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오민석
초록의 힘은 자라는 것
초록의 힘은
닿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끝없이 손을 내미는 것
노란, 빨간, 하얀
도화선에 마구 불을 붙이는 것
행성들 다 폭발한 후
황홀한 색동으로 과감히 쓰러져주는 것
결빙의 때에 아주 잊혀져주는 것
그러다 어느 날 문득
허공을 향해
푸른 화살을 다시 쏘아 올리는 것
불의 행성들을 일제히 터뜨리는 것
폭죽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때 되면 번개의 입술을 다시 쑤욱 내미는 것
자라는 것
참는 것
또 오는 것.
■ 시인 오 민석
충남 공주 출생.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며 현재 단국대학교 영미인문학과 교수로 문학 이론, 현대사상, 대중문화론 등을 가르치고 있다.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하였으며,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이 당선되며 평론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리운 명륜여인숙>>, <<기차는 오늘밤 멈추어 있는 것이아니다>>, 문학이론서 <<현대문학이론의 길잡이>>, <<정치적 비평의 미래를 위하여>>, 문학연구서 <<저항의 방식:캐나다 현대 원주민 문학의 지평>>, 대중문학 연구서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 <<밥 딜런, 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 시 해설 서 <<아침 시: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문학평론집 <<몸- 주체와 상처받음의 윤리>> , 산문집 <<경계에서의 글쓰기>>, <<개기는 인생도 괜찮다>>, 번역서 바스코 포파 시집 <<절름발이 늑대에게 경의를>> 등을 냈다. <단국문학상>, <부석 평론상>, <시와 경계문학상>, <시작문학상>등을 수상하였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