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
3,633
21/12/2010. 10:01 NZ코리아포스트 (219.♡.51.194)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뉴질랜드의 2010년을 본지가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정리했다.
█ 주택시장 회생 둔화 지난해 초 저점을 찍은 후 가시화된 주택시장 회생이 3월 이후 둔화되기 시작했다. 모기지 세일이 넘쳐났고 건축 경기도 하락했다. 10월 오클랜드의 주택매매는 20개월래 최저를 기록했고 전국 주택가격은 아직도 2007년 10월의 최고가격 대비 2% 이상 하락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쿼터블 밸류(QV)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오클랜드를 중심으로 집값이 안정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 ‘올 화이트’ 남아공 월드컵서 무패 선전 6월 11일부터 한달간 지구촌을 축구열기로 달군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뉴질랜드 ‘올 화이트’ 팀은 비록 예선 탈락했지만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쳐 보이면서 예선 3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 뉴질랜드 국민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우승국 스페인도 예선전에서 스위스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에 뉴질랜드는 32개 참가팀 중 유일한 무패(無敗)팀으로 대회 최대 이변으로 평가받았다. 대회 최약체로 거론됐던 뉴질랜드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파라과이, 슬로바키아 등과 F조에 편성돼 대등한 경기들을 펼쳤고, 특히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슬로바키아와의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 터진 윈스턴 리드(Winston Reed)의 동점골은 뉴질랜드의 월드컵 본선 첫 골이자 첫 승점을 거두는 뉴질랜드 스포츠 역사상 길이 남는 골로 기록됐다.
█ 캔터베리지역 규모 7.1 강진 발생 9월 4일 새벽 4시 35분경 크라이스트처치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의 지하 10km 지점에서 리히터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사망자가 없는 것이 기적일 정도로 최근 80년 사이 가장 강력한 수준의 이번 지진으로 이 지역 주거용 주택 20만2000여 채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만여 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이후에도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됐고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재산피해가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 부가가치세 15%로 인상 부가가치세(GST)가 10월 1일부터 기존 12.5%에서 15%로 인상됐다. 1989년 이후 21년 만에 단행된 이번 부가세율 인상으로 소비자 물가가 약 2% 상승하는 요인이 발생하여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을 주었다. 실제 부가세율 인상을 전후해 식료품 가격은 물론이고 전기요금, 수도요금, 보험료 등 물가가 전반적으로 인상됐다. 2008년 선거 캠페인 기간 부가세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던 존 키(John Key) 총리는 부가세 인상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장려한다며 우세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단행했다. 정부는 개인소득세 감면과 각종 수당액 인상을 부가세 인상에 대한 ‘당근’으로 시행했으나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3.5%가 형편이 더욱 악화됐다고 밝혔고 35.6%는 변화가 없으며, 형편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8.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간수입 2만달러 미만 가구 중 71.5%는 형편이 악화됐다고 밝혀 부가세 인상이 저소득층에 큰 타격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 뉴질랜드달러화 고공행진 올해 유난히 환율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대립이 극심했던 가운데 환율 방어 수단이 없던 뉴질랜드의 통화가치가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뉴질랜드달러화와 같은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 호주달러화가 10월 15일 미국달러화 대비 1.0003미달러를 기록, 호주가 자유변동환율제를 채택한 1983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의 통화가치가 같아졌고, 뉴질랜드달러화도 덩달아 올라서 27개월래 최고를 나타냈다. 대미환율은 연초 72센트대에서 요즘 75센트대로 4.2% 정도 절상됐다. 이에 따라 원화 환율은 매매기준율 기준 연초 844원에서 요즘 860원대로 1.9% 올랐다. 미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기반을 잃고 있고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고환율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정부까지 나선 영화 ‘호빗’ 유치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흥행 성공 이후 28억달러 규모의 영화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뉴질랜드가 그 후속편인 ‘호빗’의 촬영 유치를 위해 미국의 제작사와 힘든 협상을 벌여야 했다. 6억7,000만달러가 투입돼 201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영화 호빗은 당초 뉴질랜드의 간판스타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이 뉴질랜드에서 촬영할 예정이었으나 배우노조가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도록 요구받고 있다며 제작을 거부하면서 미국의 제작사가 촬영지를 다른 나라로 옮기지 않는가 하는 우려가 높아졌다. 이에 정부가 나서 뉴질랜드를 방문한 워너브러더스 경영진들과 10월 26일부터 이틀간 협상을 벌인 끝에 고용법 개정과 3,340만달러 규모의 세금혜택 등을 대가로 호빗 유치에 합의했다. 이번 ‘호빗 딜’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뉴질랜드 관광산업과 해외홍보에도 큰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야당과 일각에서는 돈을 위해 민주주의의 정신까지 팔았다는 비판을 쏟아 냈다.
