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용돈, 얼마나 줘야 할까?

자녀 용돈, 얼마나 줘야 할까?

3 8,483 서현

아이들을 키우고 또 그 아이들이 자라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무렵이 되면 과연 용돈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해보지 않은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61c1dda7707926f09d34b7ebf311cecf_1488862211_9797.jpg

 

 

용돈을 주고 이를 쓰는 방법을 통해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심어주고자 하는 게 부모들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보니 부모들은 평상시에도 이 문제를 놓고 주변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최근 국내 언론들에 참고할 만한 통계 자료가 하나 공개돼 이를 중심으로 아이들 용돈과 관련된 몇 가지 사례들을 소개해본다. 

 

<어린 나이에 이웃돕기 실천하는 소년>

지난 2월 말보로(Marlborough) 지역의 언론에 한 기특한 소년이 용돈을 가지고 선행을 하고 있다는 기사가 소개됐다. 

주인공은 블레넘(Blenheim)에 사는 올해 12살의 핀 매켄지(Finn Mackenzie)인데, 매켄지는 자신이 벌거나 부모로부터 받는 용돈을 3가지 용도로 나눠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는 반드시 사회단체에 기부해오고 있다. 

 

매켄지의 이 같은 선행은 2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그는 1년간 모은 용돈 중 일부인 147 달러를 환경운동단체인‘그린피스(Greenpeace)’와 구호단체인‘말보로 커뮤니티 푸드뱅크(Marlborough Community Foodbank)’에 기부했다. 

 

매켄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몇몇 사람들은 먹을 것 같은 생필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이 기부를 함으로써 사회에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으며, 또한 자신은 사람들의 생각에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여 성인 못지 않은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할리(Bohally) 인터미디어트 스쿨에 재학 중인 매켄지는 나중에 커서 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어 하는데, 부모인 줄리(Julie)와 던칸(Duncan) 매켄지 부부도 매주 9 달러의 용돈을 주면서 아들의 선행을 격려하고 있다. 

 

 

61c1dda7707926f09d34b7ebf311cecf_1488862242_9326.jpg
▲ 어린 나이에 이웃돕기 실천하는 핀 매켄지

 

 

매켄지의 부모는 여느 가정들처럼 아들이 집안의 소소한 일거리를 했다고 해서 용돈을 주지는 않는데, 엄마인 줄리는 집안일을 돕는 것은 가족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정원작업이나 세차 등을 하면 여분의 용돈을 더 주기도 하지만 설거지 기계에 그릇을 가져다 넣는다고 용돈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와 남편은, 많은 아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바깥 세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매켄지가 하듯이 사회에 기부하는 행위는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자신의 사고 범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녀는 매켄지가 때로는 Xbox와 같이 자신을 위한 게임기를 사기도 하며 3등분된 용돈의 일부를 기부도 하지만 나머지는 자신이 성장했을 때 대학에 입학하고 여행용 자금 마련 등을 위해‘보너스 본즈(Bonus Bonds)’에 저축도 한다고 밝혔다. 

 


<돈은 허공에서 저절로 떨어지지 않는다> 

많은 한국 교민들도 그러하듯이 대부분 키위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용돈을 주면서 집안의 허드렛일을 돕도록 시키고 있는데 그 대가로 지급하는 용돈 규모는 일반인들의 생각보다는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한 금융기관이 7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세에서 15세 사이의 아동 중 57%가 소소한 집안일을 해야만 용돈을 지급받았는데, 이에 반해 43%는 그런 것과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용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 응했던 7명의 자녀를 둔 한 엄마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면서‘돈이 허공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서서히 가르쳐 나가야 한다며 부모들이 이 점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직 부모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15살과 8살의 두 자녀에게 설거지, 식탁 차리기, 개 산책 등 다양한 종류의 집안일을 하게 하며 만약 건너 뛰게 되면 해당 주의 용돈은 주지 않는다고 전하고, 다만 용돈의 규모는 나이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작은 아이는 주당 5 달러를 넘지 않으며 큰 아이는 10 달러를 주지만 종종 휴대폰에 요금을 충전해주거나 물건을 사주기도 하는 등 추가 용돈을 주기도 하는데 항상 용돈의 범위 안에서만 준다고 설명했다. 

