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민 남자의 비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보문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박기태
채수연
독자기고
EduExperts
이주연
Richard Matson
수필기행

어느 이민 남자의 비애

0 개 4,132 오소영
불황의 수렁은 하염없이 깊어만 가는가? 주변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교민들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신천지를 찾아 보따리를 끌고 꿈에 부풀어왔던 사람들의 돌아가는 뒷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보아야만 하는지 안타깝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파경없이 온 가족이 함께라는 것에 안도를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두고 혼자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측근의 A씨가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함께 잘 살아보자고 왔다가 이혼의 씁쓸한 결별로 눈물을 먹음고 돌아간 B씨도. 그리고 C씨도.... 그리고보니 한국에 살 때에 뵈었던. 전혀 이해가 안되는 어느 노인분의 안타까웠던 사연 하나가 현실적으로 떠올랐다.   

광주(光州)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잘 나가던 그 분에게는 오랜 숙원이 하나 있었다.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 태권도 종주국 한국을 자랑하고 알리고 싶어 기회를 엿보기에 급급했다.   

1980년대 중반 드디어 가산을 정리하고 식솔들과 함께 미국땅을 밟았다. 적잖이 가져간 돈에 모기지를 보태어 멋있는 집도 장만하고 두 대의 차도 샀다. 아이들은 적응이 빨라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등 학교 생활에 익숙해져 걱정이 없었고. 가지 않겠다고 끝까지 고집으로 버티다가 마지못해 따라나선 아내도 차츰 행복한 웃음으로 화사해져가니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몸달아 그들을 끌고나선 자신은 일이 쉽게 풀리질 않아 고전을 해야만 했다. (이게 아닌데...)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이 초조로. 그런 모습을 가족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저녁마다 술로 자신을 달래며 귀가를 하곤했다. 하지만 그리 오래 수입없이 버틸 수는 없었다.    

어느날 아내와 심한 언쟁이 벌어지자 그동안 참았던 울분에 화가 겹쳐 있는대로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다혈질인 그가 인내의 한계를 벗어나면 한바탕씩 치뤄내는 고질병이 드디어 덧난 것이다. 얼마간 화풀이를 하고나니까 가슴이 후련해져 멋적게 서성대다가 밖으로 뛰쳐 나왔다. 바람이나 쏘이고 들어가면 되겠다는. 그의 평소 습관이었다. 인적없는 밤. 공원에는 외로히 졸고 있는 가로등이 희미하게 나무들 사이로 심심한 벤취를 비쳐주고 있었다. 찬바람속에서 문득 정신을 차리고 하늘을 쳐다보니 둥근달이 환하게 웃고있질 않은가. 그 속에 그리운 어머니 얼굴이. 그리고 한국에서의 단란했던 집안 풍경이 스크린처럼 지나갔다. 아주 먼 옛날 일 처럼 그 때가 그리웠다. 후회와 실망감으로 헝크러진 자신을 추스르며 다시 잘 해 보자고 다짐을 하면서 천천히 집으로 돌아오는데 무슨 일일까? 누군가가 장승처럼 현관문 앞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NO! NO!” 분명 자기에게 하는 말임을 깨달으며 그가 POLICE라는 걸 알고 경악을 했다. (내 집인데 못 들어가게 하다니...) 어이없는 문화에 아찔한 충격을 받으며 잠시 현기증을 느꼈다. (그래 여기가 미국이었지) 하지만 그게 인생 막장으로 가는 첫 출발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수십년을 동고동락했던 아내가 이혼 청구를 해 왔고 그는 졸지에 혼자가 되어 외로운 미국에서 미아의 신세로 전락 해 버렸다.   
 
