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초 발표된 ‘2023년 센서스’ 중 주택과 관련된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전국의 ‘주택 보유율(home ownership)’이 5년 전인 2018년 센서스 때보다 높아졌으며 주택의 품질 또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됐는데, 이는 2018년 센서스에 나타났던 64.5%의 보유율보다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전국의 주택 보유 현황을 센서스 자료를 갖고 지역별로 살펴보는 한편 난방과 습기 등 주택의 품질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통신수단과 인터넷 등 주거 생활과 관련된 변화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본다.
<2006년 이후 처음 증가세로 바뀐 주택 보유율>
이번 센서스에서 나타난 주택 보유율은 66.0%로 지난 2018년 센서스 때보다 1.5%p 높아졌으며 이는 또한 10년 전인 2013년 센서스 때의 64.8%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번에 나타난 주택 보유율은 특히 지난 1990년대 초반에 뉴질랜드의 주택 보유율이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던 추세를 오름세로 바꾼 것이다.
아래 도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국내 주택 보유율은 1991년 센서스에서는 73.8%에 달했지만 5년마다 실시되는 센서스에서는 이후 2018년까지 5차례나 연속으로 보유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처럼 갈수록 떨어지던 주택 보유율이 이번에 반전하면서 소폭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지난 2006년 센서스 때의 66.9%보다 낮아 국내의 주택 부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에서는 별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센서스에서 집계하는 주택 보유율은 민간 부문의 개별 가구가 가구 구성원의 이름으로 집을 보유했거나 또는 ‘가족 신탁(family trust)’과 같은 형태로 보유한 것을 말한다.
▲ 7차례 센서스에서 나타난 주택 보유율의 변화(기간: 1991~2023)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의 주택 보유율은 정체>
주택 보유율을 지역으로 나눠보면 차이가 큰데, 국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오클랜드의 주택 보유율은 59.5%로 나타나 이번 센서스에 집계된 전국 평균인 66.0%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이는 또한 직전 조사였던 2018년 센서스의 59.4%와 거의 같고 이번 센서스에서 나타난 전국의 ‘광역행정구역(region)’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77.4%로 주택 보유율이 전국의 광역행정구역 중에서 가장 높은 남섬 북부의 태즈먼(Tasman)에 비해서는 20%p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는데, 태즈먼은 2018년의 75.6%에서 이번에 보유율이 다시 높아졌다.
한편,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는 67개 ‘TA(territorial authority)’와 ‘오클랜드 구역(Auckland local board, ALB)’ 중에서는 크라이스트처치와 웰링턴 인근에 있는 TA가 주택 보유율이 높았다.
크라이스트처치 북쪽의 ‘와이마카리리(Waimakariri) 디스트릭’은 82.2%로 전국 최고의 보유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8년 센서스 때의 80.5%보다 더 높아진 수치이다.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곳 역시 지도상으로 크라이스트처치 남쪽과 서북쪽을 감싼 ‘셀윈(Selwyn) 디스트릭’이었는데, 이번에 집계된 80.5%의 보유율은 2018년의 79.5%에서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이다.
이들은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와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단지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인구를 보여주는 통계에서도 TA 중 ‘셀윈 디스트릭’이 1위에 오르는 등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으로 확인된 바 있다.
▲ 기초자치단체(TA) 중 주택 보유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주택 보유율 “도심은 낮고 노인 인구 많으면 높아”>
또한 크라이스트처치시(Christchurch city)는 2023년 64.8%로 5년 전의 63.5%에서 약간 보유율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전국 평균인 66.0%보다는 낮았다.
광역 웰링턴 지역에 속한 ‘카터턴(Carterton) 디스트릭’은 2018년 센서스 때의 77.0%에서 이번에는 80.1%로 올라가면서 전국 기초자치단체(TA) 중에서는 세 번째로 높은 주택 보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웰링턴시는 58.6%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은 보유율을 보였고 해밀턴시 역시 53.5%로 가장 낮았는데, 이들 두 도시는 주택 보유율이 5년 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위의 자료와 함께 통계국의 설명을 보면 주택 보유율은 주로 집값이 가장 비싼 오클랜드와 웰링턴과 같은 대도시, 특히 그중에서도 중심 지역에서는 낮은 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심 외곽에서는 보유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오클랜드 역시 중심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역(ALB)의 주택 보유율이 높은데, ‘그레이트 배리어(Aotea/Great Barrier Island)섬’과 ‘로드니(Rodney)’, ‘히비스커스 앤 베이스(Hibiscus and Bays)’의 보급률이 각각 78.5%, 75.2%, 73.8%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이와 함께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주택 보유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는데, 예를 들어 ‘테임즈 코로만델(Thames Coromandel)’에서는 전체 가구 중 3/4 이상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지역의 ‘중간 연령(median age)’은 55.2세로 오클랜드의 중간 연령인 35.9세와 비교해 보면 노인인구가 이 지역에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른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주택 보유율이 78%에 달한 반면 25~34세는 39%에 불과한데, 여기에는 집값 및 첫 주택 구입비 상승이나 금리와 모기지 기준 강화, 실업률을 포함한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요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래 2장의 지도는 오클랜드의 ALB를 포함해 전국의 지역별 주택 보유율을 보여주는데 색깔이 진할수록 보유율이 높은 지역이다.
