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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009. 10:15 코리아포스트 (125.♡.244.199)
최근 경기 침체로 실업이 늘면서 뉴질랜드도 호주처럼 이민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뉴질랜드 정부는 외국인 취업을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의 현지인 해고가 알려지면서 이민자들이 현지인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피해의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외국인 워크비자 제한 움직임
뉴질랜드는 매년 이민 쿼터를 정해 4만5,000명 내외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부족한 기술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수천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임시 취업허가를 내주며 뉴질랜드 내 각종 산업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시 취업허가는 지난 2007~2008년 회계기간 전년 대비 13% 증가한 18만8,000건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조나단 콜맨((Jonathan Coleman) 이민 장관은 “불경기 때에는 취업에 대한 우선권이 뉴질랜더에게 주어질 것” 이라며 “이에 따라 임시 워크비자의 발급과 갱신은 없을 것” 이라고 발표했다.
콜맨 장관은 지난해 10월 현지인 노동자 28명을 해고하면서 필리핀 출신 용접공들에게는 워크퍼밋을 갱신하면서까지 계속 일자리를 준 뉴 플리머스 소재 ‘MCK Metals Pacific 주식회사’에 대한 조사를 약속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Hamilton Jets’라 는 회사에서도 임시 계약으로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들은 그대로 두면서 28명의 뉴질랜드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MCK Metals Pacific 주식회사’의 프라모드 카트리(Pramod Khatri) 대표는 “9명의 필리핀 근로자는 2007년 10월 알루미늄 용접 및 광택 분야에서 뉴질랜드인 기술자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고용했다”라고 해명했으나 이민부는 이들 가운데 6명의 워크비자 요건을 취소해 더 이상 일을 못하도록 했다.
이민 당국은 정리해고가 있었던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비자 요건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워크비자 취소 이유를 설명했고 콜맨 장관은 이 같은 결정을 환영했다.
이민자들 정부 측에 우려 표명
정부가 이민자의 워크퍼밋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민 근로자, 이민자 지원단체, 노조 대표 등 100여명은 지난달 오클랜드의 트레이드 홀(Trades Hall)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부 측은 기존의 정책을 변경할 어떤 계획도 없다며 이민자들의 우려를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콜맨 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대변인은 “임시 워크퍼밋의 갱신에 대해 정부의 정책 변화는 없다” 면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뉴질랜드인 근로자를 구할 수 없을 때 워크퍼밋은 발급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실업이 늘면서 일자리를 채울 수 있는 뉴질랜더가 늘었고, 따라서 임시 워크퍼밋의 발급이나 갱신은 줄어 들기 마련이다. 새로운 것은 없고 새로운 것이 있다면 실직한 키위가 늘었다는 점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유효한 워크퍼밋을 가지고 일한다면 뉴질랜더보다 먼저 해고해야 한다는 어떠한 암시도 없다”고 말했다.
워크퍼밋의 취소를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정보기술산업 분야 필리핀 근로자는 “임시 워크퍼밋 갱신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한 뉴질랜드 정부는 위선적이다” 며 “이민부 웹사이트는 퍼밋이 취소될 함정이나 리스크에 대한 경고 없이 기술 이민자를 계속 유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국유통노동조합의 라일라 하레(Laila Harre)는 “뉴질랜드는 이민 근로자들을 희생될 수 있는 인력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 인력에 대한 현지인 시선 개선돼야
하레의 주장처럼 이민과 이민 인력에 대한 현지인의 인식은 개선돼야 한다.
최근 게재된 뉴질랜드헤럴드지의 사설은 이민이 뉴질랜드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현실적인 시선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소개할 가치가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제가 어려울 때 일자리 경쟁은 악의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고용 기회를 훔쳐 간다는 비난을 받는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정유소에서 시위가 발생했고 호주에서는 이민 문호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동요가 일고 있다.
따라서 뉴질랜드 정부가 호주의 선례를 따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사업 및 투자이민 조건을 완화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전임 노동당 정부에서 연립 정부를 구성했던 뉴질랜드 퍼스트당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당수의 반이민 감정에 영향을 받아 이민 요건이 크게 강화됐다.
그로 인해 투자이민자과 그들의 투자금이 거의 없어지는 암울한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조나단 콜맨 이민 장관은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영어요건과 최소 투자 규모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완화하여 이민을 장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투자 규모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으나 영어는 언제나 원활한 정착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기 때문에 영어 조건은 항상 논란이 따랐다.
그러나 부유한 투자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은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북부 아시아이고 그들은 뉴질랜드의 이민 조건이 너무 까다로우면 언제든지 다른 곳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뉴질랜드는 너무 엄격한 영어 시험을 부과함으로써 등 뒤에 회초리를 벌고 있는 셈이다.
안정된 이민 흐름의 장기 수혜국인 호주가 이제 이민 감축을 단행함으로써 이민자들의 반감을 사게 됐다.
이민 감축은 근시안적 정책
불과 1년전 만해도 호주 정부는 인력 부족과 노령화에 대한 처방으로 1940년대 이후 가장 큰 이민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호주는 이번 회계연도에 기술이민 유입을 11만5,000명으로 거의 2만명 감축했다.
이는 광업 부문의 정리해고와 건설업 침체에 대한 대책으로 이해된다.
호주의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 이민 장관은 “이는 외국인 혐오나 반이민에 기인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에반스 장관의 설명이 맞을지 모르나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는 대단히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이민은 수요가 되살아 났을 때 기술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이민 감축은 소매 증가, 일자리 창출, 주택시장 활성화 등 이민자가 기여한 긍정적인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번 정책은 호주 실업 문제의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에게 환영 받을지 모르나 이민으로부터 얻는 혜택과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인식을 각인시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모든 정부들은 배척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단순하지 않고, 그 중심에는 이민자 유입의 조절은 단지 다른 형태의 보호주의에 불과하다는 논점이 있다.
이번 발표로 호주에서의 반발을 피할 수 없고 뉴질랜드가 반사이익를 볼 수도 있다.
실업률이 오르고 있지만 뉴질랜드는 아직도 기술력 부족을 겪고 있다.
이전에 호주를 선호했던 기술 인력이 이제 뉴질랜드로 올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뉴질랜드에게는 이득이 될 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회복됐을 때 더 좋은 곳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정되고 우호적인 이민 정책이 절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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