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홀로 집에’와 휴가철 빈집털이 예방 요령

영화 ‘나 홀로 집에’와 휴가철 빈집털이 예방 요령

0 개 450 서현

또 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성탄절과 연말 휴가철을 앞두고 마음이 한껏 부풀고 있다.  


바다로 산으로, 호수와 강으로 떠날 휴가가 기대되는 이때, 하지만 오래 집을 비우다 보니 마음 한구석이 찜찜할 수밖에 없는데 원인은 바로 이 무렵이면 극성을 부리는 빈집털이. 


1991년에 나온 영화 ‘나 홀로 집(Home Alone)’ 첫 장면을 보면, 연말연시 휴가철의 빈집털이 악당 2인조가 이튿날 아침에 프랑스로 떠날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식구들 앞에 경찰관으로 위장하고 나타나, 집안 분위기를 엿보는 한편 가족의 여행지와 일정 등 중요한 정보를 탈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연중 가장 즐거울 시간을 앞두고 설레고 들뜬 우리들만큼, 이는 도둑들 역시 대목(?)을 맞이해 한창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서도 경찰과 보험회사 통계를 보면 매년 1월과 2월, 그중에서도 휴가가 한창인 1월에 빈집털이와 함께 차량 절도도 연중 가장 많이 발생한다.    


빈집털이 피해 방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둑에게 집이 비어 있다는 신호를 주지 않는 것인데, 이 점을 포함해 이번 연말연시 휴가철에 도둑을 방지하는 요령 몇 가지를 영화와 비교하면서 해외 언론과 잡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서 간추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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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 홀로 집에’의 포스터(1991) 보인다. 


<홈 보안 시스템 설치하기> 


첨단 전자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지금, 도둑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홈 보안 시스템(home security system)’을 설치하는 것이다. 


요즘은 보안 시스템도 다양한 예산에 맞춰 직접 설치할 수 있는 DIY 장비부터 전문가가 직접 설치해 주는 고급 시스템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보안 시스템 전문가는, 빈집털이 도둑은 들키지 않고 빠르게 물건을 훔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는 만큼 일단 경보 시스템이 없는 집은 그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범행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스마트 보안 시스템은 양방향 영상 통신, 움직임 감지 조명 등을 통해 침입자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또한 경고까지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의 한 가정은 휴가 기간에 스마트 홈 시스템 덕분에 침입자를 사전에 감지해 경찰이 출동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처럼 첨단 기술의 발전은 집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집 안팎에 감시 카메라(CCTV)를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도 많고 그중 일부는 침입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경찰이나 보안회사에 연락하기도 한다.


한편, 실제 보안 장치가 없는데도 현관문이나 뒷문에 보안회사 스티커가 붙은 경우에 그 옆집을 털었던 도둑이 해당 주택의 침입은 이를 보고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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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케빈의 집에 경찰관 복장으로 나타난 도둑  


<빈집처럼 안 보이도록 스마트 전구와 플러그 활용> 


빈집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도 도둑 예방에 극히 중요한데, 이 역시 시간 조절이 가능한 ‘스마트 전구(smart bulbs)’와 ‘스마트 플러그(smart plugs)’와 같은 장비를 잘 이용하면 사람이 집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처럼 만들어 준다. 


전구나 플러그를 설정해 특정 시간에 불이 켜지고 꺼지도록 하면 되는데, 일부 스마트 전구는 ‘휴가 모드(vacation mode)’도 지원해 자동으로, 불규칙적으로 불빛까지 조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스마트 전구와 플러그를 활용해 매일 저녁 집 조명이 불규칙하게 작동하고 TV까지도 작동하도록 설정했던 한 가정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이웃마저도 그 집에 사람이 계속 살고 있는 줄 알았다고 전할 정도였다. 


또한 Fake TV라는 기기도 있는데, 이는 TV 화면의 깜박임을 재현해 도둑에게 사람이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편, 스마트 전구 외에도 지금은 ‘스마트 블라인드(smart blinds)’까지 시중에 나와 있어 일정한 시간마다 이를 여닫게 만드는데, 이는 집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배가시켜 준다. 


