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통계국은 2023년 3월 7일 기준으로 실시했던 ‘제35차 센서스(35th Census of Population and Dwellings)’ 중 인구와 관련된 주요 통계 자료를 지난 5월 29일에 공개했다.
매 5년마다 실시하는 센서스를 통해 취합된 자료는 여러 정부기관이 정책 수립과 집행에 쓰이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을 포함한 산업계, 그리고 교육계 및 사회 단체와 기관 등에 걸쳐 다양하고 폭넓게 활용된다.
이번 호에서는 2023년 센서스 자료를 통해 나타난 뉴질랜드의 인구 현황을 관련 도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 센서스에 나타난 인구 변동(1981~2023)
<지난해 3월 기준 인구499만 4천여 명, 현재는 533만 명 추정>
우선 이번 센서스에서 확인된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 2018년 센서스 이후 뉴질랜드 인구는 5년 간 거의 30만 명 늘어났으며, 전체 인구 4명 중 3명은 북섬에 거주한다.
• 또한 남섬 셀윈(Selwyn)과 퀸스타운은 2018년 센서스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임이 확인됐다.
• 이번 센서스에서는 마오리계가 약 100만 명으로 조사됐으며, 이와 함께 인구가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고 인종적인 면에서는 구성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 센서스를 통해 확인된 ‘통상거주인구(Census usually resident population, CURP)는 499만 3,923명이었으며, 이를 통해 조만간 뉴질랜드의 총인구 500만 명 돌파를 예상하게 해줬다.
이는 2018년 센서스 당시의 469만 9,755명보다 29만 4,168명이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6.3%였는데, 이는 5년 동안에 노스랜드와 사우스랜드 등 두 군데 지역을 합친 인구 만큼이 늘어난 셈이다.
하지만 2013년에서 2018년 사이에 나타났던 인구 증가율 10.8%보다는 한결 증가 속도가 늦어졌는데, 그 배경에는 낮은 출산율과 함께 팬데믹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인구의 자연증가가 줄어든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참고로 6월 현재 통계국 자료에서는,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뉴질랜드 총인구를 533만 8,9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총 주택 숫자는 2018년 센서스에서 나타난 188만 6,517채에서 9.0%인 17만 61채가 늘어난 205만 6,578채로 집계됐다.
▲ 2013년~2023년의 지역별 인구 증가율, 단위:%
<인구 증가는 북섬이 많았지만 증가율은 남섬이 앞서>
뉴질랜드 전체 인구 중 4명 중 3명은 북섬에 거주하는데 인구 증가는 북섬이 21만 3,453명으로 8만 745명이었던 남섬보다 절대 숫자에서는 더 많았지만 인구 증가율은 남섬이 7.3%로 북섬의 5.9%를 앞질렀다.
남섬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성장한 광역자치단체 격인 ‘리전(region)’은 태즈먼으로 5만 2,389명에서 5만 7,807명으로 10.3% 증가했으며, 크라이스트처치를 포함한 캔터베리가 59만 9,694명에서 65만 1,027명으로 8.6% 증가율을 보였다.
오클랜드는 2013년~2018년 센서스 당시와 비교해 이번 센서스에서는 인구 증가율이 절반(11.0%에서 5.4%)으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166만 명의 전체 인구를 기록하면서 여전히 16개 ‘리전’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리전’으로 남았다.
특히 전반적으로 오클랜드와 인접한 ‘리전’들이 북섬에서 인구 증가율이 높았는데 그중 와이카토는 2018년 45만 8,202명에서 2023년에 49만 8,771명으로 8.9%가 증가했고, 노스랜드도 같은 기간에 17만 9,076명에서 19만 4,007명으로 늘면서 역시 8%가 넘는 8.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인구 성장률이 가장 낮았던 ‘리전’은 사우스랜드로 9만 7,467명에서 10만 143명으로 2.7% 증가에 그쳤고, 웰링턴도 50만 6,814명에서 52만 971명으로 2.8% 증가에 머물렀다.
위에 첨부된 <도표>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 사이에 16개의 각 ‘리전’별로 인구 증가율이 어떻게 다른지를 모두 4개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해 볼 수 있다.
▲ 뉴질랜드 전국의 2023년 센서스 주요 부문 통계
<여전히 인구 증가율 선두권에 자리한 셀윈과 퀸스타운>
전국에 67개가 있는 기초자치단체 격인 ‘Territorial Authority(TA)’를 기준으로 세분화하면, 남섬 캔터베리의 셀윈(Selwyn)과 오타고 내륙의 퀸스타운이 2018년 센서스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TA로 확인됐다.
그중 셀윈은 이번 센서스에서 7만 8,144명으로 인구가 집계됐는데, 이는 2018년의 6만 561명, 그리고 2013년의 4만 4,595명에서 상당히 빠르게 늘어난 수치이다.
셀윈의 인구가 이처럼 많이 증가하다보니 증가율도 2013년에서 2018년 사이에는 35.8%, 그리고 2018년에서 2023년 사이에는 29.0%로 계속 다른 TA를 압도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남서쪽에 위치한 셀윈은 롤레스턴(Rolleston) 등 크라이스트처치의 위성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을 포함해 곳곳에서 새로운 주거 단지가 대거 형성되면서 젊은 인구를 중심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보다 남쪽의 오타고 내륙인 퀸스타운-레이크스 TA도 2018년의 3만 9,153명보다 인구가 22.1%가 증가하면서 2023년 현재 4만 7,808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38.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2013~2018년(2만 8,224명에서 3만 9,153명으로)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상당히 낮아진 모습이다.
