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불확실한 미래 … 투자ㆍ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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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1/2006. 13:40
코리아타임즈 ()
불과 작년만해도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실업률과 기업환경평가 1위를 자 랑하던 뉴질랜드가 연초부터 '환율 폭탄'에 휘청거리며 사상초유의 대량해고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또한 경기과열의 후폭풍으로 부동산가격 급락과 에너지 부족 등 경제위기가 야기되고…
올 들어 전세계적으로 주가가 하락한 국가들로는 11.9%(코스닥)나 폭락하면서 등락률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한국을 위시로 해서 미국(0.05%), 독일(1.37%), 대만(1.47%), 일본(2.87%)등 10개국이었으며, 뉴질랜드도 제법 상위권에 속하는 2.64%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주가하락의 원인에 대해서 ANZ은행의 Lauren Rosborough 경제학자는 "무엇보다 4/4분기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무역수지적자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미래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은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뉴질랜드 금융업계는 잇따라 대다수 중견기업들의 올해와 내년 예상실적을 하향 조정하거나 목표치를 낮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경제주변 여건들의 불확실한 측면이 많이 부각되자 최근 뉴질랜드 신문들은 '경제대란의 현실화 가능성'을 1면 톱기사로 일제히 보도하고 있는데 이에 정부관계자는 "시장동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고, 경제불안 원인 분석도 이미 마친 상태이다."라며 조만간 후속대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뉴질랜드 경제가 다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려면 근본 적인 체질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목), UN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뉴질랜드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세계 평균보다 약 1% 낮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통계분석에 참가했던 한 연구원은 "실물경제는 고환율의 영향으로 이미 지난 2005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작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성장률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UN이외에 세계 유수기관들이 내놓은 세계 경제전망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올 세계 경제성장률은 약 3%에 이를 예정이지만 뉴질랜드는 자칫하면 2%대도 지키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UN은 또한 뉴질랜드의 인플레이션율은 3%, 실업률은 작년의 3.4%에서 4.2%로 0.8%포인트 수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역시 뉴질랜드 정부의 예상과는 너무 큰 격차가 있어 앞으로의 정책방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Westpac은행 경제전문가는 "더욱이 가장 큰 걱정은 정책당국끼리 경제를 보는 시각과 처방의 우선순위가 서로 달라 정책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 먹고 살기 힘들다. 허나… *****
지난 2년전부터 예견된 경기둔화 움직임이 올해 들어서면서부터 완연히 나타나고 있다. "정말로 먹고 살기 힘들다." "각종 세금이 너무 많이 올라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이다." 등등 여기저기서 장사도 안되고 불경기라고 아우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이 라고 정부가 발표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의 수준이다.
고용 및 제조협회 중앙 지부장인 Paul Winter는 "시중금리의 움직임을 살펴볼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 기업에서는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는 결국 고용률을 하락하게 만들고 동시에 불완전 취업자, 예비 취업자 등을 포함한 실업자가 대거 양산되면서 실질실업률은 계속 오르게 된다."라고 말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로는 일반적으로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하게 되면 투자와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게 보통이지만 반대로 뉴질랜더들의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지난 25일, 한 유력 경제월간지는 지난해 12월부터 근 한달넘게 뉴질랜더들은 무려 $2billion에 달하는 금액을 신용카드를 사용, 결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소비지출액이 사상 최고 수준인 것이다. Westpac은행의 수석경제학자인 Brendan O'Donovan은 "말 그대로 '물쓰듯' 돈을 쓴 셈인데 그동안 중앙은행이 여러 차례에 걸쳐 뉴질랜더들은 부채가 너무 많고, 저축은 아예 생각지도 않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이와 같이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번 금액은 전년도에 비해 11%나 증가한 것이며, 이로써 뉴질랜더들의 실질부채는 3년 전보다 50%이상 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젊은 부부는 "모든 월급을 신용 카드계좌에 넣어놓고 Eftpos처럼 사용하고 있다. 수수료도 없고 해서 실제적으로는 훨씬 저렴한 결재수단이다."며 "단지 신용카드결재가 늘었다는 사실이 반드시 과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Family Budgeting Service의 총매니저인 Raewyn Fox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수입대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으로 되갚을 능력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가하는 것이다."며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신용카드 사용남발은 많은 신용불량자를 양산하고 가계부채의 급증을 가져왔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높은 가계 부채와 신용불량자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여서 지속적으로 가계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 기업들, 대규모 정리해고 단행 *****
올 들어 전기, 전화 그리고 유가의 대폭 인상으로 가계경제가 장기침체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정부의 초기 대응은 아직은 '아무 문제 없다'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정부의 자세에 대해 상당수 이들은 정부가 과연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있는지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경제와 더불어 국민경제를 양분하고 있는 기업경제 역시 어려움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은 '심각한 수준'으로 까지 치닫고 있으며, 업친데 덮친격으로 환율까지 높아 수출은 물론 내수업체들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해외수 출가격이 높아져 크게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직원감축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불평했다.
실제로 플라스틱 컨테이너 제조업체인 'Click Clack'측은 높은 환율로 인해 $3million에 이르는 매머드 계약건을 성사시키고 못했고, 도리어 직원 35명을 감축해야만 하는 어려운 위기에 처해 있다. 'Click Clark'의 경영주인 John Heng은 "회사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제품들을 생산하고 또 판매를 했지만 달러강세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로 갈수록 적자경영에다가 이제는 올 사업 목표달성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것들은 단지 금리차를 노리는 무분별한 외국 자본의 유입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ANZ은행 경제전문가는 "지금으로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셈이며, 중앙은행이 현재의 금리를 6%까지 내리지 않는 이상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캔터베리지역에서 가장 많은 근로자를 보유하고 있는 양모제품 제조업체인 'G L Bowron'은 75명을, 로토루아 우드파넬 공장인 'PanaHome'은 112명, 오클랜드 남쪽에 위치한 쇠고기 육포 제조업체인 'Jack Links'는 102명에게 정리해고 통보를 했다. Westpac의 수석경제학자인 Brendan O'Donovan는 "현재 몇몇업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정리해고가 끝은 아니다. 사실 거의 모든 제조업체들이 대대적인 인력구조 조정에 나서거나 예정수순을 밟고 있어 올 상반기안에 또 다시 대규모 감원한파가 몰 아칠 수도 있다."며 "그리고 지금은 여러가 지방법을 통해 인력을 재조정하겠다고 온 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모든 주변상황들을 무시하고 곧바로 정리해고에 나설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초우량기업인 에어 뉴질랜드도 지금까지는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력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제조 및 건설업체 노동조합은 "사태가 급박하게 진전되고 있고, 기업의 투자도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정부는 각종 세금을 인상했다."라며 "이는 다시 말해 정부의 재정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메우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부,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
Michael Cullen 재정부장관은 지난 26일, 한 기자회견에서 고환율과 고금리의 영향으로 정리해고를 당한 200여명의 노동자들을 구제할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많은 이들이 정리해고의 아픔을 당했지만 현재 노동시장은 그들을 다시 수용할만한 충분한 여력이 남아있다."라며 "지난 2년전부터 예상했던 경기하강국면이 올해 들어서야 어느 정도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에 지금까지 철저히 준비를 해 온 정부로써는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률은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3.4%에 불과해 재취직은 힘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당 재정대변인인 John Key는 "크리스마스 휴가이전에 실업률은 이미 4%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도대체 정부와 여당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현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강하게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