남은 것이라곤 건강한 몸 하나뿐. 모기지와 아이들 양육비를 벌어야 했기에 죽을 각오로 노동판에 뛰어들어 막일을 하며 긴 세월을 버티어냈다. 힘들고 외로운 밤을 이불속에서 소리내어 짐승처럼 울기도 하면서... 두 딸들을 시집보낸 아내는 그 손주들을 돌보며 착실히 보수를 챙겨 ‘캐딜락’을 타는 유복한 노후를 즐기며 살고 있으니 부부의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인가보다. 막내의 양육비에서 놓여 났을 때. 그도 새 인생을 살아보려고 재혼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 딸들만 챙기니 여전히 외로운 신세. 이제 황혼을 맞아 현지 처라도 구해보려고 고국에 나왔다는 그 분. 굵게 패인 이마의 주름살이 인고의 흔적처럼 보기에도 민망했다. 그 볼을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을 감추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던. 남자가 흘리던 눈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 때는 드라마같은 인생도 정말 있구나 라는 생각 뿐. 절절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 갑자기 왜 그 생각이 떠 오르는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 여기 어딘가에도 그 분같은 인생을 살고 있을 누군가가 있을 것만 같은 노파심 때문이 아닐까? 어려운 때 일수록 가족이 함께 뭉쳐 힘을 발휘해서 꿋꿋하게 난관을 헤쳐나가야 되리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청소년 도박 문제와 온라인 게임의 연관성: 팬데믹과 게임 플랫폼의 영향

댓글 0 | 조회 152 | 5일전
최근 시드니 대학교 연구진은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에서의 인게임 결제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복잡한 가상 화폐 시스템과… 더보기

2. 마우이와 태양을 길들인 이야기

댓글 0 | 조회 89 | 5일전
태초의 뉴질랜드, 이곳은 마오리 전설이 살아 숨 쉬는 땅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용감하고 영리한 영웅은 반신반인의 존재, ‘마우이(Maui)’ 였다. 마우이는 신… 더보기

전생에 시아버지를 안 모신 업

댓글 0 | 조회 208 | 5일전
제 먼 친척 중에 굉장히 선(善)을 많이 베푼 분이 계셨습니다. 천주교에서 큰 활동을 한 분이셨죠. 그런데 병석에서 3년을 보내고 돌아가셨습니다. 넘어지는 바람에… 더보기

성공적으로 AE워크비자를 옮기려면?

댓글 0 | 조회 287 | 6일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체류를 위해서는 영주권 비자(뉴질랜드 국적자 제외) 또는 임시체류 비자를 소지해야만 가능합니다. 임시체류 비자의 대표주자인 워크비자(Work… 더보기

IT가 세상을 바꾼다

댓글 0 | 조회 258 | 6일전
40여 년 전 미국을 처음 방문한 이래 20세기 중 몇 차례 방문한 일이 있지만 21세기 들어 25년 만에 개별 방문 차원에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보고 몇 … 더보기

누수 피해 보험 청구 어떻게 진행되나요?

댓글 0 | 조회 330 | 6일전
안녕하세요, Nexus Plumbing의 김도형입니다. 저희는 배관 전문 회사지만, 고객님들로부터 집 관련 보험 청구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습니다. 집을 소유하신… 더보기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행복

댓글 0 | 조회 114 | 6일전
템플스테이 50회 참가자 - 신동천·민혜련 부부퇴직 후 상실감 템플스테이로 극복“햇볕이 쨍쨍해도 좋고, 없어도 괜찮아요. 비가 와도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금 … 더보기

계약법 (contract law) 주요 분쟁

댓글 0 | 조회 225 | 6일전
뉴질랜드 법을 비롯한 “보통법” (common law) 체계에서는 계약법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상업활동을 하다보면 사람 사이에 … 더보기

초개인화 시대,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182 | 6일전
우리는 지금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개인화라는 개념은 영화를 볼 때 각자 취향에 맞는… 더보기

벙커에서 배우는 인생의 탈출법

댓글 0 | 조회 147 | 6일전
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 벙커에 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페어웨이를 잘 따라가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로 모래 속에 공이 파묻혀 버린다. 벙커는 단순한 장애물이 … 더보기

뉴질랜드의대 정원확대! 합격 전략은?

