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4] Fighting 대한민국, 핸드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최성길
Danielle Park
김도형
Timothy Cho
강승민
크리스틴 강
들 풀
김수동
멜리사 리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정동희
EduExperts

[284] Fighting 대한민국, 핸드폰!

0 개 4,514 코리아타임즈
지난 달 초 한국의 한 지방 도시 술집 화장실에서 마주친 남자가 술에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자, 힘을 내라는 뜻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Fighting!”하고 외쳐준 20대 회사원이, 기분이 상한 취객의 친구가 날린 주먹에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인 터넷에서 보았다. 맞은 20대 회사원에게는 대단히 미안 한 얘기지만, 그 짤막한 기사를 쓴 기자의 말처럼 "파이팅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하는 것이 아니라 “Fighting!
(싸움)”이라고 했으니까 말 그대로 주먹‘싸움'이 벌어 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어렵지도 않은 영어 단어‘fighting'을 생각 없이 잘못 쓰기 시작해서, 이제는 하루에도 수 십 번씩 TV에서 까 지 사람들이“화이팅! 파이팅!”우리말 표준어처럼 쓰고 있다.  TV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엄마 아빠 파이팅! (엄마 아빠가 싸우고 있어요!)"이라고 따라 외치게 하고, 교육 전문 방송인 EBS-TV에서 까지도 영어회화 시간 을 선전하면서“영어 회화 화이팅!"이라고 하며 '아주 호 전적인 영어 회화!'를 광고하고 있다. 이번 국회 의원 선 거 유세 때 자신들에게 표를 달라고“Fighting OO당!”하고 돌아 다니면서“국회에서 싸움박질만 하고 있는 OO당!”
이라는 것을 큰 소리로 만천하에 광고한‘의원님'들도 있 다고 한다.

  청소년을 위한 TV 여름 방학 특선 강연의 제목 "파이 팅 하이틴!"은 "싸움하는 10대"라는 뜻으로 그렇지 않아 도 골치 아픈 학원 폭력을 부추키는 꼴이 될 것이고, "Fighting Korea!"라고 소리치며 올림픽 경기장에 가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응원하면 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 이 평화의 제전에 와서도 싸움을 벌이려고 한다고 할 것 이다. 싱가폴에서 열린 요리 대회에 가서 까지도 볶음밥 을 만드는 외국 요리사들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방송인들을 보고 외국인들은 무엇이라고 생각했을 것인가?

  올 해에도 아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Fighting! Fighting!"이라고 외치면, 투혼을 발휘하여 열심히 잘 하라는 뜻이 아니라, 박찬호 선수가 운동장에서 발길질하며 치고 받고 싸우기를 염원한다는 뜻 밖에는 안된다.  박찬호 선수의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으면 "Fighting!  Fighting!" 하고 소리 칠 것이 아니라 "Go! Go!"라고 외쳐야 올바른 영어가 된다.  그보다도 차라리 "힘내라! 힘내라! 박찬호!"라고 하거나, "이겨라!  이겨라!  박찬호!"라고 응원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못 쓰이기 시작하여 굳어버린 언어는 바로 잡기가 결코 쉽지 않다.  서로에게 상처주고 고통 받고, 서로 위 로 하고 위로 받는 인간들에 대한 안쓰러움까지 고스란 히 감싸 안았던 노희경 작가의 연속극 '꽃보다 아름다워' 에서, 애 딸린 이혼녀 미옥(배종옥)과 집안의 유일한 희 망으로 기대하며 교수로 키워왔던 아들 영민(박상면)과의 결혼을 완강히 반대해왔던 영민 아버지가 둘의 결혼을 마침내 허락한다는 말을 미옥에게 하기위해 아들 영민에 게 '핸드폰'을 달라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 시골에서 배운 것 없이 농사만 지며 살아온 아버지의 극중 성격의 사실 성을 살리기 위해 노희경 작가는 세심하게 신경 써 대사 를 처리했다. "네 핸드폰 좀 다오."가 아니라 "네 손전화기 좀 다오."라고. 그러나 작가의 세심한 배려에도 불구 하고 이 대사는 올바른 표현이 될 수 없다.  귀에 꽂고 듣는 것 'earphones'이고, 머리에 쓰고 듣는 것은 'head- phones'이지만, 손에 들고 전화를 걸 수 있는 핸드폰(handphone)이라는 영어 표현은 없기 때문이다.
'기지국을 단위로 한다'는 뜻에서 쓰는 'cellular phone' 또는 'cell phone'이라는 일반적인 영어 표현을 처음부터 썼던가, 뉴질랜드에서처럼 'mobile phone'(이동 전화)이라고 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전 세계에 엄청나게 많은 '핸드폰'을 수출하는 '핸드폰 강국'에서.
  