한편 웰링턴 시티와 채텀 제도 등 두 곳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TA 지역에서 인구가 증가했다.
웰링턴 시티는 2018년에 20만 2,737명이었던 인구가 2023년에 20만 2,689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원거리에 떨어진 채텀 제도 역시 같은 기간에 663명에서 612명으로 감소했다.
또한 모두 21개의 ‘구의회 지역(Auckland Local Board, ALB)’ 중 가장 거주 인구가 많은 ‘local board’인 호윅(Howick)에서는 2018년 이후 1만 2,600명의 인구가 늘어 8.9%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파파쿠라(Papakura)가 1만 4,682명이 늘어나 25.5% 증가율을 보이면서 오클랜드의 ‘local board’ 지역 중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 오클랜드 리전의 2023년 센서스 주요 통계
<마오리 인구 97만 명으로 증가>
이번 센서스에서는 ‘마오리 혈통(Maori descent)’과 ‘마오리계(Maori ethnicity)’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마오리 인구를 집계했다.
두 개념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동일하지는 않은데, ‘마오리 혈통’은 ‘화카파파(whakapapa, 일종의 족보)’에 기반을 둔 반면 마오리계 그룹은 스스로 자기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문화적 소속을 말한다.
이와 같은 기준에 따라 집계한 전체 마오리 인구는 2018년 당시의 86만 9,850명보다 12.5%나 증가한 97만 8,246명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마오리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6%를 차지했으며 이는 2018년의 18.5%의 점유율에서 1.1%p가 늘어난 것이다.
그중 오클랜드 지역은 마오리 인구가 2018년 20만 7,183명에서 2023년에는 22만 7,898명으로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마오리가 사는 지역의 자리를 유지했다.
또한 기스번 리전은 인구 절반 이상이 마오리로 2018년 54.6%의 점유율에서 2023년에서 56.0%로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오타고와 태즈먼 리전은 마오리 인구 비율이 각각 11.6%와 11.8%로 가장 낮았다.
▲ 와이카토 리전의 2023년 센서스 주요 통계
<중위 연령 0.7세 늘어, 인구 고령화 계속 진행 중 >
뉴질랜드 인구는 계속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인구의 ‘중위 연령(median age)’이 2018년 센서스의 37.4세에서 2023년에는 38.1세로 0.7세나 늘어났다.
중위 연령은 인구의 절반은 이보다 젊고 절반은 더 나이를 먹은 나이인데, 이를 리전별로 보자면 2023년 기준으로 오클랜드와 기스번 리전이 각각 35.9세와 36.7세로 중위 연령이 가장 적었다.
이는 다른 리전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면 중위 연령이 가장 많은 웨스트 코스트와 태즈먼 리전은 각각 48.1세와 46.8세로 위 두 리전에 비해 12살가량이나 많아 젊은이는 적고 노인이 많이 거주함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각 리전에서 중위 연령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혹스베이는 2018년 40.6세에서 2023년 40.4세로, 그리고 기스번도 37.0세에서 36.7세로 낮아졌으며 베이 오브 플렌티 역시 40.2세에서 39.7세로 낮아지는 등 이들 세 리전에서는 거주 인구가 더 젊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또한 마오리의 중위 연령은 2018년 센서스에서는 26.0세였으나 이벤에는 27.2세로 1.2세가 높아졌다.
▲ 캔터베리 리전의 2023년 센서스 주요 통계
<마오리와 아시안 인구 점유율 엇비슷>
한편 이번 센서스 자료를 보면 출신 ‘민족(ethnicity)’별로 볼 때 뉴질랜드의 인구 구성은 계속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말하는 ‘민족’이란 사람들 각자가 소속감을 느끼거나 동일시하는 ‘민족 집단(ethnic group)’을 말한다.
이 ‘민족’은 인종이나 조상, 국적 또는 시민권 등과는 달리 ‘문화적 소속 기준(measure of cultural affiliation)’을 말하며, 자의적으로 선택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한 개 이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유럽계로 구분되는 인구는 약 338만 3,742명으로 전체 인구의 67.8%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가장 많은 비율을 점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자기를 마오리나 아시안, 태평양계 민족 및 ‘중동/라틴 아메리카/아프리카(Middle Eastern/Latin American/African, MELAA)’ 민족으로 인식하고 구분하는 인구의 비율은 계속 늘어났다.
이와 같은 기준에 의한 2023년 센서스에서 마오리는 88만 7,493명으로 전체 인구의 17.8%를 차지했으며, 86만 1,576명의 아시안은 점유율 17.3%로 마오리와 엇비슷한 구성비를 보였다.
아시안과 마오리는 2018년 센서스와 비교할 때 아시안은 15만 3,978명이 늘어나고 마오리는 11만 1,6757명이 늘어나면서 인종 그룹 중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이 됐다.
한편 태평양계는 44만 2,632명으로 전체 인구 중 8.9%를 차지했으며 ‘중동/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MELAA)’는 9만 2,760명으로 1.9%였다.
▲ 웰링턴 리전의 2023년 센서스 주요 통계
■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