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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주영국
의사당을 나서는 대통령을 향해
신발이 날아갔다 남루한 생의
바닥을 핥던 낡은 구두였으나
그는 지독스런 보수주의자였다
고향의 토굴에서 미군 중사에게
사로잡힌 후세인은 아버지 부시를
욕하며 침을 뱉기도 하였지만
아랍에서는 신발을 나의 바닥으로 읽는다
동상을 끌어 내린 바그다드 시민들이
후를 내리친 것도 낡은 슬리퍼였다
승전국의 대표연설을 하는 부시에게
이런 신발, 우리들의 굿바이 키스라며
구두를 날린 기자 알자이디는 맨발로
9개월이나 복역을 해야 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발 한 짝씩 들고
목발처럼 걸어온 패국의 잔병들이
마이클 조던 농구화 아래 모여
새끼 양의 발톱을 깎아주고 있는
이런 신발, 신기루 같은 사막의 오후였다.
■ 시인 주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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