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Z 안전 파수꾼, LandSAR

NZ 안전 파수꾼, Land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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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성장에 가려졌던 안전불감증이 세월호 침몰이라는 전대미문의 대재난으로 나타나면서 대한민국이 큰 충격에 빠진 지 한 달여가 넘었다. 

그 한달 여 동안 고국의 일이기에, 또한 제대로 꿈도 펴보지 못한 수많은 남녀 청소년들의 희생이 컸기에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다른 일보다도 가슴 아파하는 교민들을 많이 보았고 필자 역시 착잡하고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이곳 뉴질랜드의 안전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보다가 인명구조의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수색구조대인 ‘New Zealand Land Search & Rescue Inc.(LandSAR)’을 떠올리게 돼, 금번 호에서는 그들의 활동상을 소개하면서 한편으로는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순수한 비영리 봉사단체로 탄생한 LandSAR>
LandSAR은 공식적인 정부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등산이나 사냥, 스키 등 각종 야외활동 중 실종자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어김 없이 현장에 등장해 활약하는 뉴질랜드의 안전 지킴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단체이다.

이 단체는 1994년에 공식 설립되었지만 그 연원은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에 웰링톤 인근의 타라루아스에서 2차례의 큰 수색작업이 벌어졌었는데 이를 계기로 1933년에 웰링톤의 산악클럽인 ‘Federated Mountain Clubs(FMC)’이 중심이 되어 경찰과 협의해 최초의 수색구조대인 FMC SAR이 탄생했으며 이들의 활동에는 정부가 일정한 자금을 지원했다.

이 단체 산하에는 자원봉사조직을 행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LandSAR이 조직돼 이후 70여 년 간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다가 지난 1994년 11월에 좀 더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LandSAR이라는 단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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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andSAR은 2009년 연차총회에서 통과된 헌장을 기준으로 2011년에 개정된 사업계획서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7명의 이사진을 중심으로 전국을 북섬 4개 지역 그리고 남섬은 3개 지역 등 모두 7개 지역으로 나누어 팀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 대표는 선거로 뽑히는데 현재는 오클랜드 지역에서 20년 이상 이 단체를 위해 활동해 온 데이브 어슨(Dave Erson, 48) 회장이 2009년부터 재직하고 있으며 2명의 아들을 둔 그는 그 동안 많은 수색 구조 현장에서 직접 또는 현장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온 이 분야의 베테랑이다. 

LandSAR은 또한 뉴질랜드 경찰은 물론 전국의 구조신호를 접수하고 통제하는 구조센터(Rescue Coordination Centre of New Zealand, RCC NZ), 그리고 국립공원 등을 관할하는 자연보존부(Department of Conservation, DoC)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활동한다. 