영화 ‘나 홀로 집에’에서도 겨우 8살에 불과한 주인공 케빈이 처음에는 집에 가족이 있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얼마 지난 뒤 도둑 일당에게 아이만 혼자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러자 케빈은 집 안의 조명을 모두 밝히고 커튼을 친 후 음악을 크게 틀어 파티장 분위기를 내면서 장난감 기차에 사람 크기의 입간판을 달아 창문가를 따라 움직이도록 만든다. 


또한 창문가에 놓은 마네킹을 줄로 조종해 밖에서 볼 때는 마치 어른들이 함께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또 하룻밤의 큰 위기를 넘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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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이는 인형과 실내조명, 음악으로 위기를 넘기는 케빈


<차량을 차고 아닌 집 앞에 주차하기> 


한편, 집 앞에 차가 있는 것만으로도 집에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차고 대신 집 앞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하지만 고급 차일 경우에는 오히려 차량 도둑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편, 이 방법은 어떤 경우에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하는데, 한 곳에 차가 오랫동안 움직이지도 않은 채 주차돼 있으면 오히려 이를 유심히 지켜본 도둑에게는 사람이 없다는 힌트를 던져주기도 한다. 


이에 따라 차를 차고 앞이나 진입로 등 바깥에 주차하는 방법은, 차의 종류나 집의 환경, 때로는 차를 관리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존재 여부 등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 열쇠는 휴가지까지 직접 지니고 가지 않을 경우 도둑이 쉽게 찾지 못할 곳에 숨겨 두고 떠나야 한다. 


실제로 몇 년 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빈집털이범 일당이 훔친 물건을 아예 그 집의 차에 몽땅 싣고 도주하는 등, 그동안 이와 같은 유형의 사건이 국내에서 종종 발생한 바 있다.  


특히 당시 피해를 본 가정은 뉴질랜드에 입국한 지 얼마 안 된 커플로,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았던 데다가 TV를 비롯한 대부분의 물건을 갓 구입해 피해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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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앞에 주차하면 집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웃에게 도움 요청하기>


사실 집을 오래 떠나는 경우 믿을 수 있는 가까운 이웃에게 집을 좀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값비싼 최첨단 보안장비를 설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다.  


이웃은 수상한 움직임을 가장 먼저 포착할 가능성이 크고, 또한 도둑뿐만 아니라 집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줄 수 있으며, 게다가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연락해 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집 앞에 쌓인 우편물이나 광고지는 집이 비어 있다는 명확한 신호가 되는데, 이 역시 이웃이 나서주면 우편물 자체의 도난도 방지하면서 더불어 도둑도 막을 수 있어 좋다. 


또한 우편물은 우체국에 요청해 일정 기간 배달을 중지할 수도 있다. 


이처럼 필요할 때 이웃의 협조를 받으려면 당연히 평소에도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상부상조하는 마음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휴가에서 돌아오면서 간단한 선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 홀로 집에’ 영화에서도 마지막 장면에 가장 큰 위기에 처했던 케빈을 구해준 것은, 이웃에서 외롭게 혼자 살면서 휴가를 떠나지 않았던 거의 유일한 동네 주민인 말리 할아버지였다. 


54e1d5ec348f4366b27343f6c2596eed_1734471967_4877.png ▲ 잔디가 방치된 정원은 빈집의 징후   


<잡초가 무성한 정원, 도둑의 우선 목표>

 

잔디나 정원 식물, 채소밭을 오래 관리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도록 방치한 모습은 집이 비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이다. 


휴가 중에도 정원을 관리할 사람을 고용하거나 이 역시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또 여유가 있다면 스마트 기능이 달린 로봇 잔디깎이와 같은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로봇 잔디깎이와 같은 고가의 장비나 도구가 만약 정원에 있으면 이 또한 도둑의 표적이 된다는 점에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중요한 장비나 도구는 반드시 실내나 잠긴 창고에 보관해야만 도둑이 쉽게 가져갈 수 없는데, 특히 밖에서 도둑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본격적인 빈집털이 절도범이 아닌 좀도둑이 정원에 있던 각종 도구를 집어 가는 바람에 휴가에서 돌아온 집 주인의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평소 정원에 있어야 할 도구가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면 이 역시 빈집임을 암시하는 징후가 되므로 집을 비우기 전에 주인이 지혜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원의 자동 관개시설이 꽤 많은 비가 내리는 데도 계속 작동하는 것을 보고 도둑이 마음 놓고 침입한 사례도 있었다. 


