하기에는 골프는 너무 큰 운동이다. 바둑도 인생을 반영하고 고스톱을 쳐도 상대의 인간성을 알 수 있다고들 하지만 골프는 그 이상이면 이상이지 그 이하 일 수는 없다.
골프는 우리네 삶을 반영하고 있고 삶 그 자체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골프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내 삶의 수양의 정도를 골프는 그대로 반영한다. 욕심스럽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골프는 그러하고 산만한 사람의 골프 또한 그러하다.
현재보다 미래에 마음이 가 있는 사람은 볼이 놓여 있는 상태를 보고, 바람을 느끼고 거리를 느끼기에 앞서 성급히 그린으로 마음이 달려간다. 걱정이 많은 사람은 언제나 오비와 헤저드에 눈이 먼저 가고, 불평 불만이 많은 사람은 늘 능력 없는 캐디, 정리 안된 벙커, 손질이 덜된 그린을 더 자주 마주하게 된다.
골프라는 게임의 본질은 공에게 얼마나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가를 시험하는 게임이다. 공은 죽어있는 사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물건이다. 내가 때려서 날려 보내려고 하면 마음을 알아차리고 피한다. 게임의 본질을 정확히 보고 있으면 길을 잃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골프의 본질은...
얼마나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시험하는 게임이다. 열심히 살되 결과에 겸허하고, 성실히 노력하되 결과에 좌절하지 않는 삶을 반영하는 것이 골프다.
골프가 일상의 생활을 반영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당장 스코어가 좋아지지는 않지만 일단 실수에 대해서 관대해지고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편해지니 스윙이 편해진다. 편안한 스윙이 실수를 줄여줄 것은 자명하다.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니, 실수가 다음의 실수로 이어지는 정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그래서 골프가 행복해 진다.
자 어떤가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골프라는 운동에 대한 어느 아마추어의 생각이다.
골프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인생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이 골프라는 운동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가끔 한 번은 자신의 골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