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R의 공포

커지는 R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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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국내 소비지출 모멘텀 감소로 사상 최저 수준인 현행 기준금리를 더욱 내릴 수 있다고 언급했고 많은 경제학자들도 세계 경제 둔화와 함께 뉴질랜드 경제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은행 "다음엔 금리 인하"

 

중앙은행은 지난달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75%에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깜짝’ 언급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 선회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며‘비둘기’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날 중앙은행 아드리언 오어(Adrian Orr) 총재는 “약해진 세계 경제 전망과 국내 소비지출에서 줄어든 모멘텀을 고려하면 더 가능성 있는 다음 번 금리 변동의 방향은 인상보다는 인하” 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지난 2월만 해도 2021년 1분기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오어 총재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리 목표의 중간치인 2%를 계속 밑돌아 부양적인 통화정책 지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속 가능한 고용의 극대화, 낮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유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당한 기간 확장적인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세계 여러 중앙은행이 글로벌 경기 우려 속에 속속 통화정책을 선회하는 것과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지난달 20일 긴축 정책의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를 오는 9월 말 종료한다는 시간표를 제시했으며 올해 금리 인상 예상 횟수도 2회에서 0회로 줄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새로운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다.

 

오어 총재는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로 뉴질랜드 통화 가치가 상방 압력을 받아왔다고도 언급했다.

 

이에 반응해 뉴질랜드 달러는 급락했다.

 

성명 발표 직전까지 0.69미국달러를 넘어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대미환율은 발표 이후 0.68미국달러 아래로 떨어져 최대 1.6% 급락했다.

 

하지만 증시에서 NZX50지수는 전날보다 1.3%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빠르면 내달 기준금리 인하 전망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깜짝 언급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도 금리 전망을 낮췄다.

 

키위뱅크는 중앙은행의 발표 이후 낸 보고서에서 내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고 8월에도 한 차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ASB의 제인 터너(Jane Turner) 이코노미스트는 “ASB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5월에 0.25%포인트 인하하고 8월에도 0.25%포인트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며 “기업들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고, 이로 인해 올해 고용 수요와 투자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밝혔다.

 

웨스트팩도 중앙은행이 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웨스트팩의 도미닉 스티븐스(Dominick Stephens)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오는 5월 기준금리를 1.5%로 낮출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이 내달 금리를 인하한 뒤에도 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웨스트팩은 일단 남은 2019년 동안은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5월 이후에는 2020년 5월에 다시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가 1.25%까지 떨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뉴질랜드 장기물 국채 금리 사상 최저

 

성장 둔화 우려에 지난달 28일 뉴질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985년 시장이 형성된 이후 사상 최저치인 1.76%까지 떨어졌다.

 

뉴질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985년 5월 19.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금리 하락세(가격 상승세)가 이어가면서 뉴질랜드 2년물 이상 국채의 일부는 1.75%의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팩의 임레 스페이저(Imre Speizer) 시장전략가는 “1980년대 세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도입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하락 일변도였다”며 “뉴질랜드도 지난 10년간 인플레이션은 잡혔지만 너무 낮아서 그 원인에 대한 뚜렷한 분석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물 금리와 단기물 금리가 역전돼 경기 침체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에서 금리가 장기간 낮게 또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진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1-2년 뒤에 경기 하강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상적으로 장기물 금리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단기 금리보다 높은게 정상이지만, 경기 상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질 경우 장기채권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채권 시장이 당분간 이같은 우려감을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파이 펀드(Pie Funds)의 마이크 테일러(Mike Taylor) 대표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더욱 영리하다는 오랜 투자 격언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제조 활동이 감소하고 수익 증가가 둔화되면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더욱 많은 돈이 유입될 것” 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완연한 하향 추세 

 

뉴질랜드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6년 3.9%를 정점으로 2017년 3.1%, 2018년 2.8%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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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경제연구소(NZIER)의 1사분기 사업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향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긍정적인 전망보다 27% 앞섰다.

 

이는 이전 분기의 18%에 비해 더욱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반영한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의 크리스티나 렁(Christina Leung)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경기가 하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향후 국내총생산(GDP)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기업 국내 거래활동이 감소할 전망으로 조사돼 앞으로 경제가 더욱 침체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1사분기 국내 거래활동이 “줄었다”는 응답이 “늘었다”는 응답보다 1% 많았다.

 

지난해 4사분기에는 그 반대로 4%가 많았었다.

 

뉴질랜드경제연구소는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 연간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2% 밑으로 떨어진 마지막 시기는 2011년 4사분기였다.

 

중소기업의 사업전망도 악화되어 회계 소프트웨어 회사 MYOB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2개월의 사업 신뢰도가 29% 감소, 1년 전의 14% 감소에 비해 더욱 떨어졌다.

 

제조 활동도 지난해 7월 이후 감소세이다.

 

BNZ-비즈니스 뉴질랜드 제조지수는 지난 3월 51.9로 1년 전의 53.7에 비해 3.4% 감소했다.

 

1사분기 평균 제조지수는 52.7로 장기 평균 53.4보다 낮게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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