▲ 전국의 지역별 주택 보유율
<주택의 습기 및 곰팡이 문제 감소>
한편, 2023년 센서스 기준으로 민간 주택 중 18.1%가 어떨 때는 집 안에서 이른바 ‘습기(dampness)’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8년의 21.5%와 비교해 거주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습기 문제가 꽤 개선된 모습이다.
또한 이번 센서스에서는 약 7채의 주택 중 한 집꼴인 14.0%에서 A4 용지 크기 이상의 ‘곰팡이(mould)’를 ‘항상 또는 때때로(always or sometimes)’ 집 안에서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 역시 2018년 센서스 때 16.9%보다 작아진 수치이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는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습기와 곰팡이 발생률이 감소했다고 나타났지만 유일하게 북섬 동해안의 기즈번에서는 2023년 초 사이클론 피해로 오히려 습기 문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 기즈번에서는 3채 중 1채꼴로 습기를 경험했는데, 수치로는 5년 전의 26.4%에서 30.0%로 늘었으며, 이 지역에서는 곰팡이 문제 또한 2018년의 21.3%에서 이번에는 23.4%로 높아졌다.
지난 2018년에는 노스랜가 27.6%로 가끔 또는 항상 가장 높은 습기를 경험했다고 답했지만 2023년 센서스에서는 비율이 24.6%로 감소했다.
또한 혹스베이 습기가 많은 주택의 비율이 5년 전의 18.3%에서 이번에 17.8%로 나타나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곰팡이 발생률은 14.1%에서 12.7%로 약간 줄어든 모습이었다.
▲ ‘항상’ 또는’ 때때로’ 습기를 경험한 주택 비율(2018년과 2023년 비교)
<100만 가구에서 히트 펌프 사용 중>
이번 센서스에서는 에너지 효율적인 난방기 사용이 많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등장했다.
전체 민간 거주 주택의 약 2/3에 해당하는 66.8%에서 ‘히트 펌프(heat pump)’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가구 중 절반에도 못 미쳤던 5년 전의 47.3%에서 크게 개선된 것이다.
통계 담당자는 현재 전국에서 100만 가구 이상이 히트 펌프를 사용하고 있으며 2018년 센서스 때보다 37만 가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역 중에서는 캔터베리가 히트 펌프 사용 비율이 2018년의 71.1%에서 2023년에는 81.2%로 늘어나면서 전국에서 히트 펌프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날씨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오클랜드에서는 히트 펌프 사용 비율이 5년 전 39.5%에서 이번 센서스에서는 66.3%로 급증하면서 5년 동안의 증가율에서는 전국 1등이었다.
지난 5년 동안 히트 펌프가 이처럼 전국적으로 많이 보급된 배경에는, 정부가 건강한 주거 환경을 위해 관련 ‘법률 개정안(Residential Tenancies Amendment Act 2020)’을 도입하면서 임대 주택에서 난방과 단열 및 통풍 기준을 강화한 정책과 관련이 있다.
▲ 폐기하는 유선전화기들
<유선전화 감소, 인터넷 보급은 늘어나>
우리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급속하게 변하면서 가정 통신 수단에서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년 동안에도 이런 변화는 계속됐는데, 우선 2023년 센서스에서는 이제는 전체 가구 중 단지 31.0%만이 유선전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5년 전의 62.5%와 비교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인데, 점점 더 많은 개인이나 가정이 유선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또 사용하지도 않아 이와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클랜드 중심부에 위치한 ‘와이테마타(Waitemata)’는 가구의 유선전화 보유 비율이 14.2%에 불과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 배경에는 젊은 인구의 비율이 높은 것과 함께 상가와 주거 지역이 밀집한 데다가 인구의 유동성도 높은 점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본토에서 800km 떨어진 ‘채텀 제도(Chatham Islands)’처럼 특수한 환경을 가진 지역에서는 여전히 73.1%의 가구가 유선전화를 가진 상황이며 설치율도 전국 TA 중에서 가장 높았다.
또한 유선전화 사용률은 농촌이 도시보다 높은데, 하지만 ‘채텀 제도’ 다음으로 설치율이 높은 남섬의 ‘그레이(Grey)’와 북섬 ‘타라루아(Tararua) 디스트릭’이 각각 46.2%와 43.2%일 정도로 본토에서는 농촌을 포함한 모든 지역이 이미 50% 미만이었다.
또한 현재 90%의 가구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원격지가 많고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남섬 서해안인 웨스트 코스트의 ‘불러(Buller) 디스트릭’, 그리고 북섬 중앙부의 ‘루아페후(Ruapehu) 디스트릭’은 각각 79.9%와 80.9%의 접속률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에 반해 남섬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퀸스타운 레이크스 디스트릭’과 함께 수도인 웰링턴시는 각각 95.1%와 94.8%로 접속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오클랜드의 ‘local board’ 중에서는 ‘그레이트 배리어섬’이 66.3%로 인터넷 접속률이 가장 낮았고 ‘오라케이(Orakei)’가 95.6%로 접근성이 가장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