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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철
늦은 밤이다
이 땅의 모든 어린 것들이 지쳐 있는 밤
너만 편히 지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지구상 어느 나라에 우리처럼
가난은 곧 불행이다, 라는 공식을 외우며
걸식하듯 밤하늘을 쳐다보는 바보들이 있을까
오늘도 뉴스에는
여성들의 80%가 결혼조건의 최우선으로
경제능력을 꼽는다지만
막상 부자로 사는 이들은 열의 둘이란다
그러니 가난을 물리치는 대신 행복을 찾는 게 낫지 않겠느냐
하는 의연함을 키우다가도 옆집 갓난아이
슬픈 울음소리에 화들짝 놀라
빈 주머니를 쑤셔본다 너를 기다리며
딸아 가여운 아이야
많은 이들이 옳다면 옳은 것이겠지
지지 말고 살아라
이민 가며 친구가 남긴 한 마디
악하게 살아야 오래 산다는 말도 되살아오는 밤
어서 돌아와 잠시라도 깊은 잠 마셔봐라 숨소리 예쁘게-
반쪽의 달이 외면하며 구름 뒤에 숨고
밤이 어둔 것조차 내 죄인양 송구스런 밤
너의 행복을 쌓으며 몇 자 쓴다 아이야
■ 시인 박철
■ 오클랜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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