  한국에서는 바삐 움직이느라 '핸드폰'을 꼭 갖고 다녔지만, 뉴질랜드에서 생활한 지 벌써 3년이 되어가고 있어도 필자는 아직도 'mobile phone'을 구입하지 않았다.  손에 들고 다니며 전화를 걸면 즉시 상대방의 위치와 상태를 알아낼 수 있게 해주는 'mobile phone'은 편리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마음을 빼앗아가  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평화, 놀랄 만큼 많이 주는 행복 에너지

댓글 0 | 조회 137 | 21시간전
▲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에 온 북아일랜드 작가 애나 번스. 그는 “평화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서울 은평구에서 주관하는 이호철… 더보기

욕실 리노베이션 : 쉽지 않은 선택들

댓글 0 | 조회 442 | 21시간전
지난 호에 이어 이번에도 욕실 리노베이션, 즉 바스룸 리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욕실 리노베이션을 준비할 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이 질문은 범… 더보기

대설주의보

댓글 0 | 조회 231 | 21시간전
시인 최 승호해일처럼 굽이치는 백색의 산들,제설차 한 대 올리 없는깊은 백색의 골짜기를 메우며굵은 눈발은 휘몰아치고,쬐그마한 숯덩이만 한 게 짧은 날개를 파닥이며… 더보기

차생활로 삶을 향기롭고 기품 있게

댓글 0 | 조회 129 | 21시간전
예로부터 차(茶)는 일상생활에서 신체적인 유익함만을 가져다주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을 수양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곧 차(茶)는 단순히 마시는 행위로 끝나는 게 아… 더보기

선택과 집중

댓글 0 | 조회 176 | 1일전
“인생은 연속되는 선택의 과정이자 그 결정의 총 집합이다”라고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 1828-1910)는 말했다. 우리는 생애 중 끊임없는 크고 … 더보기

37. 나의 식사 적량은 얼마인가?

댓글 0 | 조회 369 | 1일전
개인적인 식사 적량은 그 사람의 장건강 상태, 몸을 사용하는 정도, 음식의 종류, 식습관에 따라 개인 차이가 있다. 연령별 또는 체중에 따라 식사량을 일률적으로 … 더보기

병을 이기는 여섯 가지 실천

댓글 0 | 조회 196 | 1일전
첫째, 마음을 편히 하십시오.둘째, 가능한 모든 세상의 진단방법을 사용하여 유혹의 실체를 확인하십시오.셋째, 가능한 치료방법을 사용하여 치료를 받으십시오.넷째, … 더보기

의대 적성고사 “UCAT” 제대로 알고 준비하기

댓글 0 | 조회 426 | 2일전
뉴질랜드에서 의대를 보유하고 있는 오클랜드 대학교와 오타고 대학교는 의약계열(Clinical Programme) 입시를 위해서는 두 학교 모두 GPA, UCAT,… 더보기

오클랜드 공항

댓글 0 | 조회 943 | 2일전
도시의 외곽에서 살아가는 나로서는, 공항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주 함들 때문에 어쩌다 고국에서 오는 손님을 마중할라 치면 여간 긴장되는 게 아니다.전광판에 나… 더보기

방학, 자녀와 함께 건강한 게임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댓글 0 | 조회 263 | 2일전
방학이 되면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나곤 합니다. 게임은 즐거운 오락 활동이 될 수 있지만, 일부 게임의 설계와 사용 습관은 도박과 유사한 위험 요… 더보기

미안한 일

댓글 0 | 조회 191 | 2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여름 지내고 편히 쉬려는 낙엽을 밟고 지난 다닌 일.넓은 방을 가졌지만 더 이상 콩기름 바른 장판 냄새를 잃어버린 일.성스러운 거룩함을 찾다… 더보기

디지털 시대, 메모는 생존의 기술

댓글 0 | 조회 159 | 2일전
메모를 잘하며 살던 한 ‘수첩 공주’가 있었다. 들으면서 바로 요약해 적는 건 어찌보면 대단한 기술이다. 누군가 ‘적자생존(適者生存)’이라고 쓰고 “적는 자가 살… 더보기

보약 한 첩보다 아침식사!

