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술 권하는 사회

0 개 1,817 KoreaPost
한국은 교육과 관련한 기상천외한 기사가 끊이지 않는 나라임에는 분명하다.
 
다음은 2013년 2월 25일 자 내일신문의 관련 기사 중 일부이다.
 
지난 2007년 1월 SAT 문제 유출로 응시자들의 성적이 모두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진 이래 숱한 이른바 '스타강사'들과 인기 어학원들이 적발되고 처벌을 받았지만 이 같은 행태는 좀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문제를 유출한 강사의 이름이 알려지자 몸값이 오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상황이다. SAT는 총 2400점 만점으로 언어·수리능력을 측정하는 'SAT1'과 과목별 800점 만점 시험인 'SAT2'로 나눠 치러진다. 1년에 7회 국가별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치르도록 돼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문제유출 어학원들은 SAT 문제가 주기적으로 반복출제 된다는 점, 응시 국가간 시차가 생긴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특히 문항 수가 70~80개로 비교적 적은 SAT2의 경우 한 국가에서 시험을 친 강사나 아르바이트생들이 △문제 외우기 △시험지 찢기 △촬영 등의 수법으로 문제를 빼돌려 이메일을 보내면 시차가 나는 다른 나라의 응시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태국, 필리핀, 괌 등 동남아에서 빼낸 문제가 한국이나 미국으로, 또는 한국에서 빼낸 문제가 미국 현지의 한국인 응시생들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사전유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SAT어학원 관계자는 "문제 유출 어학원들은 한 회 시험의 모든 문제들을 거의 완벽히 복원해 열람료만으로 현금 2000~3000만원은 우습게 번다"며 "전문 브로커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유출문제는 학원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거래되고 있었다. 'SAT시험 문제지 제공'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 본 결과 '태국과 8시간 이상 시차 있는 지역 국가 거주자'를 대상으로 '당일 시험 종료 후 2시간 내에 각 섹션 별 정답과 함께 시험지를 전송한다'는 게시물들을 손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게시물에는 '시험일 10시간 전 문제지 전송' '암기 숙지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적 여유 있음' '철저한 사전 상담으로 보안과 안전 절대 보장' 등의 내용도 노골적으로 게재돼 있었다. 문제유출 전문 브로커의 존재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에도 불구하고 SAT 입시 업계는 시험지 사전유출 근절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미국 또는 한국 명문 대학으로 진학시키려는 부모들의 왜곡된 교육열이 계속되는 한 위험을 감수할 업자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 한 대학 입시 관계자는 "수없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음에도 여전히 상담하러 오는 응시생 부모 중 적지 않은 수가 먼저 유출문제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유출관행을 뿌리뽑지 못하면 정상적으로 교육하는 곳들도 유혹에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얼마 전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이란 기사가 나왔고 그 대상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과 박상아씨, 그리고 현대가 아들과 노현정씨의 자녀들이 부정입학으로 수사 대상에 오르자 서둘러서 자퇴시켰다는 기사가 나왔다.
 
문득 이 기사 제목을 보면서 고등학교 때 읽은 현진건 작가의 ‘술 권하는 사회” 가 생각 났다.
 
기성 세대 분들은 한번씩은 다 읽으셨을 터, 줄거리는 생략하고 내용을 간단히 보자면 일제 강점기 조선 사회에서 살아가는 지식인이 겪는 고뇌가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지식인인 남편의 고민과 고통을 이해할 수 없는 무지한 아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됨으로써 남편의 내면 세계에서의 갈등의 세부적인 모습보다는 아내가 바라보는 남편의 고통스런 모습이 서술되어 있다. 남편의 고민이 구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선언적인 형식을 취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시점과 관련이 있다.
이 작품에서 그려지고 있는 지식인의 모습은 자기 조소적이고 소극적인 모습이다. 식민지 조선 사회에서 좌절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그리고는 있지만, 그 모습이 피상적으로만 그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술을 권하는 조선의 암담한 현실적 모순을 해결할 의지도 없고, 방법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 가운데 <빈처>에서 남편인 '나'도 공부를 하러 중국, 일본으로 갔다가 방랑의 세월만 보낸 후 무위(無爲)하게 귀국한다. <술 권하는 사회> 역시도 주인공 남편은 일본에서 공부하고 빈손으로 돌아온다. 돌아와서는 조선이라는 시대적 환경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고뇌하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빈처>가 가정을 중심으로 해서 그 고뇌를 그려 냈다면, <술 권하는 사회>는 가정을 중심으로 하되 사회적인 것이 원인임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투시하려고 하는 작가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사회가 술을 권한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일제 치하의 조선 사회가 지식인의 자기 실현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음으로는 조선 사회의 각 조직들의 부패와 무기력으로 인한 좌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 나타난 지식인상은 사회의 부정과 모순을 알고는 있지만 그 인식이 피상적일 뿐만 아니라, 그 부정과 모순을 타개할 의지가 부족한 소극적이고 자조적인 지식인의 모습이다.
 
내일 신문기사 내용과는 관계가 없는 내용이지만 그토록 많은 우리 지식인들이 부르짖으며 교육을 개혁하고 인성교육을 중시하며 과열된 대학입시를 종식시키고 교육 선진화를 위해 입학사정관제도 등 각종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지만 결국 자녀교육을 위한 부정과 사회모순을 타개할 우리 기성세대의 모습은 어디에 간 것 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대학은 분명 사회로 향하는 일차 관문이며 한 사람의 사회성을 형성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사회가 그런 부정과 모순을 방조하는 술 권하는 사회 일지라도 적어도 우리만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목적을 위해 사회의 부정과 모순을 저지르는 주인공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0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9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3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2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4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4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2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7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7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3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4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1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5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1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7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9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6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7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0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