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공개법(Official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된 정부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국에 있는 각종 ‘공공장소(public place)’에서 모두 2만 4천 35건에 달하는 ‘폭행(assault)’과 ‘성폭행(sexual assault)’, ‘강도(robbery)’ 사건들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주택 등 사적인 공간의 내부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제외한 것이며 3가지 범죄의 유형도 각각 별도로 분류하지는 않은 자료인데, 거리나 공원, 상가, 위락시설 등 한마디로 우리가 매일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길거리들에서 발생했던 강력사건들만을 대상으로 한 통계자료인 셈이다.
이 같은 길거리 범죄 발생건수를 인구 수를 놓고 따져본다면 인구 1만명 당 52건이나 되고 일 평균 66건, 월 평균으로는 2천 여건에 달해, 국내의 각 공공장소들에서는 이들 3가지 유형의 강력 범죄가 우리의 평소 생각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자료는 또한 공공장소에서의 범죄 발생 상황을 건수와 발생률로 나눠 지역별로 세분화했으며, 주민들이 자기가 사는 지역과 이웃 동네, 그리고 전국 평균과도 상황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은 범죄도 많아>
이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범죄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니 범죄 발생건수 상위는 대도시 중에서도 도심지역이 절대적으로 많고 그중에서도 오클랜드 중심지가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경찰이 전국의 각 지역을 그물망 식으로 세분화시켜 발표한 관련 통계에서는 오클랜드 항구를 중심으로 한 퀸스트리트 인근의 3개 지역이 범죄발생 다발지역 중 각각 1위와 4위, 그리고 5위에 올라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기간 동안 550건으로 1위의 불명예를 차지한 곳은 ‘오클랜드 도심 서부(Auckland Central West)’로 명명된 구역인데, 퀸 스트리트 서쪽으로 카지노와 스카이 타워, 유흥지역인 K(Karangahape) 로드가 포함된 1km2 크기의 이 지역에서는 작년에 모두 550건의 해당 범죄가 발생했다.
이는 같은 통계에서 집계된 전국 평균의 6.5배에 해당하는데, 비단 오클랜드 뿐만 아니라 해밀턴과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와 더니든 등 전국의 다른 대도시들 역시 도심지역에서의 범죄 발생률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여타 중소도시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이들 도심의 상업지역은 유동인구는 많지만 상주인구가 주변의 주거지역이나 외곽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각 지역별 인구를 감안한 범죄건수에서는 통계가 심하게 왜곡되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참고로 이번 자료에서 나타난 작년 한 해 동안의 1위부터 10위까지의 범죄발생 다발지역과 발생건수는 다음과 같다.
1. Auckland Central West (550건)
2. Wellington, Willis St. - Cambridge Tce. (447건)
3. Hamilton Central (380건)
4. Auckland Central East (375건)
5. Auckland Habourside (253건)
6. Palmerston North Central (190건)
7. Dunedin Stuart St. - Frederick St. (154건)
8. Otahuhu West (148건)
9. Gisborne Central (128건)
10. Papatoetoe Central (109건)
<도심지역 범죄는 역사, 사회적인 숙제거리>
이러한 범죄의 도심 집중화 현상은 근래 들어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현상이며, 전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사실쯤은 독자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또한 이번에 경찰 자료뿐만 아니라 통계국에서도 이번 자료를 포함해 지난 2014년 2월부터 금년 2월까지 20개월 동안 이들 공공지역을 세분화해 각 지역에서 발생한 상기 3가지 범죄를 모두 모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나타난 결과도 작년 한 해 만을 대상으로 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즉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대로 도심지역의 범죄가 타 지역에 비해 훨씬 많으며 이러한 현상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것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이자 뉴질랜드 역시 예외적인 곳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알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인데 자료가 발표된 뒤 한 경찰관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찰력이 어느 곳에서나 동시에 항상 존재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는 항상 어디서나 존재하고 있는 경찰들을 원하고 있다고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이 같은 역설적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찰은 인력은 물론 순찰차와 CCTV 카메라 등 치안 활동에 투입되는 각종 장비를 시간대와 장소별로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운용하는데 이번과 같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를 통해 범죄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현장에서는 항상 어느 때라도 경찰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 범죄를 예방하거나 조기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병원 주변도 범죄 다발지역 중 하나>
통상 도심의 공공지역에서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이 대부분이지만 이외에도 대형상가를 비롯한 유통시설, 법원 주변, 그리고 야간이면 치안이 불안해지는 공원을 끼고 있는 곳들도 많다.
또한 자료를 보면 의외로 교도소가 위치한 인근과 경찰서 인근 지역은 물론 병원 인근도 범죄발생 다발지역 중에 하나로 꼽히는데, 이는 약물 중독이나 술에 취한 사람들과 범죄에 취약한 사람들이 인근에 많이 모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자료에서도 오클랜드 시티(Auckland City) 병원 주변에서 60건, 그리고 미들모어(Middlemore) 병원 인근에서 86건의 해당 범죄가 발생하는 동안 대형상가인 실비아 파크(Sylvia Park)와 마누카우의 웨스트필드(Westfield)몰 지역에서는 각각 58건과 78건이 발생한 것을 보면 대형병원 인근 지역의 치안이 상당히 불안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마약 등 약물과 알코올이 이와 같은 범죄를 부추기는 가장 큰 요소로 지적된 것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오클랜드 지역의 한 경찰 관계자는 이는 현재 도심지역 술집은 새벽 4시, 그리고 외곽지역은 3시에 문을 닫도록 한 시의 정책을 도심은 새벽 3시로, 그리고 외곽은 1시로 바꾸기를 경찰이 바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현재 통계국 웹사이트를 통해 전국을 그물망 식으로 작게 구분해 나눈 지역을 대상으로 작년 한 해 동안 폭행과 성폭행, 강도 등 앞서 언급한 3가지 종류의 범죄가 일어난 현황을 볼 수 있다.
(http://statsnz.maps.arcgis.com/apps/MapSeries/index.html?appid=a02944668eae47ee92b5e65f0c388a6a)
또한 오클랜드를 비롯한 전국 각 대도시 지역의 도심지 중에서도 금년 2월까지 지난 20개월 동안 특히 범죄가 많이 발생한 우범지역과 이곳에서 발생한 3가지 유형의 범죄 건수는 다음과 같다.
*Auckland 도심: Victoria St. West and Wellesley St. West, Queen St. and Elliot St.로 이뤄진 구역 (107건)
* North Shore: Albany Westfield Mall 인근 (42건)
* West Auckland: Waitakere District Court와 주변 상가 (62건)
* Counties Manukau: Middlemore Hospital 주변 (86건)
* Hamilton: Hood St. 인근 (91건)
* Tauranga: Cameron Rd.와 The Strand, Harrington St.와 McClean St. 사이 (43건)
* Wellington: Courtenay Place 인근 (158건)
* Christchurch: St. Asaph St.와 Moorhouse Ave. (73건) - 이 지역은 크라이스트처치 경찰서 주변.
* Queenstown: Marine Parade와 Camp St. 사이 (100건)
* Dunedin: 중심가인 옥타곤(Octagon)의 남동쪽 구역 (79건)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