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막강세력 베이비붐 세대

주택시장의 막강세력 베이비붐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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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택시장 지표는 여전한 침체를 나타내며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황은 주된 매수 주체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데.

주택시장 침체국면 1년 넘어

주택시장 침체의 첫 징후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6월. 주택 매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감했고 중간가격은 34만7,500달러로 전달의 35만 달러보다 0.7% 떨어졌다.

그 이후 주택시장은 특히 매매량 측면에서 상당한 침체를 지속했다.

작년 상반기 5만2,965건이었던 주택 매매량은 하반기 3만9,236건으로 급락했고 올 상반기 2만9,613건으로 다시 떨어졌다.

4~6월 주택 매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7.3% 추락했다.

그러나 주택가격은 비교적 적은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뉴질랜드부동산협회(REINZ)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간가격이 34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2% 하락하는데 그쳤고 사상 최고였던 작년 11월의 35만2,000달러에 비해서는 3.4% 떨어졌다.

주택 매매량이 가격보다 선행했던 과거 경험에 비추어 올 하반기 및 2009년 주택시장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하지만 서구 국가 중 뉴질랜드 만이 주택시장 과열과 거품 붕괴를 경험한 것은 물론 아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근원지인 미국은 지난 1년간 집값이 15.3% 급락했고 아일랜드에서도 9.5%의 하락세를 보였다.

베이비붐 세대 70년대 이후 주택매수 주체로 등장

최근 주택시장의 상승과 하락은 국제자금 팽창의 직접적인 결과이고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다.

뉴질랜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은행대출 증가세는 급격하게 떨어졌고, 이것이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자금 팽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보고가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비단구렁이 옆을 지나가는 돼지'로 비유되는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 40년간 주택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25세에 이르기 전인 1970년 25세 미만 인구는 전체 인구의 무려 49.1%를 차지했고 호주(46.3%)와 미국(45.6%) 등지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후 세대가 20대 중반이 되어 그들의 첫 집을 매수하기 시작할 무렵인 1970년대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 주택 붐이 일기 시작했던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약진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40년간 25세 미만 인구는 49.1%에서 35.8%로 줄어든 반면 주택 구매 주연령대인 25~64세 인구는 42.4%에서 52%로 늘었다.

베이비붐 세대가 50세가 되면 부동산 비중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가 생애 최대 소득을 올리는 50대에 접어들었을 때 국제 유동자금이 넘쳐 났고 이 돈은 부동산시장에 흘러 들어가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매입에 쓰여졌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됐던 유례없는 세계적인 주택 붐은 25~64세 인구의 증가와 이 연령층의 소득 향상, 그리고 국제 유동자금의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2011년부터 베이비붐 세대 은퇴연령 도달

2011년부터 베이비붐 세대들은 일반적으로 주택 매수 보다는 매도를 주로 하는 연령대로 여겨지는 65세에 이른다.

65세를 넘기면 개인들은 은퇴촌으로 들어 가거나 배우자가 죽어 자식들과 살림을 합치거나 도시를 떠나 시골로 향하는 등 다양한 경우로 집을 축소하기 마련이다.

향후 35년은 지난 35년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 35년 동안 주택 매주 주체인 25~64세 연령대로 진입하는 순 인구는 93만 명에 달했고 65세에 도달한 인구는 26만 명에 불과했으나 2005~2040년 사이에는 25~64세 진입 순 인구는 34만 명으로 급감하는 반면 65세 도달 인구는 68만 명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는 뉴질랜드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에서도 비슷한 실정이어서 호주의 65세 이상 인구는 2005년 13.1%에서 2040년 23.5%로 늘고 미국도 같은 기간 12.3%에서 20.5%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와 주택시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여러 보고가 발표되었으나 뉴질랜드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계획협회의 저널에 실린 도웰 마이어스(Dowell Myers)와 류성호씨 공동 저자의 '노령화하는 베이비붐 세대와 세대적 주택 거품 : 역사적 변천의 전망과 진정'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앞으로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승자와 함께 패자도 생겨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젊은 세대가 집값 하락의 혜택을 받아 주택 구입이 용이해지고 주택소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 봤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매도는 3~7년의 전통적인 주택시장 침체기간을 10년 이상으로 늘려 놓고 재산의 많은 부분을 주택에 할애한 베이비붐 세대일수록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주택시장 단기적으론 경제, 중장기적으론 인구학적 사이클

뉴질랜드 주택시장에서 베이비붐 세대를 고려하면 다른 서구 국가들과 같이 두 가지 주요한 사이클을 맞고 있다.

하나는 최근의 넘쳐 나는 유동자금과 신용경색에 따른 단기 경제 사이클이고, 다른 하나는 2차 세계대전 전후 세대에 의해 영향을 받는 중기 및 장기 인구학적 사이클이다.

단기 전망은 주택시장이 가격 거품을 겪었고 신용경색 상황이 향후 1년 이상 타이트할 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

중기 전망은 2011년부터 65세에 이르는 베이비붐 세대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1970년대 주택시장을 좌지우지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주택 정책에 깊은 의미를 던져 주고 있다.

주된 주택 매수 세력이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매수 주체가 급격히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뉴질랜드가 이민 문호를 확대하면 이민자들이 중요한 매수 주체가 될 것이나 그렇지 않을 경우 주택구매력은 지금의 10대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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