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

0 개 4,617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1980년대 뉴질랜드 경제가 개방되고 사회보장제도가 축소되면서 시작된 소득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부유층 상위 10%가 뉴질랜드 부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뉴질랜드 80년대 중반부터 소득격차 시작

뉴질랜드는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고 경제를 개방한 1980년대 중반부터 소득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뉴질랜드는 멕시코에 이어 빈부격차가 가장 심해진 국가로 조사되었다.

이후 2005년까지 뉴질랜드의 빈부격차는 크게 벌어져 외환위기 이후 소득격차가 확대된 한국과 함께 빈부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그룹에 속한다.

빈부격차 확대의 주범은 집값

오클랜드를 비롯한 주요 지역 집값은 지난해까지 몇 년 새 2∼3배 폭등하며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빈부격차를 크게 벌려놨다.

OECD회원국중 9번째로 빈부격차 심해

OECD의 가장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 헬렌 클락(Helen Clark) 정부가 집권한 이후 뉴질랜드의 빈부 격차는 실업률 감소 등으로 약간 좁혀졌지만 30개 회원국중 아홉 번째로 여전히 부의 편중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한 국가들에서 불평등이 심하고 유럽 대륙의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불평등 수준이 낮았다.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1996년 이후 4년 사이에 소득 불평등 정도가 무려 119% 정도 심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한국의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비율은 7.44로 미국의 5.45보다도 컸다.

뉴질랜드 상위 10%의 소득은 2005년 이미 미화 5만6,000달러(NZ$92,000)를 기록, 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 1,000달러가 많았다.

이 같은 부익부 현상으로 내셔널 비즈니스 리뷰(NBR)지가 매년 발표하는 뉴질랜드 부호 명단의 최소 소득기준도 2006년 NZ$2,500만에서 NZ$5,000만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하위 10%의 소득은 6,000달러(NZ$10,000)로 OECD 회원국 평균 7,000달러(NZ$11,500달러)보다 1,000달러가 적었다.

뉴질랜드 상위 10%의 소득은 하위 10% 소득의 9배에 달해 30개 회원국 가운데 아홉 번째로 불평등이 심했다.

가장 차이가 컸던 국가는 멕시코로 최고소득층과 최저소득층의 차이는 무려 26배였고 호주는 7배를 기록했다.

세계화로 빈부격차 심화

보고서는 세계화, 전문직 중심의 시장변화 및 정책 등이 빈부격차 심화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한 모든 선진국에서 임금소득자의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민소득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6년 67%에서 2006년 57%로 줄었다.

이는 자본 집약적 기술, 고유가, 근로자의 교섭능력 약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1990년대 초반 불황기에 OECD 회원국에서 공통적으로 많은 제조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뉴질랜드에서는 수입보호제도를 철폐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과로 고소득층은 중•저소득층의 희생을 등에 업고 더욱 부를 축적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상위 10%가 뉴질랜드 富 절반 소유

뉴질랜드 통계국이 2004년 소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10%가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조사했던 자료와 비교하면 이러한 불균형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상위 10%가 뉴질랜드 전체 부를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2001년 48%에서 2004년 52%로 점차 높아져 왔다는 것.

그리고 부자 순위를 상위 50%로까지 확대하면 이들의 재산 소유는 전체 부의 95%로 치솟아 가난한 국민들 편에 선 나머지 절반은 단 5%만 소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 올라가면 상류층 1%는 전체 부의 16%를 차지하고 있고, 상위 5%는 전체 부의 38%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뉴질랜드 부의 40%는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 가계 경제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연간 평균소득(중간소득)액은 2001년 NZ$40,600달러에서 2004년 NZ$46,000로 13.3% 늘었고 세후 소득액도 NZ$33,500에서 NZ$37,400로 11.6% 증가했다.

2001년 조사 때는 상위 50%가 차지하고 있는 재산은 93%, 나머지 절반이 차지하고 있는 재산은 7%였다.

고소득층은 증가, 개인재산은 감소

지난달 발표된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세계의 부에 관한 보고서’는 뉴질랜드의 부가 더욱 편중돼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지난해 100만달러(NZ$147만)을 소유한 뉴질랜드 가구는 6,600에서 7,000가구로 늘었지만 전체적인 개인의 부는 오히려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의 백만장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0.5%에 불과한 것이다.

호주의 2.4%, 싱가포르의 10.6%와 비교할 때 뉴질랜드에서 부의 편중이 더욱 심하다는 해석을 내릴 수 있다.

뉴질랜드 전체 개인재산은 2006년 NZ$1,913억에서 2007년 NZ$1,821억으로 4.8% 줄었다.

이것은 전년도 12.9%의 증가와 2002~2007년사이 6.2%의 연간 평균 증가율과는 반대되는 결과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가 2007년부터 경제 침체가 시작되고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자산가치의 추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지만 지난해 도입된 ‘키위세이버(KiwiSaver)’의 성공으로 저축률이 향상되고 있는 점이 좋은 신호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평등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이를 약화시키기 위한 정책 대응도 산업정책, 조세정책, 복지정책, 주택정책 등 다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을 방치하였다가는 사회 전체가 커다란 비용을 치를 수 밖에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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