 

이 집의 자녀들은 다른 집과 비교해 적은 용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당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5~15세 아동들 중 1/3은 주당 2~5 달러 용돈을 받는 반면 40% 가량이 6~10 달러, 그리고 36%가 11~20 달러의 주당 용돈을 받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61c1dda7707926f09d34b7ebf311cecf_1488862324_6188.jpg

 


<용돈 주며 세금까지 공제하는 엄마> 

그러나 이처럼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한 올바른 관념을 심어주려는 부모들의 노력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당시 설문에 답한 부모들의 3/4 이상이 자녀들이 돈에 대해 생각이 아예 없거나 조금 나아진 정도일 뿐이라면서 실망스러워했다. 

 

당시 이를 보도한 기사에서도 금융기관이나 경제 및 교육계 전문가들은, 재정관리 기술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 중 하나이며, 이를 대비해 어릴 때부터 부모나 학교 교육을 통한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금 관리기관의 한 관계자는, 돈 관리를 제대로 하는 이른바 ‘재무 이해(financial literacy)’교과 과정을 학교 커리큘럼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각 개인의 재정관리는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이를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아이를 둔 엄마이기도 하다는 이 관계자는, 특히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세금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고자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면서 항상 20%를 공제하는 훈련까지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61c1dda7707926f09d34b7ebf311cecf_1488862357_157.jpg

 

<적절한 용돈의 규모는 얼마?> 

지난 2월 말과 3월 초에 걸쳐 국내의 각 언론들에는 초, 중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2월 초부터 시작돼 오는 7월 7일까지 5개월간 실시 중인‘CensusAtSchool’의 설문조사 항목 중에서 뉴질랜드 아동들의 용돈과 관련된 자료의 일부가 보도됐다. 

 

CensusAtSchool 조사는 학생들의 능력 개발을 위한 통계자료를 모으기 위해 2년마다 Y5~Y13 학생들을 대상으로 35개 항목에 대해 온라인으로 답하는 방식으로 실시되는데,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호주와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일본, 미국과 영국 학생들도 참여한다. 

 

이에 따르면 국내의 9~18세 아동 중 59%가 집안일을 돕는다든지 파트타임 일을 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지 용돈을 받거나 벌고 있으며 이들이 받는 용돈은 주당 15 달러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 중 1/4 가량이 주당 1~6 달러를 받는 반면 또 다른 1/4 가량은 주당 30 달러 이상을 받는데, 초등학생들이 받는 용돈의 평균은 주당 10 달러이며 고등학교를 포함한 중등학 교 학생들의 평균은 주당 20 달러였다. 

 

한편 고등학생들은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은 데 남학생의 경우 25%가 일을 하는 반면 여학생은 이 비율 이 18%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일을 통해 얻는 용돈도 남학 생이 주당 30 달러인데 비해 여학생은 그보다 적은 20 달러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파트타임 일을 통해 얻는 용돈에서 생기는 남녀 학 생들 간의 격차는, 인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의 이른 시기부터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사회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의 관심을 끌면 서, 국내에서는 진작부터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 문제로 대 두되어온 이슈이기도 했다. 

 

실제로 2년 전 당시 4~14세에 이르는 자녀들을 둔 520명 의 뉴질랜드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조사에서도, 남 학생들이 연간 460 달러의 용돈을 받거나 버는 한편 여학생 들은 이보다 적은 396 달러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초등학생들의 18%가 벌써 파트타임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적으로는 대부분은 자기 집이나 이웃집의 잡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반해 고등학생의 28%는 파트타임으로 주당 80 달러 용돈을 벌 며 1/4 가량은 수입이 160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 되기도 했다. 

 

<정답도 규정집도 없는 아이들 용돈> 

이번 조사를 진행 중인 CensusAtSchool의 한 관계자는,“ 자녀에게 용돈을 반드시 주어야 하는가?”“만약 준다면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그리고“용돈을 주면서 저축하 면 인센티브를 주어야 하는가?”등등 자녀들의 용돈과 관 련되는 여러 가지 질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부모들 간에 이야기되어 왔던 주제였다고 지적했다. 

 

자녀 4명의 엄마이기도 한 이 관계자는, 여기에는 어떤‘ 규정집(no rulebook)’도 없으며‘정답(correct answer)’도 없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맏딸이 8살이 됐을 당시 다른 아 이들과 비교하며 용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어느 시 점부터는 문제가 대두돼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녀들의 용돈은 너무 많아도 문제이고 너무 작아도 문제 라는 사실처럼 대강의 원칙에 대해서는 모든 부모들이 공 감하지만 경제 수준과 인생관, 자녀 교육관 등등에서 각자 의 마주한 환경이 모두 다른 만큼 이 문제는 부모라는 이 들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이자 현명함이 요구되는 고민 거리이다. 

