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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린 삼남매를 둔 어머니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어머니가 삼남매를 두고 사나흘 동안 무명을 매러 갔다. 어머니는 일을 해준 대가로 메밀묵을 얻어 함지에 담아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고개를 넘는데 호랑이가 나타나 함지에 든 것을 주면 잡아먹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어머니는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묵 한 모를 주었으나 호랑이가 계속 더 달라고 하여 결국 모두 다 주게 되었다. 함지박까지 다 빼앗긴 어머니는 고개를 넘을 때마다 팔, 다리, 몸까지 다 내어주고 결국 머리만 남아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렇게 어머니를 몽땅 잡아먹은 호랑이는 밤이 되어 아이들만 있는 집으로 갔다. 아이들에게 문을 열라고 하자 아이들이 엄마 목소리가 아니라고 했고, 호랑이는 겻불을 피우고 무명을 매느라 목소리가 변했다고 하였다. 여전히 의심이 든 아이들은 호랑이에게 문구멍으로 손을 들이밀어 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호랑이가 손을 들이밀자 까맣게 털이 난 것을 본 아이들은 우리 어머니가 아니라고 하였다. 호랑이는 사흘 동안 무명을 매다 보니 풀딱지가 앉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결국 아이들이 문을 열어주자 호랑이가 먼저 아기를 데리고 윗방으로 가서 해코지를 하였다. 아기가 우는 소리에 아들이 왜 우냐고 묻자 호랑이는 귀여워서 손가락을 깨무니 운다고 대답하였다. 그 말에 무서워진 아들이 똥이 마렵다고 하였고, 호랑이는 아이들이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냥 윗목에 누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들은 윗목에 누면 아버지에게 혼난다고 하며 문을 열어젖혔고 그제야 호랑이가 얼른 누고 오라고 하였다.
밖으로 나간 오누이는 우물가의 고목나무로 올라갔다. 아기를 없앤 호랑이가 밥을 잃어버렸다고 말하며 오누이를 찾아다니다가 우물을 들여다보니 고목나무에 오누이가 올라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호랑이가 오누이에게 어떻게 올라갔냐고 묻자 몸에 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고 대답했고, 그 말을 들은 호랑이가 기름을 바르고 오르려 하니 미끄러워 올라갈 수가 없었다. 이를 본 여자아이가 호랑이에게 자귀를 콕콕 찍으며 올라왔다고 말하자 호랑이는 아이가 말한 대로 하여 나무에 올랐다.
호랑이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보이자 오누이는 하느님에게 자신들을 살리려거든 새 동아줄을, 죽이려거든 헌 동아줄을 내려달라고 빌었다. 그렇게 하여 오누이는 새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고, 오누이를 따라한 호랑이는 새 동아줄과 헌 동아줄이 반씩 내려와 반쯤 올라가다가 떨어져 수수깡에 똥구멍이 찔려 죽었다.
그렇게 하여 하늘로 올라간 오누이는 여자아이는 달이 되고, 남자아이는 해가 되었는데 여동생이 밤이 무섭다고 하자 오빠가 바꿔주었다. 그 후 해는 부끄러움이 많아 사람들의 눈을 찔러 해를 제대로 쳐다볼 수 없게 만들었고, 오빠는 달이 되어 밤이면 돌아다니게 되었다고 한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