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31일까지 1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이뤄진 결혼등록 건수는 모두 19,237건이었으며 반면 이혼 건수는 8,279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자료는 뉴질랜드 통계국(Statistics NZ)이 이 5월 5일(월) 발표한 2013년 한 해 동안의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한 통계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이번 통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해 살펴봄으로써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한 뉴질랜드 국민들의 태도가 과거에 비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계속 감소하는 결혼 등록>
2013년에 등록된 결혼 건수 19,237건은 한해 전의 20,521건, 그리고 2003년부터 2012년까지의 연간 평균인 21,108건보다 크게 감소한 수치이다. (표 1 참조)
이는 사회적으로 결혼을 굳이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만으로도 결혼과 동일한 권리를 얻을 수 있는 법적인 제도 변화와 사회 풍조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가 반영된 것이며, 특히 젊은 세대의 결혼에 대한 태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한편 19,237건의 결혼 등록 중 13,312건이 첫 결혼 등록이며 5,825건은 재혼 또는 그 이상의 결혼이었으며 100쌍의 커플이 그들의 관계를 ‘시빌 유니온(civil union)’에서 정식 결혼 관계로 변경시켰다.
이 같은 결혼 건수 감소로 인해 작년에 만 16세 이상 인구 중 결혼한 비율(general marriage rate)는 해당 인구 1천명당 10.9명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가장 높았던 지난 1971년의 45.5명에 비해서는 1/4 이하로 급감한 상태이다. (표2 참조)
한편 2013년에 동성 간의 결혼 등록 건수는 209건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84건은 남성간, 그리고 나머지 125건은 여성 간의 결혼 등록이었는데, 국내에서 동성간 결혼이 합법화된 것은 2013년 8월 19일 이후이다.
이 같은 동성 간 결혼에서 여성이 남성들보다 더 많은 추세는 지난 2005년에 결혼에 준하는 관계를 인정해주는 ‘시빌 유니온’이 공식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또한 결혼 등록 중 20% 가량인 2,416건은 외국에 거주하는 이들이 국내에서 결혼 등록을 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60% 가량은 이웃 국가인 호주 출신이 결혼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들어온 경우로 밝혀졌다.
전국의 각 지역별로 이뤄진 작년의 결혼 등록 및 시빌 유니온 등록은 다음과 같다.
<점차 늦어지는 결혼 연령>
연령별로 분석된 결혼 등록 통계를 보면 초혼인 경우 작년에 결혼 등록자의 중간연령(median age)은 남자의 경우 30.1세, 여성의 경우는 28.6세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녀 각각 27.3세와 25.2세였던 1993년에 비해서는 남녀 공히 약 3살 정도씩 결혼 연령이 높아진 셈이다.
16세 이상 국민 중 결혼 비율이 가장 높았던 1971년에 처음 결혼하는 남녀의 중간연령은 각각 23세와 20.8세였는데 이후 2004년까지 빠른 속도로 초혼 연령이 계속 늦어지다가 이후에는 그 추세가 둔화됐다. (표 3 참조)
한편 초혼인지 재혼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작년에 이뤄진 결혼등록의 중간연령은 남녀가 각각 32.4세와 30.4세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종전에 보지 못했던 기록을 세웠던 1971년의 남녀 각각 23.5세와 21.2세에 비해서는 거의 10살 정도나 높아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동성간 결혼 합법화로 시빌 유니온 감소>
한편 작년 8월에 동성간 결혼이 합법화된 이후 이전까지 결혼에 준하는 관계로 인정 받아온 동성 간의 시빌 유니온 등록은 2012년의 235건에서 작년에는 121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작년에 시빌 유니온 등록건수 중 46건은 외국에서 온 사람들로 이 역시 그 한 해 전의 87건에 비해 감소했는데, 2006년부터 1013년 사이에 시빌 유니온 관계 등록을 위해 뉴질랜드를 찾았던 커플 10쌍 중 9쌍은 동성 간 등록이었다.
<커플 1천 쌍 중 9.4쌍 이혼>
한편 2013년에 국내의 각 지역 법원에 의해 이혼이 허가된 건수는 모두 8,279건이었는데, 이는 매 1천 쌍의 커플 중 9.4쌍의 커플이 작년 한 해 동안에 이혼했으며 이로 인해 추정되는 이혼율이 9.4%이었음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이혼이 급증했던 해는 지난 1981년으로 이는 그 한 해 전에 ‘화해할 수 없는 차이(grounds of irreconcilable differences)’를 사유로 하는 이혼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된 결과였다.
이로 인해 1982년에도 한 해 동안 12,395건의 이혼이 이뤄지면서 이혼율도 17.1%까지 치솟았는데 그 다음 해에는 8,555건으로 건수가 급감했으며, 2004년에 이르러 연간 이혼 건수가 10,609건으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으로 통계는 보여주고 있다.
이후 이혼 건수는 대부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고 이혼율 역시 하락했는데 2009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에는 매년 평균 8,645건의 이혼 등록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 4 참조)
이에 따라 비록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근거로 추정할 수 있는 이혼율은 1990년대 후반 12% 대에서 2000년대 중반에 11% 대를 거쳐 현재는 10% 미만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혼을 하는 연령대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작년에 이혼한 사람 중 중간연령은 남자의 경우 46.4세, 그리고 여자는 43.8세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3년의 남녀 각각 42.5세와 40.1세에 비해 10년 만에 남자는 3.9세 여자는 3.7세가 늦어진 것이다.
이 같이 이혼 연령이 종전보다 더 많아진 데는 초혼 연령이 예전보다 늦어진 경향과 함께 결혼 유지기간이 길어진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이혼하는 사람들의 평균 결혼 유지기간은 작년에 14.2년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10년 전인 2003년의 13.1년에 비해 1년 이상 길어진 상황이다.
또한 시빌 유니온 관계를 해소한 건수도 작년에 164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지는 이혼 연령>
이번 통계자료를 통해서는 결혼 등록 중 이혼이라는 파국으로 결말을 맺은 건수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으나 연간 결혼 등록건수와 이혼건수를 참조해 비교했을 때, 지난 1988년에 결혼했던 커플이 결혼 25주년이었던 작년까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그 이전에 이혼했을 경우가 3쌍 중 1쌍 꼴인 35%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1978년에 결혼했던 커플 중 32%가, 그리고 1968년에 결혼했던 커플은 26%가 같은 시기 내에 이혼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들보다 높은 비율로, 이혼율 역시 세대가 내려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작년에 이혼한 커플 중 3,510쌍은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했는데 이들의 자녀는 모두 6,289명으로 집계돼 커플 당 평균 1.79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10년 전인 2003년에는 자녀가 있는 4,838쌍이 이혼했으며 이들에게는 모두 9,121명의 자녀가 있어 평균 1.89명이었는데, 이혼하는 커플의 자녀 숫자는 매년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이다.
<남섬지국장 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