 

chunsa210
KoreaPost
뿜뿜
오옷~ 사진에 있는 항목별 용돈 좋은 아이디어네요. 저도 우리 아이에게 써먹어야겠군요. 공짜는 없다를 가르치는건 좋은거죠 ㅎㅎ

IRD “외국 나가 살아도 학비 대출금 끝까지…”

댓글 0 | 조회 3,453 | 4일전
지난 199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고등… 더보기

수당 수급자 역대 최다

댓글 0 | 조회 2,899 | 5일전
각종 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거의 40… 더보기

경제정책에 밀려난 환경정책

댓글 0 | 조회 943 | 2024.11.06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집권하면서 가… 더보기

NZ, 지난 5년간 이렇게 변했다

댓글 0 | 조회 3,467 | 2024.11.06
지난해 실시된 센서스 자료가 5월에 … 더보기

자주 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기소될 수도

댓글 0 | 조회 2,741 | 2024.10.23
앞으로 자주 무단결석하는 학생의 부모… 더보기

주택보유율 “증가 추세로 돌아섰지만 오클랜드는…”

댓글 0 | 조회 2,838 | 2024.10.22
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 더보기

관광세 대폭 인상, 得인가 失인가

댓글 0 | 조회 2,834 | 2024.10.09
지난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부… 더보기

NZ 거주 인구 “30%는 해외에서 태어났다”

댓글 0 | 조회 3,252 | 2024.10.08
원주민인 마오리와 유럽계, 그리고 태… 더보기

실업 느는데 수당 강화하는 정부

댓글 0 | 조회 4,364 | 2024.09.25
정부가 수당 수급자들에 신호등 체제를… 더보기

3년간 작전으로 와해시킨 대형 갱단, 하지만…

댓글 0 | 조회 2,863 | 2024.09.24
현재 뉴질랜드가 가진 사회적 문제 중… 더보기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인하 …기다렸던 결정이지만 비난받는 이유

댓글 0 | 조회 6,841 | 2024.09.11
중앙은행이 지난달 깜짝 기준금리 인하… 더보기

의사는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나요?

댓글 0 | 조회 2,945 | 2024.09.10
전국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 부족 … 더보기

가드닝 계절 “레지오넬라병도 조심해야”

댓글 0 | 조회 2,719 | 2024.08.28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와 풀이 생기를 … 더보기

외식업계의 한숨 “폐업 위기 내몰려”

댓글 0 | 조회 6,011 | 2024.08.28
외식업계에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더보기

일자리 없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주 근로자들

댓글 0 | 조회 6,652 | 2024.08.14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을 품고 뉴질랜드… 더보기

장난감 만들던 형제 “NZ 최고 부자로 등장”

댓글 0 | 조회 5,113 | 2024.08.14
20년이나 넘도록 ‘뉴질랜드 최고 부…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배경

댓글 0 | 조회 6,870 | 2024.07.24
뉴질랜드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램 레… 더보기

호주로 향하는 수많은 키위들, 도대체 그 이유는?

댓글 0 | 조회 7,009 | 2024.07.23
지난주 통계국은 2023년 한 해 동… 더보기

어렵게 마련한 첫 집인데 … 매입가보다 떨어진 집값

댓글 0 | 조회 9,245 | 2024.07.10
큰 맘 먹고 첫 주택을 장만한 많은 … 더보기

온라인 도박으로 $16,000 날린 11살 어린이

댓글 0 | 조회 4,525 | 2024.07.09
인터넷으로 온 세상이 연결되고 스마트… 더보기

예의바른 전화가 이틀 연속 내게… 왜?

댓글 0 | 조회 3,696 | 2024.06.26
최근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은 웹사… 더보기

절도, 이민자 착취, 위협 행위, 그리고 녹색당

댓글 0 | 조회 3,062 | 2024.06.25
좌파 계열의 녹색당이 올해 들어 소속… 더보기

해외로 이주하는 뉴질랜드인 역대 최대

댓글 0 | 조회 6,929 | 2024.06.12
높은 생활비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 더보기

아시안과 마오리 인구, 엇비슷해졌다

댓글 0 | 조회 2,882 | 2024.06.11
뉴질랜드 통계국은 2023년 3월 7… 더보기

죽음의 공포 겪은 국제선 승객들

댓글 0 | 조회 5,589 | 2024.05.29
최근 런던을 떠나 싱가포르로 향하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