댓글 0 | 조회 445 | 6일전
올해도 오클랜드 대학교 또는 오타고 대학교에 진학하여 뉴질랜드 의대를 도전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뉴질랜드 의대 정원이 다시 한번 확대… 더보기

전기차(EV)와 내연기관차의 유지보수 차이, 하이브리드 차량 관리법

댓글 0 | 조회 389 | 6일전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유지보수 차이, 전기차의 배터리 관리… 더보기

지지익선(知知益善)

댓글 0 | 조회 89 | 6일전
분신처럼 함께하는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새로운 동반자가 된 스마트폰도 컴퓨터다. 입력, 처리, 출력, 저장장치가 있고 컴퓨터와 달리 전원을 공급하는… 더보기

고칼륨혈증과 만성콩팥병

댓글 0 | 조회 174 | 2025.04.04
필자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며 즐겨 먹었다. 그러나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청 칼륨 농도가 정상치인 3.5-5.5mmol/L를 초과한 … 더보기

드라이버 한 방의 유혹 - 인생도 한 번에 해결될까?

댓글 0 | 조회 175 | 2025.04.04
골프장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티샷을 날릴 때다. 드라이버를 손에 쥐고 300m를 가뿐히 날려보낼 상상을 하는 순간, 우리는 마치 PGA 투어 선수라도 된 듯한 … 더보기

강제적인 시간외 근무

댓글 0 | 조회 959 | 2025.03.26
일반적으로 고용계약서에는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습니다.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 고용주는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한 임금만을 지급하면 되며 시간외 근로… 더보기

1. 타네 마후타(Tane Mahuta) – 거대한 생명의 나무

댓글 0 | 조회 387 | 2025.03.26
뉴질랜드의 북섬 깊은 곳, 와이포우아 숲(Waipoua Forest)에는 신비로운 나무가 우뚝 서 있다. ‘숲의 신’이라 불리는 타네 마후타(Tane Mahuta… 더보기

아, 놀라워라,“은퇴 부모 영주권”

댓글 0 | 조회 2,437 | 2025.03.26
고국의 은퇴하신 부모님이 늘 마음에 남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 신분의 뉴질랜드 자녀라면, 그 분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영구히 거주할 수 있을 방법이 있는지 늘 … 더보기

맑은 차 한잔에 담긴 선의 경지를 엿보다

댓글 0 | 조회 151 | 2025.03.26
<해남 대흥사 일지암>최상의 옥과 같이 맑은 차 한잔, 과연 그 차는 얼마나 특별했기에 한 잔에 겨드랑이에 바람이 일고 선경에 이르렀을까. 달과 구름조… 더보기

아픈 분들을 생각하며

댓글 0 | 조회 297 | 2025.03.26
새벽에 잠이 깨어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는 잇몸병이 아닌가 했는데 통증이 잠을 깨우는 것을 보니 충치가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통증을 들여다보며 아픔이 빚어내는… 더보기

법인 파산 (Liquidation) 및 개인파산 (Bankruptcy)

댓글 0 | 조회 573 | 2025.03.25
지난 칼럼에서는 법인 상대로 최후통보를 날리는 statutory demand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의 단계인 법인파산, 그리고 그것과 거… 더보기

밥 한 번 먹자

댓글 0 | 조회 326 | 2025.03.25
문밖을 나서기 불편했던 추위가 사그라지니 거리에 발길이 늘었다. 동네 식당에도 활기가 도는 것 같다. 푸성귀가 나오기 시작하니 식당에서도 찬거리 만들기가 쉬울 것… 더보기

찬란한 배신

댓글 0 | 조회 375 | 2025.03.25
<미수(米壽, 88세) 기념작> - 단편소설주말 늦잠을 자던 시연이 눈을 떴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뭘 이렇게 일찍부터 지지고 볶을까?… 더보기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하는 법

댓글 0 | 조회 292 | 2025.03.25
필자는 오는 4월 5일 한국대학 및 호주 뉴질랜드 의약계열 입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4~5회 정도의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이번 세미나는 2025년 첫 세… 더보기

여수

댓글 0 | 조회 187 | 2025.03.25
시인 김 명인여수, 이 말이 떨려올 때 생애 전체가한 울림 속으로 이은 줄 잊은 때가 있나만곡진 연안들이 마음의 구봉을 세워그 능선에 엎어놓은 집들과 부두의 가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