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동에서 온 편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호평동에서 온 편지

0 개 3,612 NZ코리아포스트
어린 강아지풀과 노오란 민들레꽃이 얌전하게 말려져 진홍의 카드지 안에서 환하게 나를 반긴다.

훌쩍 해를 넘긴 작년. 봄의 소식을 알리며 고국의 땅 한 모퉁이 호평동에서 날아온 새해의 첫 편지다. 계절을 바꾸면서 긴~시간 정성으로 준비했을 내게 향한 마음을 읽으며 하나 둘 카드가 쌓이면서 그 분과의 정도 두터워만간다. 나를 형님이라 부르는 편안한 그 분은 아직도 예쁜 글씨체로 친필 편지를 늘 보내와 따뜻한 체감으로 감동을 이끌어 내는 나의 진정한 벗. 변함없는 ‘팬’이다.

고층 아파트가 키를 재듯 쑥쑥 솟아나는 변두리 시. 아직도 옛날 그대로의 시골스러운 집들이 더러 남아 있어 신도시답게 불균형의 어색함이 함께한다. 쓸어질듯 초라하게 버티고 서있는 집들사이 작은 길섶에서 자랐을 강아지풀과 민들레가 소곤소곤 옛마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 재미스럽다.

소녀같은 감성이 어딘가 자기와 닮아서 괜시리 기쁨 가득한 웃음이 절로 나온다나. 그러나 우리의 공감대는 역시 황혼이라는 인생의 ‘이슈’가 으뜸인가보다 동봉해 온 작자 미상의 ‘시’ 한 편을 읽으며 온 몸에 짜릿한 전률을 느낀다.

                                                     허     무

부생모육 그 은혜는 태산보다 높고 큰데. 청춘남녀 많다지만 효자효부 안보이네
시집가는 새 색씨는 시부모를 마다하고. 장가가는 아들들은 살림나기 바쁘도다
제 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은 표정이네
시끄러운 아이소리 잘한다고 손뼉치며. 부모님의 회심소리 듣기싫어 빈정대네
제 자식의 오줌똥은 맨손으로 주므르나, 부모님의 기침가래 불결하여 밥못먹네
과자봉지 들고와서 아이손에 쥐어주나,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 줄을 모르도다.

애완동물 병이나면 가축병원 달려가도, 늙은부모 병이나면 그러려니 태연하고
열 자식을 키운부모 하나같이 키웠건만, 열자식은 한부모를 귀찮스레 여겨지네
자식위해 쓰는 돈은 아낌없이 쓰건만은, 부모위해 쓰는돈은 하나둘씩 따져보네
자식들의 손을 잡고 외식함도 잦건만은, 늙은부모 위해서는 외출한번 못하도다.


요즘 자식들은 부모를 물건취급 해 쓸모가 없어지면 폐기처분 한다던가. 지나친 말 같지만 실제로 통계가 나와 있다니 현실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과연 부모는 어디까지가 쓸모일까?

그래서 현명한 지금 부모들은 일찌감치 노후준비를 하면서 자기들 인생도 즐기며 그렇게 사는가보다.

지금 70대의 은퇴자 중 손에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자녀들을 키우느라 노후 준비를 못한 안타까운 세대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가 아니기에 자식에게 몽땅 쏟아붓고 남은게 있을리 없는 사람들은 노후가 곧 나락일 수 밖에...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는 전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시대가 인생을 좌우한다면 씁쓸해도 순응할 수 밖에 없질 않은가.

사랑하는 형님께 영적 꽃다발을 드린다는 가슴 따뜻한 우리끼리의 위안이 차라리 반갑다.

미사 영성체로 시작해서 묵주기도. 화살기도등. 내게 수호천사가 되어주는 그 분.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우리들 세대가 아쉽고 그립다.

우리 그 첫 날의 만남을 감사하며 삽시다.

세월이 바뀌고 세상이 어지러워도 늘 그 자리에서 정다운 눈짓 보내며 웃으며 삽시다.
까아짓 허무일랑 바람에 날려보내고. 그래도 살아 있음을 고맙게 삽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소년 도박 문제와 온라인 게임의 연관성: 팬데믹과 게임 플랫폼의 영향

댓글 0 | 조회 151 | 5일전
최근 시드니 대학교 연구진은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에서의 인게임 결제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복잡한 가상 화폐 시스템과… 더보기

2. 마우이와 태양을 길들인 이야기

댓글 0 | 조회 89 | 5일전
태초의 뉴질랜드, 이곳은 마오리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땅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용감하고 영리한 영웅은 반신반인의 존재, ‘마우이(Maui)’ 였다. 마우이는 신… 더보기

전생에 시아버지를 안 모신 업

댓글 0 | 조회 208 | 5일전
제 먼 친척 중에 굉장히 선(善)을 많이 베푼 분이 계셨습니다. 천주교에서 큰 활동을 한 분이셨죠. 그런데 병석에서 3년을 보내고 돌아가셨습니다. 넘어지는 바람에… 더보기

성공적으로 AE워크비자를 옮기려면?

댓글 0 | 조회 286 | 6일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체류를 위해서는 영주권 비자(뉴질랜드 국적자 제외) 또는 임시체류 비자를 소지해야만 가능합니다. 임시체류 비자의 대표주자인 워크비자(Work… 더보기

IT가 세상을 바꾼다

댓글 0 | 조회 258 | 6일전
40여 년 전 미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20세기 중 몇 차례 방문한 일이 있지만 21세기 들어 25년 만에 개별 방문 차원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보고 몇 … 더보기

누수 피해 보험 청구 어떻게 진행되나요?

댓글 0 | 조회 330 | 6일전
안녕하세요, 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저희는 배관 전문 회사지만, 고객님들로부터 집 관련 보험 청구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습니다. 집을 소유하신… 더보기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행복

댓글 0 | 조회 114 | 6일전
템플스테이 50회 참가자 - 신동천·민혜련 부부퇴직 후 상실감 템플스테이로 극복“햇볕이 쨍쨍해도 좋고, 없어도 괜찮아요. 비가 와도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금 … 더보기

계약법 (contract law) 주요 분쟁

댓글 0 | 조회 225 | 6일전
뉴질랜드 법을 비롯한 “보통법” (common law) 체계에서는 계약법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상업활동을 하다보면 사람 사이에 … 더보기

초개인화 시대,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182 | 6일전
우리는 지금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개인화라는 개념은 영화를 볼 때 각자 취향에 맞는… 더보기

벙커에서 배우는 인생의 탈출법

댓글 0 | 조회 147 | 6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벙커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페어웨이를 잘 따라가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로 모래 속에 공이 파묻혀 버린다. 벙커는 단순한 장애물이 … 더보기

뉴질랜드의대 정원확대! 합격 전략은?

댓글 0 | 조회 445 | 6일전
올해도 오클랜드 대학교 또는 오타고 대학교에 진학하여 뉴질랜드 의대를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뉴질랜드 의대 정원이 다시 한번 확대… 더보기

전기차(EV)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보수 차이, 하이브리드 차량 관리법

댓글 0 | 조회 389 | 6일전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유지보수 차이,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더보기

지지익선(知知益善)

댓글 0 | 조회 89 | 6일전
분신처럼 함께하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새로운 동반자가 된 스마트폰도 컴퓨터다. 입력, 처리, 출력, 저장장치가 있고 컴퓨터와 달리 전원을 공급하는… 더보기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74 | 10일전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75 | 10일전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59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87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436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51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297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73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26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75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91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87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