또한 여기에 등반안전과 관계된 산악안전협회(NZ Mountain Safety Council Incorporated, MSC)와 뉴질랜드 산악연맹(Federated Mountain Clubs of NZ Incorporated, FMC), 그리고 활동 시 통신 확보를 위해 아마추어 무선 관련 단체인 Amateur Radio Emergency Communications(AREC)과도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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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로 특화된 전문 구조활동> 
지난 2007년 8월에 남섬의 넬슨 북부의 타카카 힐에 있는 그린링크/미들어스(Greenlink/Middle Earth) 동굴에서 의사이자 20년 경력의 동굴탐험가인 마이크 브루어(Mike Brewer)가 탐험 중 굴러 떨어진 바위에 부상을 당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당시 4명이 함께 동굴 탐험에 나섰다가 진입 후 4시간 만에 입구에서 4km 떨어진 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하자 동료 한 명이 남아서 그를 지키는 동안 나머지 일행은 밖으로 나와 구조를 요청했는데 당시 브루어는 머리 부상과 함께 골반이 부서지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사고가 접수되자 전국에서 70여명의 전문 구조대가 소집됐으며 당연히 LandSAR의 전문 구조팀이 앞장 서게 됐는데, 이들은 지하 400m의 깜깜한 동굴에서 30시간의 사투 끝에 부상자를 무사히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구조작업은 TV를 통해 전국으로 연일 방송돼 국민적 화제가 됐으며 동굴 속에 진입했던 40여명의 전문가들은 입구의 40m 수직굴을 포함해 갖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악조건 하에서 부상자를 옮기느라 특수 들것과 여러 종류의 로프를 동원하는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작업을 벌여야 했다.  
국민들에게 LandSAR에 대한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주게 된 이 작업으로 LandSAR은 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국내에서는 최초로 공인된 구조업적 증명서를 받았으며 2008년 4월에 정부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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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andSAR에는 90여명의 훈련된 동굴구조 전문가가 있으며 이들은 Auckland CaveSAR; Manawatu CaveSAR, Wellington CaveSAR, Nelson CaveSAR 등과 같이 각 지역별로 특화된 소그룹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이처럼 LandSAR은 활약은 단순히 트래킹 중이나 등반 중과 같이 산악에서 발생하는 수색 구조 활동에 국한되지 않으며 필요할 경우에는 동굴은 물론 호수와 바다 등 수중, 그리고 항공에까지 그 활동영역이 넓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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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철한 희생정신과 강한 체력, 전문지식으로 무장> 
LandSAR은 현재 전국을 7개 지역으로 구분해 활동 중이며 모두 3,500명의 훈련된 대원들이 참가해 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들은 63개의 육상구조 그룹과 LandSAR Search Dogs와 LandSAR Caving 등 2개의 전문구조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LandSAR Search Dogs는 전국적으로 60명의 대원과 22마리의 수색 및 구조견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절벽 전문 구조대인 Alpine Cliff Rescue와 카약 등을 이용한 구조에 나서는 Whitewater Rescue 등 지역별로 특성화된 그룹도 있으며 이들은 특히 해당 분야에 전문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들이다. 
여기에 정식 대원은 아니지만 흔히 아마추어 무선동호인(HAM)으로 알려진 통신 전문가들이 모인 Amateur Radio Emergency Communications (AREC)가 현장에서 LandSAR 대원들의 연락을 돕고 있으며 기술적 지원도 하고 있는데 이들은 정부 민방위부(Civil Defence)를 비롯한 다른 비상기관과도 협조하고 있다. 

한편 협조기관 중에는 특이하게 남섬 서해안에 위치한 Tai Poutini 폴리텍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것은 이 대학에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고등교육기관 차원의 수색 구조 과정이 개설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LandSAR의 활동은 뉴질랜드 경찰과 항상 유기적 관계 속에 이뤄지는데 경찰과 LandSAR 사이에는 공식적으로 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 MOU)가 체결되어 있다. 

이들 대원들은 지역별로 정기적으로 모여 새로운 수색과 구조기술을 습득하고 모의훈련과 경연을 벌이며 정보를 나누는데, 지난 4월에 넬슨 지역에서 있었던 훈련에서는 수색작전에 무인항공기인 드론을 이용하는 기술이 처음으로 선보여지기도 했다. 

LandSAR의 일반적인 수색구조대원이 되기 위해서는 지도를 읽는 방법은 물론 나침반과 로프 등 장비를 다루고 지형을 숙지하는 능력과 인공호흡법과 응급처치 요령 등을 포함해 장기간의 산행과 부상자 등을 운반할 수 있는 체력 등이 요구되다 보니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활동이 봉사로 이뤄지는 만큼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투철해야 하는 것은 물론인데, 2012/13년에 발간된 LandSAR의 연례 보고서에는 대원들이 현장에서 보낸 시간이 총 25,823시간, 그리고 이를 위해 훈련에 쏟은 시간이 모두 65,971 시간에 달한다는 통계자료가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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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믿기보다는 안전부터 챙기는 의식 필요>
그러나 항상 이들 LandSAR 대원들은 부상 및 실종자가 생겼을 때마다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항상 안전규정을 준수하고 관련 장비를 갖추기를 당부하는데, 특히 원거리 산행이나 험지를 다닐 경우 예상치 못한 사고를 대비해 구조요청을 할 수 있는 위치추적기(beacon) 지참을 적극 추천한다. 

이는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도시를 벗어난 곳에서는 휴대폰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더욱 강조되는 사항으로, 실제 수색구조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쳐지는 경우는 조난자가 비콘을 휴대한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또한 항상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잠재적 사고 가능성이 엿보이면 과감하게 일정을 포기하는 것 또한 자연을 안전하게 즐기는 자세라고 LandSAR 관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한편 사족으로 덧붙이는 것은, 비록 LandSAR이 자율적 봉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조난자 등이 입산금지 지역이나 악천후로 출입이 금지된 시기나 장소에 고의적으로 들어갔다면 나중에 헬리콥터 운항비를 포함한 상당한 구조비용이 청구된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남섬지국장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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