█ ‘통합 오클랜드’ 출범 11월 1일 통합 오클랜드 ‘수퍼시티’가 공식 출범했다. 오클랜드 시티, 노스쇼어 시티, 마누카우 시티, 와이타케레 시티 등 4개 시티 카운슬과 로드니, 프랭클린, 파파쿠라 등 3개 지역 카운슬, 그리고 오클랜드광역카운슬(ARC) 등은 모두 폐지되고 이날부터 오클랜드 카운슬로 통합됐다. ‘수퍼시티’ 초대 시장에는 렌 브라운(Len Brown) 전(前) 마누카우 시장이 취임했다. 그는 9월 17일부터 10월 9일까지 우편으로 실시된 선거에서 23만4,000여표를 얻어 비교적 여유있게 당선됐다. 새로운 오클랜드의 행정구역은 13개의 워드(ward)로 나누어지고, 워드의 하위 조직으로 21개의 로컬 보드가 신설됐다.
█ 도마 위에 오른 국회의원 경비 액트당 로드니 하이드(Rodney Hide), 노동당 크리스 카터(Chris Carter), 국민당 팬시 웡(Pansy Wong) 등 국회의원들의 출장 경비 남용이 연중 내내 문제가 됐다. 특히 5선의 뉴질랜드 최초 아시아계 의원인 웡은 남편의 사업여행 경비를 부당하게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난 뒤 11월 12일 소수민족부와 여성부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정부는 국회의원의 수당과 특혜를 관장하는 독립기구의 설치를 제시한 법률위원회의 보고서를 받아들여 내년에 관련 법이 제정되면 국회의원이 마음대로 경비를 처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파이크 리버 광산 폭발 참사 11월 19일 남섬 그레이마우스(Greymouth) 지역 파이크 리버(Pike River) 석탄 광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광부 29명이 매몰됐다. 1차 폭발 후 광산내부에서 유독가스가 계속 새어나오면서 폭발의 위험성 때문에 구조작업이 지연된 가운데 24일 2차 폭발이 발생, 매몰 광부의 생존 가능성이 사라졌다. 경찰은 광산의 최초 폭발 원인에 대하여 갱도에 메탄 가스가 차 있는 상황에서 바위를 뚫을 때 불꽃이 인화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존 키 총리는 이번 사고가 국가적 비극이라며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25일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내걸도록 했다. 이번 사고는 뉴질랜드에서 1896년 65명이 가스 폭발로 사망한 이래 최대의 광산 사고다.
█ 고용주 책임 강화한 개정 이민법 발효 11월 29일부터 고용주 및 스폰서(재정보증인)의 책임을 강화한 새로운 이민법(Immigration Act 2009)이 발효됐다. 1987년 이후 20여년 만에 개정돼 이번에 시행에 들어간 이민법에 의하면 합법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외국인을 고용한 고용주에게 최고 5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구법에서는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만 스폰서 자격이 부여됐으나 신법에서는 방문비자와 탤런트비자에 한해 회사, 단체, 정부기관 등도 스폰서가 될 수 있다. 스폰서는 신청인의 뉴질랜드 체류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만약 불법체류자로 전락하여 추방될 경우 항공권 구입 등 추방절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까지 책임지게 된다. 또한 새로운 이민법은 비자(Visa)와 퍼밋(Permit)의 구분을 없애고 비자로 용어를 단일화하고 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