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인생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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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는 인생은 아름답다

0 개 2,413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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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전원일기 (마지막회) 

 

1960년대 초에 서울 중앙극장에서 개봉되었던 영화, ‘초원의 빛’을 떠올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 1770-1850)의 시 ‘초원의 빛’을 소재로 구성한 영화로 당시 청소년층의 감수성에 어필(Appeal)하여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초원(草原)은 푸름이고 푸름은 젊음을 상징한다. 초원의 빛은‘젊은 시절의 꿈같은 추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지금은 친구의 남편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로 시골 농장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는 옛 애인을 찾아가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서로가 아직도 사랑은 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놓아야 하는 처지를 인식하고 작별인사를 하는데 배경으로 흐르는 워즈워스의 시 ‘초원의 빛’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다시는 그것이 돌아오지 않음을 서러워 말지어다. 차라리 그 속 깊이 간직한 오묘한 세월을 찾으소서……”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 지방 여행을 하면서 피부로 느낀 것이 전국이 초원으로 덥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초원의 언덕 빼기에 그림 같은 집을……. 2천 년대에 들어 60이 넘은 나이에 농장주택을 사서 생활을 해본다는 것은 모험이자 스토리(Story)가 있는 인생을 살아 본다는 기회도 되었다. 실버데일 인터체인지에서 오클랜드로 올라가는 초입에 오른편쪽을 바라보면 언덕위에 우리 집이 보였다. 집에서 앞을 내려다보면 스노우 플레닛(Snow Planet) 스키장과 실버데일 인터체인지가 발아래 펼쳐지고  멀리 오레와(Orewa) 앞 바다가 시야에 들어 왔다. 

 

대문 쪽으로는 도로가 지나가는데 어떤 차가 우리 집 안으로 방향을 돌려 들어오지나 않을까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영화 ‘초원의 빛’에서 여주인공 나탈리 우드(Natalie Wood)가 옛 사랑 워렌 비티(Warren Beatty)를 찾아오듯이……. 그러나 나에게는 그들과 같은 아름다운 추억 거리가 없기에 현실로 다가 올수 없는 일이었다. 혹시 나의 청소년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나의 소식을 듣고 멀리서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기도 했다. 뉴질랜드까지 이민을 가서 60이 넘은 나이에 자녀들도 다 나가 살고 있는데 외손자 둘을 거느리며 농장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생각할까?  

 

‘사람이 거울을 보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자신의 얼굴이다’ 일본의 철학자 사사키 아타루가 던진 말이다. 거울을 통하지 않고는 자신은 물론이고 세계를 식별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 최초 최고의 타이틀을 가진 두바이 호텔도 언제 그 타이틀을 뺏기고 말지 모를 일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없이 최초, 최고를 향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에는 경쟁이 없다. 스토리는 외부 상황에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스토리는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어, 나는 이런 것은 잘 해낼 수 있어’라는 자기 긍정에서 출발한다.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하는데 해당과목 시험 성적과 봉사활동, 각종 참여 활동 등 스펙(Specification)을 기준으로 하고 본인의 자기 소개서와 어떤 주제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 받아 평가한다. 그런데 수천 명의 지원자들을 식별해야하는데 제출된 서류들이 스펙은 화려한 것 같으나 그 안에 스토리가 없어 천편일률적이고 뭔가 느낌을 주는 내용이 없어 누구를 선발해야 되는지 난감하다고 한다. 심지어는 스펙을 작성하고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대신 써주는 전문 기관이 있어 거기에 의존하는 지망생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겉보기에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도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는 서류는 눈에 띄게 되고 시험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합격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스토리는 사실(Fact)에 감정(Feeling)을 입힌 것이다. 감정을 덧입은 사실은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전달되기가 쉬운데 스토리는 그 안에 원형(Prototype)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농장주택에 9년을 살았으니 내 인생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기간이다. 한국에서도 소유해보지 못한 1만 4천 여 평의 목초지를 품에 안고 살아 봤다. 뉴질랜드가 목축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이니 만큼 그런 나라에 이민 와서 농장주택에 살아 본 경험은 내 인생의 스토리를 작성하는데 귀중한 한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해본다. 무모하게 도전해본 생활이었지만 무리 없이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먼저 살던 벤더(Vendor)의 아낌없는 배려 덕분이었다. 벤더 부부는 시간 나는 데로 농장을 보살펴 주었고 불편한 점들을 해결해 주었다. 벤더는 독일계 키위로 이민 오기 전에는 자동차 기능공으로 일했다. 아들 하나는 그 집에서 오클랜드 대학을 통학하며 석사까지 마치고 미국, 호주에서 공부를 계속하여 박사학위 취득 후 호주에서 훌륭한 직장인으로 성장하였다.         

 

전원지역이라 교통 통신 등 불편한 점들도 많았고 인터넷 속도도 느리기 마련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손자 큰애는 인터넷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전 세계 참가자들이 경쟁하는 월드매스(World Mathematics) 대회에서 2년 연속 뉴질랜드 챔피언을 획득하가도 했다. 또한 뉴질랜드 한인 사회의 절실한 프로젝트였던 ‘뉴질랜드한인사’를 편찬하면서 원고를 완성한 산실(産室)도 그 집이었다. 거기에 개인 칼럼집인 ‘먼 바다 건너 행복이 있다기에’를 집필, 편집/교정을 완성한 산실이기도 했다. 내 인생의 모습을 일부라도 바라 볼 수 있는 거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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