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3대 순치황제 출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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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3대 순치황제 출가시!

0 개 4,402 동진스님

어느 절에 노스님 한분이 계셨다. 덕이 높고 수행이 깊은 노스님은 여간해 아프시지도 않고 대중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며 살아 가셨다. 어느 날 짓궂은 손자 상좌들이 노스님 언제 옷 벗으실 겁니까? (불가에서는 육신을 옷에 비유함) 하고 여쭈면 뒷산 바위가 무너지는 때에 옷을 벗으마 하셨다.

하루는 상좌에게 지필묵을 가져오라 하시고 사람 얼굴을 그린 후에 눈동자는 남겨두며 하시는 말씀이 사십년 후에 이 그림을 걸개로 하여 중원 천하를 돌아다니며 “자기 영 찾으시오.” 하고 소리를 치고 다니면 내가 나타나 눈동자를 그려줄 것이라고 하시고는 목욕재계하고 의복을 단정히 하시고 좌탈 입망(앉아서 돌아가심)하시니 갑자기 뒷산 바위가 무너져 내렸다.

사십년 후에 청나라에는 순치 황제가 황제의 자리에 올라 마상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수행하여 중원 천하를 통일하여 자금성에 앉아 있는데 성 밖에서 문득 “자기 영(靈) 찾으시오.”하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에 이끌린 듯 소리 나는 곳을 보니 어느 스님이 걸개그림을 들고 있는데 눈이 없어 황제가 붓을 들어 눈동자를 그려주자 “사십년 만에 스승님을 뵙습니다.” 하면서 스님이 큰 절을 올리고 연유를 말하니 순치는 홀연히 자신의 전생을 깨달아 버렸다.

그 길로 곤룡포를 벗어 던지고 산으로 들어 가 출가를 하여 시를 지으니 그것이 유명한 순치황제 출가 시이다. 그는 1644년 자금성에서 즉위식을 올린 청나라의 3대 황제 세조(世祖) 순치(順治) 장황제(章皇帝)이다.  

 천하총림반사산 (天下叢林飯似山) 곳곳이 총림(叢林)이요, 쌓인 것이 밥이거늘
 발우도처임군찬 (鉢盂到處任君餐) 대장부 어데 간들 밥 세 그릇 걱정하랴 !
 황금백벽비위귀 (黃金白璧非爲貴) 황금과 백옥만이 귀한 줄을 아지 마소.
 유유가사피최난 (惟有袈裟被最難) 가사옷(僧服法衣) 얻어 입기 무엇보다 어려워라.

전생에 도가 높은 스님이 환생하여 황제가 되어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떠돌아다닌 것은 다름 아닌 스님의 한 생각으로 인한 것이었으니 황제의 어가를 보다 문득 황제라는 것도 해 볼만 한 것이로구나 하였고 정치를 잘하지 못하여 백성이 곤궁함에 빠진 것을 보고 내가 만약 황제가 되면 정치를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한 생각에서 기인하였던 것이다.

 회한당초일념차 (悔恨當初一念差) 당초에 부질없는 한 순간의 잘못으로
 황포환각자가사 (黃袍換却紫袈裟) 가사장삼 벗고 곤룡포를 입게 됐네.
 아본서방일납자 (我本西方一衲子) 이 몸을 알고 보면 서천축 스님인데
 연하류락제왕가 (緣何流落帝王家) 무엇을 반연하여 제왕가에 떨어졌나?

 십팔년래부자유 (十八年來不自由) 十八년 지내간 일, 자유라곤 없었노라.
 산하대전기시휴 (山河大戰幾時休) 강산을 뺏으려고 몇 번이나 싸웠더냐.
 아금철수귀산거 (我今撤手歸山去) 내 이제 손을 떨고 산 속으로 돌아가니
 나관천수여만수 (那管千愁與萬愁) 만 가지 근심 걱정, 내 아랑곳할 것 없네.

 짐내대지산하주 (朕乃大地山河主) 이 내 몸 중원천하 임금 노릇 하건마는,
 우국우민사전번 (憂國憂民事轉煩) 나라와 백성 걱정 마음 더욱 시끄러워
 백년삼만육천일 (百年三萬六千日) 인간의 백년 살이 삼만 육천 날이란 것
 불급승가반일한 (不及僧家半日閒) 풍진 떠난 명산대찰 한나절에 미칠 손가.

 아손자유아손복 (兒孫自有兒孫福) 자손들은 제 스스로 제 살 복을 타고났으니
 불위아손작마우 (不爲兒孫作馬牛) 자손들을 위한다고 말 소 노릇 그만 하소.
 고래다소영웅한 (古來多少英雄漢) 수천년 역사 위에 많고 적은 영웅들아
 남북동서와토니 (南北東西臥土泥) 푸른 산 저문 날에 한줌 흙이 된단 말인가.

이 같은 시를 지어면서 절집 생활에 익어갈 무렵에 순치의 대를 이어 여덟 살에 등극한 강희황제가 조정의 혼란상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아버지 보고 싶어 수소문하여 찾아갔다. 순치의 방에는 짐과차(朕過此) “내가 이곳을 지났노라.” 라는 글귀만 남기고 순치는 없었다. 짐과차 세 글자에 강희는 아버지의 굳은 뜻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순치는 절간의 부목으로 산에 가서 나무를 하고 스님들 시봉을 하면서 곤룡포를 입고 지은 업장을 녹였다고 한다. 천하를 정복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정복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고해바다를 건너면서 업장의 분량만큼 소진을 한 후에 하늘의 부름을 기다려야지 감내하지 못하고 스스로 교만하면 높은 곳에 이르지 못한다. 순치황제의 출가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하고 친절하고 나누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많이 가지자.

지옥도 천당, 극락도 무시로 넘나들 수 있는 대 자유의 경지가 바로 득도이며 해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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