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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냥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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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는 식당에서 먹지 않고 가지고 가는 음식을 파는 가게 테이크어웨이(takeaway)가 많이 있는데 햄버거 가게를 비롯하여 생선튀김, 일본 초밥, 중국요리 등 포장해 주는 음식도 여러 가지로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으면 동냥아치라고 불렀다.

공짜로 얻어먹기 때문에 의자에 앉아서 못 먹고 길거리에서 먹는 것인데 뉴질랜드 길거리에서는 음식을 먹는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학교에서 손자를 픽업해 온 아내가 실실 웃으면서 나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니 뭔가 수상쩍어 보였다.

"여보 여보, 나 돈 벌면 안 돼?"

느닷없이 돈을 번다니...

아내의 이야기가 손자를 학교에 등교시켜 준 후 시내에서 돈 벌다가 손자를 픽업해 온다는 이야기였다.

뭐, 도랑 치고 가재잡고, 꿩 먹고 알 먹는 거라고 말했다.

집에서 손자의 학교까지는 약18키로 정도 되는데 아침 8시에 데려다 주고 오후 3시에 집으로 데리고 온다.

내가 집에 와서 점심 차려 주고 가라고 말해도 아침에 나간 아내는 기름 값이 많이 든다고 거의 시내에 있다 가 손자를 데려온다.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기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영어공부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그러니 거의 나 혼자 점심을 차려 먹어야 한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차피 홀아비 신세는 마찬가진데 돈까지 번다니, 내가 꿩 먹고 알 먹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어디서 돈을 번다는 거야?"

"호호호, 아까 스시 집에 갔는데 내가 일 하고 싶다니까, 너무 좋아하는 거 있지, 근데 당신한테 승낙 받았냐고 물어서 승낙 받았다고 말했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일하기로 했어. 이제 내가 돈을 버는 거야~ 호호호."

스시(sushi)란 일본 초밥을 말하는데 한국인이 하는 스시 테이크어웨이 가게에서 초밥 만드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근데... 얼마씩 준대?"

"시간당 12달러씩, 호호호."

"그건 최저 임금 아냐, 당신 음식솜씨면 더 받아야 되는데..."

"그치, 근데 뭐 처음이니까, 그것도 어디야. 호호호."

아내는 돈 쓸 궁리부터 계산하느라고 분주했다. 그리고 나를 한번 쫙 째려보더니 목에 힘주어 말했다.

"이제 내가 번 돈으로 시장가고 다 할 거야~ "

그 말 속에는 당신 돈 치사해서 안 써 이런 뉘앙스가 풍겼다. 아니, 이거 호랑이 새끼 키우는 거 아냐?

"근데 말이야, 손자 방학 때는 일 안한다고 말해, 알았지?"

내가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감이 잘 안 잡혔다. 이거 돈 번다고 큰소리치고 남편 우습게 아는 거 아냐,

심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반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 몇 푼 더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다행스럽기도 하고,

그 후 카랑카랑하게 힘이 들어간 아내의 목소리는 우리 집 천장이 찢어질 것만 같이 울려 퍼졌다.

딸이 돈을 모아 이태리에 건축여행을 갔다 와야 한다니까

"걱정 마~ 엄마가 돈 버니까, 너 이태리 보내 줄께~"

아들이 고물차로 장거리 운전을 하며 회사 다니니까,

"아들아~ 엄마가 돈 버니까 좋은 차하나 사 줄게,~"

아니, 하루에 60달러씩 벌어서 세금 내야지 시장 봐야지, 언제 돈을 모아 이태리를 보내고 차를 사 준다는 얘기야?

빚내서 이태리 보내 주고 차 사주고 나보고 갚으라는 거 아냐?

아이고, 그나저나 오늘 점심은 뭐하고 먹나...

밖에서 일을 하다가 담배 한대를 쭉쭉 빨고 있는데 붕붕 거리며 한인회장 BK가 찾아왔다.

"아니 어쩐 일이야? 전화도 없이..."

"형님, 어제 집사람이 파김치하고 겉절이를 담았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형님 생각이 나서 좀 가져왔습니다."

"아이고~ 지난번에도 오징어 젓갈 줘서 잘 먹었는데..."

"형수님이 일까지 하시니 형님이 너무 고달프시죠? 맛있는 반찬만 보면 형님 생각이 나서 잘 안 넘어갑니다."

"아이고~ 정말 고마워, 살다 보면... 뭐, 인생은 나그네 길, 동냥아치가 따로 없지 뭐,

하긴, 한국사람 집 다니며 동냥해 먹어도 여름한철은 보낼 거야,"

파김치는 내일 먹으려고 아껴 두고 겉절이랑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맛이 기가 막혔다.

설거지 안 하려고 비닐봉지 채 놓고 맛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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