나아가 집 앞에 전자제품 등 각종 값비싼 물건을 구입했음을 보여주는 대형 포장박스 등을 방치해도 도둑을 부를 수 있는데, 실제로 재활용 쓰레기통을 확인하고 일을 저지른 도둑도 있었다.    


<소셜 미디어에서 휴가 계획을 공유하면?> 


소셜 미디어 활동이 활발한 현대 사회에서 휴가 중임을 알리는 게시물은 오히려 도둑에게는 내가 집을 비웠다는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전해 줄 수 있다.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모든 팔로워를 믿을 수는 없으며, 이에 따라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가급적 휴가 사진이나 내 위치를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휴가 중에는 ‘위치 추적 서비스(location tracking services)’를 비활성화하는 것도 이런 도둑을 막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휴가 사진을 게시한 직후 자기 집에 도둑이 침입한 사례를 전하면서 주변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집주인들은 지금의 도둑들 역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과 같은 현대 문명기기 사용에 익숙하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한편, 유선전화 자동응답기에 휴가를 갔다고 녹음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영화에서도 케빈의 아빠인 피터가 역시 휴가를 떠난 이웃집에 전화해 자동응답기에 자기들이 여전히 파리에 있고 케빈이 집에 혼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녹음으로 남겼다. 


이 때문에 마침 그 집을 털던 도둑 일당이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케빈은 이 영화 진행 중에서 가장 큰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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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가 안 보이도록 막아야 침입 위험 감소


<문 닫고 실내 안 보이도록 창문 가려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휴가 출발 전에는 모든 문과 창문을 잠그는 것을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한다. 


‘나 홀로 집에’처럼 1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들뜬 마음으로 휴가를 떠나다 보면 문 잠그는 것은 물론 이처럼 아이까지 놓고 떠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반드시 출발 전에 차분한 마음으로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다.   


또한 창문을 닫았으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내려 실내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집 안에 훔칠 만한 것이 잘 안 보인다면 도둑도 일단 침입을 망설이는 게 당연하다. 


이에 따라 귀중품은 집 안에서도 잘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두고 가능하다면 금고를 활용하며, 앞서 이야기했듯이 정원이나 베란다에 있는 값비싼 물건도 창고 등 실내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빈집털이 범죄에 대한 여러 조사에 따르면, 이 유형의 도둑은 우선 창문을 통해 집 안에 놓인 노트북이나 비디오 게임기, 전자제품을 비롯한 비싼 물건이나 귀중품, 희귀한 수집품을 확인한 후 침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커튼이나 블라인드 등으로 창문을 가리는 게 상당히 효과적인 빈집털이 범죄 예방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뉴질랜드 경찰도 언제나 이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도어락(smart locks)’은 원격으로 잠금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어 유용하며 창문에는 센서를 설치해 추가 보안을 강화할 수도 있다. 


만약 오래된 문이나 창문이라면 보안 강화용 잠금장치나 금속 막대를 추가로 설치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며, 또 도둑 침입이 예상되는 창문에다가 열리면 큰 소리로 경보가 울리는 센서를 부착하는 것도 또 한 가지 방법이다. 


<귀가했을 때 도난 피해 사실을 발견하면?> 


만약 집에 돌아와서 도난 사실을 알았을 때는 우선 집에 들어가도 안전한 상황인가를 먼저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이 곧바로 오지 않더라도 이는 나중에 보험사에 범죄 발생을 증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이다.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이 신체와 심리적 안정이 우선이므로 늦은 밤에 도착했거나 경찰이 바로 오지 않는다면 당일은 다른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지내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또한 강제 침입 흔적이 있는 경우 문이나 창문 사진을 찍고, 침입 전 상태로 물건을 옮기기 전에 집에 도착했을 당시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둔다. 


이후 가능한 한 빨리 보험회사에 전화하고 도난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품목 리스트를 만드는데, 나중에 확인되는 것도 목록에 추가할 수 있으며 물품뿐만 아니라 집이나 기물 파손도 확인해 기록을 남긴다. 


■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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