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의 저류를 경계하며

인종차별의 저류를 경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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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회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이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한 국회의원의 의견을 넘어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뉴질랜드퍼스트(New Zealand First)당 론 마크(Ron Mark) 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지만 아직도 이를 용납하고 지지하는 뉴질랜드 유권자들이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인종관계위원회 수잔 디보이(Susan Devoy) 위원장이 “뉴질랜드에 인종차별의 강한 저류가 있다”라고 경고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뉴질랜드 싫으면 한국 돌아가라”

이번 사건은 지난 3일 상점 영업시간 수정 법안에 관한 국회 토론에서 시작되었다.

국민당 멜리사 리(Melissa Lee) 의원은 “해외에서 자라고 뉴질랜드에 온 이민자로서 가끔 뉴질랜드 상점들이 특정 시간에 문 닫는 것을 보고 놀랐다. 다른 나라들의 상점들이 밤 10시나 자정, 또는 밤새도록 영업할 때에 뉴질랜드의 상점들은 5시에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크 의원은 “오만한 태도로 뉴질랜드 사람들에게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있다. 거기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뉴질랜드가 싫으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라고 말했다. 

리 의원은 “급한 회의가 있어 내 발언을 하고 나서 곧바로 의사당을 떠났기 때문에 마크 의원의 발언은 나중에 전해 들었다. 국회의원으로서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상당히 적절치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부활절 때 가게 문을 닫는 것에 대해 토론하던 중 30여 년 전 뉴질랜드에 처음 왔을 때 5시에 가게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외국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놀랐다. 다른 나라에서는 밤 10시, 12시까지도 문을 연다는 말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인종차별적이라는 여야 의원들의 비판 세례에 대해 마크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열띤 토론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절대 인종차별적인 것은 아니라며 리 의원에 사과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에 오는 사람들은 우리가 시대에 뒤지고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두 가지 선택이 있고, 행동에 옮기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같은 발언에서 인도 출신 칸왈지트 싱 박쉬(Kanwaljit Singh Bakshi) 국민당 의원에 대해 깔보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反이민, 인종차별의 상징 뉴질랜드퍼스트당

이번 발언이 뉴질랜드퍼스트당의 특색을 전적으로 보여 주었다는 녹색당 제임스 쇼(James Shaw) 공동대표의 지적처럼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가 이끄는 이 극우 정당은 기회만 있으면 도를 넘는 반이민 및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피터스 대표는 최근 부대표에 오른 마크 의원을 두둔하며 인종차별주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자기가 사는 나라에 불만이 있다면 언제나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것이 이 나라가 가진 위대한 자유 중 하나다. 언제나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마크 의원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당내에서는 지난 7월 마크 의원에게 부대표 자리를 내준 트레이시 마틴(Tracey Martin) 의원만이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반이민 정책과 노인복지 정책으로 보수 노년 계층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는 뉴질랜드퍼스트당은 지난 1993년 당시 집권 국민당을 탈당한 피터스 대표에 의해 창당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뉴질랜드퍼스트당은 8.7%의 정당 득표율로 지역구 당선 없이 비례대표로만 11개 의석을 챙겼다.

지난 3월 실시된 노스랜드 보궐선거에 출마해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던 정치 9단 피터스 대표의 뉴질랜드퍼스트당에 장악력은 절대적이다.

피터스 대표는 그동안 수없이 반이민 또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여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다.

몇 가지 주요한 발언을 살펴 보면 지난 2002년 당 연례총회에서 “정부가 인종을 조작하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이민정책으로 인종분리주의가 나타나고 뉴질랜드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철에는 보수세력에 어필하는 이러한 발언을 일삼아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 8월 총선을 앞두고 오클랜드에서 열린 정당 집회에서 “정부가 외국인에 대한 토지매각 문제를 잘못 다루고 있다”며 “베이징에는 두 명의 웡씨가 한 명의 백인을 만들지 못한다는 농담이 있다”고 아시아인을 비하했다.

여야 정치인 및 언론의 비판 쇄도

리 의원에 대한 마크 의원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이었다는 점에 대해 여야 정치권 및 언론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마크 의원의 발언 당시 국회 토론장에 있었던 에이미 애덤스(Amy Adams) 법무장관도 즉각 인종차별적이라며 발언을 제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액트(Act)당의 데이비드 세이모어(David Seymour) 대표는 마크 의원의 발언은 정말 수치스러운 것으로 의회규정에도 어긋난다며 마크 의원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주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와 모든 뉴질랜드인에 대한 공격이라고 성토했다. 

피터 던(Peter Dunne) 연합미래당 대표도 “이런 식의 인종차별주의는 어떤 상황에서도 설 자리가 없다. 정말 구역질이 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질랜드 유력지인 뉴질랜드헤럴드지는 사설을 통해 마크 의원이 이민자들이 그들의 선택한 나라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부정하고 있다며, 그러한 태도는 일상 대화에서 이민자들에게 대단히 부당하게 들린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그러한 태도는 모든 의견과 이익집단, 인종의 대표들이 토론할 수 있도록 허용된 민주주의 산실인 국회에서 더욱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이민자들은 뉴질랜드의 시민이 되기로 선택했고, 크게 증가하는 소수로서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뉴질랜드는 그들의 의견을 귀담을 필요가 있고 국민의 어떤 부분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은 건강한 나라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마크 의원은 리 의원과 국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직도 강한 인종차별의 저류

이민자의 입장에서 또는 객관적으로 뉴질랜드퍼스트당과 그 당원들의 행태가 인종차별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뉴질랜드에서 정당 지지율이 8%를 넘고 피터스 대표처럼 소신(?)있게 말하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마크 의원의 발언에 대해 네티즌과 신문 독자들의 반응을 살펴 보면 인종차별적이었다는 의견이 주류를 나타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인종관계위원회 디보이 위원장은 마크 의원의 발언은 도움이 되지 않고 공격적이었지만 한국계 키위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보이 위원장은 “모든 뉴질랜더는 태어난 곳에 관계없이 의견을 표명할 권리가 있다”며 “해외에서 태어난 키위가 2류 시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인종관계 측면에서 교차로에 있다”며 “우리가 다른 인종들과 융화해 인종 관계에서 세계를 이끌 것인지, 아니면 편견에 사로잡혀 자손에 인종관계 위기를 남길 것인지는 우리 자신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디보이 위원장은 “인종차별의 해결책은 어떠한 형태의 인종차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개인적 차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공덕
< 야당 연합의 ‘노인연금 차등지급법안’ 60:61로 부결 >
교민 여러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위법안이 가결되엇다면 이민 1세대는 2류시민으로 전락됩니다.
교민경제는 물론이고 교민사회가 축소되는건 기정사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요.연금이 보장이 되지않는다면
소수의 사람들만제외하고 이 나라에 살 늙은 교민은 없을것입니다.
교민분들 모두 자각하시어 선거에서 어떤 정당이 우리에 우호적인가를
판단하셔야 합니다.
주위에 있는 모든 나라의 이민자에게 의견을 전달하셧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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