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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이 봄처럼 생기발랄하다고 할 때, 이 생기(生氣)는 팔과 다리에 제일 잘 나타난다.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겉으로 건강하게 보이는 아이보다 겉보기에는 야윈 것 같아도 잘 뛰는 아이가 속은 더 충실하다.
우리 몸을 나무로 생각하면 손발은 가지에 해당한다. 바람이 불면 나뭇가지가 먼저 흔들리고 뿌리의 영양상태가 가지와 잎에 잘 나타나듯이, 내장의 활발한 정도는 손발에 가장 잘 나타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팔다리에 힘이 솟고 손발의 온도도 적절하게 유지된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 감정적인 충격을 받거나 비위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 체하면 갑자기 얼굴이 노래지면서 팔다리에 힘이 쭉 빠져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 자리에서 꼼짝 못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몸은 하나의 유기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장 따로, 팔다리 따로, 생각 따로, 말 따로 나누어질 수 없다.
내장 중에서도 특히 소화기계 장기의 상태가 손바닥과 발바닥에 가장 잘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배가 더운 사람은 손바닥에도 열이 잘 나고, 속이 차가운 사람은 손바닥도 차가운 편이다. 배는 너무 더워도 탈이고 차가워도 탈인데, 여기서 차다는 것은 소화기능이 이미 약해 졌음을 뜻하고 갑자기 잘 더워지는 것은 소화는 될지 언정 흡수하는 것을 힘겨워 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손발이 찬 사람은 대개 소화기능이 약해서 잘 체하거나 입맛이 없는 편이고, 손발이 화끈거리며 열이 나는 사람은 평소 과식하는 습관이 있거나 술·고기·단 것·찬 것을 거침없이 먹어 소화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손바닥과 발바닥에 유난히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내장에서 먼저 땀을 흘리고 있다고 본다. 내장이 과도하게 일을 해도 지치지 않으면 열만 날 뿐 땀이 나지는 않지만, 내장이 약해져서 슬그머니 지칠 때는 속에 있는 땀이 바깥 손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장에 부담이 많은 사람은 소화 활동으로 열을 냈다가 지쳐 식을 때 땀이 많이 나게 된다.
신경 활동으로도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데, 흔히 긴장·초조·흥분을 하거나 당황할 때 손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시험에 대한 부담으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춘기의 중고등학생들 가운데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손·발바닥에 땀이 너무 적은 경우를 수족 무한증이라 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우리 몸속의 진액(혈액, 수분 등)이 부족하여 생기는 경우이다. 충분한 진액공급이 필요한 경우이다. 손발의 땀이 너무 많은 경우와 너무 적은 경우는 무언가 우리 몸이 균형이 깨어져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상태가 너무 심한 분들은 적절한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니 치료를 서두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