댓글 0 | 조회 670 | 6일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연령별 아침 결식률(缺食率)은 12-18세 30%, 19-29세 37.4%, 30-49세 24.5%, 50-64세 10.7%, 65세 … 더보기

이런 고등학교는 피하세요

댓글 0 | 조회 1,832 | 6일전
필자가 뉴질랜드에 처음 이민 왔을 1990년대 초만해도 오클랜드 대학의 세계랭킹이 50위권 이내였고 한국은 세계 랭킹 100위권 이내에 드는 대학이 아예 없을 정… 더보기

36. 지방산, 오메가3과 오메가6의 균형이 가져다 주는 좋은 일들

댓글 0 | 조회 764 | 8일전
신체 내의 염증 반응과 관련하여 오메가3와 6의 체내 비율이 큰 역활을 한다. 오메가6의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염증을 잡을 수 없다. 염증은 암의 원인이 되고 노… 더보기

잊혀져 버린 정의, 그들을 기억하며

댓글 0 | 조회 317 | 2024.11.20
▲ 항일 투쟁과 반독재 투쟁으로 점철된 생애를 담은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의 작가 김학철항일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였던 고 김학철(1916~2001)의 인생을 다룬… 더보기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마음

댓글 0 | 조회 192 | 2024.11.20
언젠가 TV에선 얼굴 없는 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미국에 얼굴 없는 사람이 있답니다. 그런데 아이입니다. 태어난 지 2년 반 쯤 되었는데 얼굴이 없답니다… 더보기

11월의 기도

댓글 0 | 조회 181 | 2024.11.2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주님!올해 겪은 놀란 일을더 여유롭게 견뎌내지 못해부끄럽습니다당신 손 놓치지 않을나를 뽑아 견디게 하셨으니슬펐지만 아름다움이었습니다기차역에서… 더보기

대자유의 맛, 다선일미의 차 명상

댓글 0 | 조회 162 | 2024.11.20
예로부터 스님들은 차를 마시며 수행을 했다. 차가 수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벽암록』의 저자인 송대 원오 극근(圓悟 克勤:1063~1135) 선사의 다선일미… 더보기

욕실 리노가 망설여지는 이유

댓글 0 | 조회 669 | 2024.11.20
최근 몇 주 동안 잘못된 욕실 설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계신 고객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욕실은 단순히 깨끗하고 예쁘게 마감하는 것을 넘어서서, 안 보이는 곳… 더보기

사랑

댓글 0 | 조회 120 | 2024.11.20
시인 정 호승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모든 애인들이 … 더보기

아오테아로아 (멀고 긴 흰구름의 나라)

댓글 0 | 조회 225 | 2024.11.20
식물 줄기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삼각 돛,큰 나무 속을 파내어 만든 통나무 배,긴 나무를 균형지게 본체 좌 우측으로 동여맨 카누에 몸을 싣고,가족과 친지들을 뒤로… 더보기

전하지못한 이야기 ‘해금강’

댓글 0 | 조회 211 | 2024.11.19
지인 j 님께!H 여사와 우리 셋이 모이면 노후의 삶을 어디에서 살면 좋겠냐는 말을 자주 했었지요.서울에서 나고자라 나이먹은 사람들끼리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막연한… 더보기

지피지기 백전백승! 뉴질랜드/호주 의대 제대로 도전하기

댓글 0 | 조회 839 | 2024.11.19
의대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심상치 않은 요즘, 뉴질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전문직에 대한 직업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의대 치대 약대 등의 … 더보기

고요할 수록 밝아지는 것들

댓글 0 | 조회 183 | 2024.11.19
경남대학교에서 86년부터 18년까지, 33년을 일 하다가 은퇴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어느 사이 고희(古稀)에 들었고 앞만 보고 가려하는데, 원고 청탁을 받아 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