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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가 한창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스마트 팩토리를 지원하고 있다. 10여 년 전에 정부가 중소기업에 ERP의 도입과 생산정보화 사업을 지원했었다. 그때 상당수의 중소기업이 정보화라는 소위 디지털화를 했다. 정부가 디지털화 사업예산의 절반을 지원한 것이다. 어차피 해야 할 것인데 정부 지원받아 하자고 하여 경쟁이 높았었다. 그런데 지금 또 스마트 팩토리 지원 사업이란다.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시대에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보니 답답하다. 의외로 많은 중소기업이 ERP도 하지 않고 엑셀을 기반으로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니 재고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원가계산도 정확하지 못하다. 불량의 원인을 대략적으로 파악하고는 있지만 해결책은 요원하다. 무얼 제대로 해 보고 싶은데 해결사가 없다. 사람이 자원인데 중기업에 그런 능력자가 있겠는가 말이다.
중소기업의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돕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s Planning)프로그램은 패키지로 되어 있어서 계정과목만 잘 설정하고 입력하면 회계와 관련된 장표는 저절로 작성되다시피 하는 s/w이다. 정보고교와 대학에선 오래 전부터 ERP 패키지의 사용법을 가르쳤고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 프로그램으로 재고관리, 구매와 제조, 판매의 전 과정에서 관리 가능한 장표를 만들어 준다. 제조 원가의 계산도 가능하다. 결산을 하고는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챙겨준다. 일반화되어있어서 가격이 부담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런 프로그램을 쓰지 않는 기업이 있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작은 편의점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POS(Point of Sales, 판매시점) 관리 시스템은 계산을 할 때 스캐너로 바코드를 읽으면 회계와 재고관리가 되고 재고가 떨어지기 전에 주문까지 해 준다. 매출장, 상품 재고장, 현금출납장 등이 저절로 기록된다. 부족한 상품을 진열하도록 알려준다.
이와는 달리 생산을 하는 제조 기업에서는 POP(Point of Production, 생산시점) 관리가 필요하다. 재료를 사와서 제조를 하면 재료의 입고와 출고를 기록하고, 기계나 작업자별로, 또 공정을 따라 제조나 조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려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기본이다. 불량이 생기는 원인의 관리도 된다. ERP 프로그램만 있어도 재료의 구매에서부터 제조의 전 과정을 즉시 입력이 되게 하면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결국에 수작업으로 하던 자료의 수집과 입력을 자동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입력이 되면 프로그램으로 모든 분석과 관리가 가능해 진다.
이렇게 구두나 서류 등 수작업으로 행하던 입력을 자동화시키는 일을 초보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라고 한다. 표준화와 자동화를 목표로 한 인더스트리 3.0에서 발전한 인더스트리 4.0은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서비스, 자율시스템을 지향하여 생산과 공정, 물류 전반에 걸쳐서 일대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다.
모든 기업은 디지털 약탈자(Digital predator)가 아니면 디지털 제물(Digital prey)이 되고 말 것이라는 섬뜩한 예측이 있었다. 기업이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 하고, 기존의 성장 방식에 한계를 느낀 대기업들은 전통 산업에 ICT를 활용해 차세대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수정하여 왔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의 이상적인 목표는 물리적인 제조공정에 있는 기계설비 또는 생산 공장에 센서나 사물인터넷(IOT)을 연결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 이론이 그렇다는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또 실제 기계설비에서 제조공정까지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이버 물리시스템이 도입되어 기존의 물리적 제조공정이 자동화·지능화·디지털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공정의 혁신으로 개도국에 넘겨줬던 제조업의 생산기반이 다시 모국으로 회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하지만 꿈같은 이야기다.
대기업이 인건비가 싸고 잠재적 고객이 수두룩한 나라로 옮겨가자 그 공급망들인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따라갔다. 10년 후면 모를까, 아직은 무인화·로봇화·자동화가 경쟁력을 갖추기엔 이르고 인건비가 싸면 첨화(添花)인 때다. 국내에 남은 중소기업이 비싼 인건비를 감내하고 불량을 줄이며 생산성을 올리는 불가피한 길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스마트 팩토리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누가 어떻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뱁새, 중소기업이 황새를 따라가려 하니 가랑이가 찢어질지도 모르겠다. 뒷북이지만 어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