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 나 홀로 밥상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347] 나 홀로 밥상

0 개 3,240 KoreaTimes
나를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된다는데 나는 사랑이 없는 사람일까? 살아가는데 먹는 일만큼 중요한게 없는데 왜 나는 그 일에 그리 소홀하고 성의가 없을까? 나 자신만을 위해서 제대로 먹자고 무얼 준비한다는게 영 서둘다. 반 평생을 혼자 살면서도 매 때마다 온갖 정성으로 챙긴 식탁에 건강관리며 멋을 부리는 친구에게 지천구를 들으면서도 닮아지지가 않으니 이제와서 나이 먹어 귀찮음까지 더해져 그 버릇이 고쳐질리가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지사다.
  
정성으로 만든 반찬 고루 챙겨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과 함께 하던 때의 아득한 추억이 그립다. 요즈음은 나 홀로 앉는 사람이 오직 나뿐만이 아닌 세상이 되어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저마다 바쁘게 사는 세상이다보니 가족들이 있어도 제가끔이다. 간편식으로 빵이나 시리얼로 쉽게 해결하는 아침은 그렇다치더라도 저녁한때나마 오붓하게 가족 모두 둘러앉아 밥먹는 일도 흔치 않는것 같다.
  
누군가와 더부러 함께하는 식사, 이젠 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식당에서 만나는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세태의 흐름을 탄 외식문화의 범람속에서 온통 먹거리의 잔치판이 벌어지는 집 밖, 간단한 페스트푸드에서부터 레스토랑, 월남국수집, 태국음식점, 중국집, 일식집, 몽골리안 부페, 순대국ㆍ감자탕ㆍ칼국수, 메뉴도 다양한 한국식당까지…. 이제 외식이 특별한 날만 하게 되는 시대는 옛날 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한끼 식사를 때우려고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곳으로 변해 버렸다. 마음만 먹으면 그 아무 것이라도 골라 먹을 수는 있지만 집의 음식과는 분위기부터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되고 쉽게 물려 버리는 경우도 없질 않아 그게 문제다.
  
내가 아는 어느 젊은이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 사는데, 하루 일이 끝나고 나면 두 시간거리나 되는 시티 주변의 식당까지 원정을 다닌다고 자랑같기도 하고 투정같기도 한 말을 하는데 바쁜 아내가 챙겨 주지 못하는 그리운 한식을 찾아 먹기 위해서라니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먹고 산다는게 도대체 무엇일까?
  
주말에 시간 어떠냐고 뻔질나게 전화해서 보채는 ㅇㅇ엄마도 있다. 혼자 밥먹는 일이 지겨워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아주 가끔씩이라도 함께 밥을 먹어야 하지 않느냐고 앙탈같은 주문이다. 안 먹고는 살 수 없으니까 의례적으로 배들 채우는 작업(?)에 길들여진 사람들, 키위 남편식사는 이 나라 식으로, 자기는 나중에 김치 꺼내놓고 혼자서 밥을 먹어야 하는, 현지인과 결혼해 살아도 여기 음식으로는 안되는 고집불통의 여인이다. 한국여인과 살면서 김치 된장 냄새에 코를 싸쥐는 키위 남편도 혼자서 식사하는 불행(?)한 사람이긴 매한가지다.
  
요즈음은 먹거리가 흔한 세상이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다. 들락날락 혼자서 시도 때도 없이 먹으며 식사 때가 따로 없게 된다.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서 또는 TV를 보면서도 식사가 거뜬히 해결되는 세상이다. 너무 바빠서 아예 굶을 작정으로 서두르는 직장인들도 많다. 어떤 주부는 변기에 앉아 볼 일을 보는 남편 입에 밥을 떠 먹여 준다던가. 그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면 혼자 남은 주부도 결국은 나 홀로 밥상이다.
  
젊은 세대는 시대에 맞추느라 어쩔 수 없지만 늙으면 애 된다는 옛말이 맞는 말인지 어렸을 때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가족끼리 방안 가득 둘러 앉아 밥 먹던 일상의 일들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떠오르고 정서로서 가슴을 적셔 온다. 넓은 두레반에 여섯남매가 끼어 앉아 밥먹을 땐 맛없는 게 없었다. 큼직하게 토막 낸 돼지고기 넣고 끊인 김치찌개 냄비에 엉덩이를 반쯤 들고 일어나 냄비속에 얼굴을 묻고 휘저어 저마다 고깃점을 찾아먹던 그 때의 진풍경. 그 진맛이 생각만해도 입에 군침이 돌아 식욕없는 지금 내 구미를 당겨주는 좋은 약이 되기도 한다.
  
이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고 어김없이 야단법석이다 벌써부터 이 나라에서는…, 그 저녁의 식탁을 빛내는 요리며, 그 요리를 올리는데 식탁보는 어떤 것이 더 어울릴까? 마냥 사치를 부린 화려한 그릇들, 크리스탈, 각양각색의 촛대들, 특별한 날 식탁의 아름답고 멋스러움을 TV에서 눈요기로 즐기면서 그 식탁에 둘러앉을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나도 거기에 앉을 사람이기라도한양 공연히 가슴이 설레인다. 그러나 문득 그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내 빈 식탁이 더욱 쓸쓸하게 나를 맞이한다. 늙어서 오래오래 함께 밥먹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허지만 이 지구상 어디인가 아직도 가난에 찌들어 먹거리에 허기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나 홀로 밥상에도 나는 감사를 드리며 배부른 투정을 부려보는 것이다.

“교민 여러분! 좋은 크리스마스 되시고, 새해에 복많이 받으십시오.
더더욱 발전하는 교민사회가 되기를.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11 | 1일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70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5 | 10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3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5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5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3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3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8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8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4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5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44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6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12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9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50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7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9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9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8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4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2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4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31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