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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행복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코비드로 인하여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잘 모르겠지만, 내 안의 행복을 빼앗아 갈 능력은 없다.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하는 것도 맞는 말이며, 공평하다는 말도 다 맞는 말이다. 그저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불공평해지기도 공평해지기도 하기에, 난 이 세상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이 완벽한 세상을 나는 그저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기만 하면 된다.
나의 이 생각을 우주가 알기라도 하듯 하루가 다르게 나에게 선물을 준다. 난 그저 그 선물에 감사해 하면서 한계 없는 우주의 창조력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우주의 기억력은 정확하다 못해 완벽하다. 내가 포기하고 잊어버린 모든 꿈들까지 우주는 다 기억하고 있다. 기억을 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항상 나에게 그 꿈을 이룰 기회를 주고 있다.
나는 가끔 유튜브에서 방송하는 타로 점을 보고 있다. 재미 반 기대 반으로 타로 마스터가 펼쳐 놓은 몇 개의 카드들 중 한 카드를 선택하는데, 신기하게도 카드가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대충 내 마음과 상통하는 카드 점을 보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 본다. 타로 카드가 우주와 나를 연결해주는 하나의 도구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우주가 바로 내 마음이 아니던가?
매일 아침마다 이메일로 받아 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부터 하루의 소소한 모든 것들이 내 마음을 알아차리게 해준다. 우주가 나를 깨우쳐 주는 방법이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내가 나 자신을 깨우치게 해주는 것이다.
요즘 나는 꽃 관찰에 푹 빠져 있다. 가까이 우리 집 실내에 있는 화초부터 시작하여 내 발길이 닫는 곳에 피어 있는 모든 꽃들의 신비에 저절로 빠져들게 된다. 따스한 봄의 숨결이 모든 자연에 스며들어 하루가 다르게 생기를 뿜어대고 있다.
봄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 에너지도 자연의 기운에 따라 봄날이 된다. 이번 봄은 특별히 더 생기가 넘쳐난다. 꽃꽂이 강의를 시작하였기에 더욱더 그러하리라.
꽃꽂이 강의를 다시 시작하게 되다니, 그것도 내가 가장 전수하고 싶어 하는 침봉 꽃꽂이를.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시작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위에서 여러모로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나를 인정해주고 도와주고 있는 친구들과 가족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번 꽃꽂이 수업의 컨셉은 정원의 꽃들을 사용한 꽃꽂이를 하는 것이다. 오래 된 나의 꿈이었으나 가드닝을 잘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그런 나에게 귀인이 다가왔다. 자신의 집 가든 꽃을 마음대로 다 사용하여 꽃꽂이 수업을 하라는 것이다.
워낙 가든이 큰 데다 산까지 있어서 다양한 소재들이 널려 있는 것이다. 아직 산까지는 가보지 못했고, 가든만 돌아보고 있는데, 보물찾기가 따로 없다. 갈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뿐만 아니라 소재들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운 영감이 떠오른다.
이제 갓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한 수강생들한테는 기초 수업만을 하지만, 내 아이디어 작품들은 숍에 전시를 해 놓던지 집에 두고 사진을 찍어 두고 있다.
꽃꽂이 사진을 제대로 찍으려면 보통 정성이 깃들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잘 찍기도 어렵다. 직접 볼 때의 그 느낌을 살려내기가 힘이 든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 놓고 실망하기가 일수여서 꽃꽂이 사진을 찍기 싫어했다.
하지만 그 언젠가부터 마음을 비우고 꽃꽂이 사진을 찍고 있다. 기록으로서도 좋은 일이고 앞으로 꽃꽂이 수강생들을 위한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요즘엔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이용하여 홍보물부터 여러 작업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기 그지없다.
오늘 산책 겸 겸사겸사 죤의 가든을 갔는데, 그곳에서 가드너를 만났다. 30세의 젊은 가드너는 그녀의 할머니도 가드너였고, 어머니도 가드너였고 자신 또한 가드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5살 때부터 가드닝을 시작하였는데, 가드닝이 너무 좋아서 오직 가드닝 생각만 하면서 산다고 했다. 가든에 관한 전시회나 정보가 있는 곳은 전국 어디라도 다 다니는 열성적인 가드너이다.
우린 몇 마디에 금방 친해졌고 친구가 되어 버렸다. 내가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동양의 꽃꽂이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는 서로 재능기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과 자른 꽃을 잘 다루는 사람이 만났으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
키위를 만나면 할 말이 없어서 얼른 헤어지는데, 그녀와는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그렇게 편안하게 영어를 많이 해 본 적이 없는데, 그냥 술술 영어가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물론 엉터리 영어지만, 막힘없이 줄줄 새어나왔다.
식물만 잘 다룰 줄 아는 게 아니라 사람도 잘 다루는 마법사였다. 내가 한 나뭇가지를 잘라서 그녀에게 보여주었더니, 이름이 카와카와 라고 하면서 씹으면 쌉쌀하니 매운 맛이 나는데, 만약 찰과상을 입으면 그 잎을 찧어서 다친 상처에 붙이는 약용으로도 쓰인다고 했다.
그 잎으로 차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서 어린 순들을 따더니 끓인 물에 넣었는데, 차 맛이 신선하고 좋았다. 잎을 말려서 차를 우리면 훨씬 맛이 진하고 좋다고 했다. 식물에 관해서는 박사가 따로 없을 정도로 박식했다.
중국과 동남아 일본..등을 여행했단다. 그래서 한국도 다녀왔느냐고 하니까,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아예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난 그녀를 우리 집에 초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거하지 않게 소박하게나마 한국음식을 맛보게 하고 싶어서 나는 즉석에서 날짜를 잡아 그녀를 초대했다.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고, 어제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 생선 전, 된장국을 장만했는데, 모두 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우주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어찌 내 생각을 그리도 잘 아는지. 60년 동안 꼬이기만 했었던 내 삶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하나하나 풀어 나가주고 있다. 좋은 인연들이 술술 맺어지더니, 식물에 대한 공부까지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내 기억력이 시원찮은데다 새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나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귀인들을 보내주는 것 같다. 그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풀지 못했었던 고민도 한꺼번에 풀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나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던 일이다. 비빌 언덕이 없는 소처럼 늘 혼자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했던 지난 세월 속에 마음공부만이 내가 할 최선의 길이었다. 그렇게 한 마음공부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하루하루가 감사할 일만 일어난다.
고달파도 힘들어도 감사하면서 살아왔던 세월이 10년이 넘었는데,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것처럼 고단했던 내 삶이 편안한 삶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음공부가 이렇듯 현실을 바꾸게 할 줄이야.
지금 코비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맑은 대낮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사업부터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사람들도 많을 것이며, 직업을 잃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죽으란 법은 없다. 벼랑 끝 같아도 늘 길은 생기는 법이며, 산 입에 거미줄 칠 일은 없다. 마음만 잘 다스리면 언젠가는 꼭 좋은 날이 오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잃지 말고 좋은 날을 기다리면서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비슷한 에너지들끼리 끌어당겨지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고 해도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면 무서울 것이 없다. 요즘 내가 서로 도와주는 좋은 인연 속에 행복을 누리면서 살고 있는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요즘 내가 누리고 있는 이 행복을 남들 또한 다 누리면서 살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