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뉴질랜드 국내 총인구가 469만 명을 넘었다는 통계국 자료가 8월 중순에 발표됐다. 이 중 여성은 238만 명인데 비해 남성은 231만 명으로 여성인구 100명 당 남성 97명의 수준이다.
비록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인구는 전년 대비 2% 이상 성장한 것으로, 이는 지난 1950년대의 베이비 붐 이후 가장 높은 인구증가율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는데, 그러나 이 같은 증가 추세는 향후 국내외의 제반 상황으로 미뤄볼 때 둔화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42년 만에 기록된 인구증가율 2.1%>
2016년 6월말까지 1년 동안 인구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4백 69만 3천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연간 9만 7천 300명의 순인구 증가로 인한 것인데, 이는 한 해 전인 2015년 6월말까지는 연간 8만 6천명이 늘어나면서 기록됐던 1.9%의 증가율을 넘어선 기록이다.
뉴질랜드에서 연간 인구증가율이 2.0% 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74년에 2.0%를 기록한 이후 42년 만에 처음인데, 1974년 이전 기록은 베이비 붐이 크게 일었던 지난 1950년대와 1960년 초반이었다.
지난 1995년부터 2014년 사이의 20년 동안 평균 연간 인구증가율은 1.1%에 그쳤으며 인원으로는 4만 4천 여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작년도 인구 증가가 상당했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인구 증가의 가장 큰 배경은 이민자>
이처럼 국내 인구가 크게 증가한 배경의 첫 번째는 연간 순이민자(net migration)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가한 인구 9만 7천 300명 중 출생과 사망자를 감안한 순수 자연증가(natural increase)에 따른 증가인원은 2만 8천 200명이었던 데 비해 이민으로 인한 숫자는 6만 9천 100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는 2015년 6월말까지의 전년도 기록과 비교해 볼 때 자연증가 인구는 미미한 수준인 500여명이 더 늘어난 것에 비해 이민 증가분은 전년도와 대비해 금년에 1만 800여명이나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로도 알 수 있으며 결국 이번 인구 증가가 베이비 붐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6월말까지의 연간 순이민자(net migration) 숫자는 6만 9천 100명을 기록하면서 5월말까지의 6만 8천 400명에 이어 연간 최대기록을 경신하면서 23개월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 바 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순이민자 대량 유입이 낙농업의 침체를 상쇄시키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 반면 오클랜드 주택난과 같은 문제를 계속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그러나 월간 순이민자는 2015년 11월 6천 200명으로 정점을 보인 후 하락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었다.
또한 이들은 순이민자 증가에는 호주에서 장기거주를 목적으로 귀국한 키위들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호주 노동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가 3년 전부터 시작됐던 임시 워크비자와 학생비자 발급 역시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해 내년부터는 순이민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민자 80%는 35세 미만>
한편 이 같은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국가 전체 인구의 연령별 구성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는데,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지금까지 거의 매년 높아지기만 했던 국가 전체 인구의 중간연령(median age)이 약간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6월 30일 현재 뉴질랜드 인구의 중간연령은 37.1세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의 37.3세에 비해 0.2세가 낮아진 것으로, 노령화 사회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뉴질랜드로서는 모처럼만에 젊은 세대가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체 이민자의 80% 가량을 점유하는 35세 미만의 이민자가 증가한 데 기인한 것이며, 더욱이 이들 중 절반 가량은 18~29세에 해당돼 비록 절대적인 숫자는 그리 많지 않지만 이들이 젊은 나이를 무기로 중간연령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별로 구분해 볼 때 6월말 현재 남성 인구의 중간연령은 전년의 36.0세에서 35.8세로 0.2세 낮아졌으며 여성 인구 역시 38.6세에서 38.4세로 남성과 같은 수치만큼 젊어졌다.
남성의 중간연령이 여성에 비해 낮은 것은 기대수명(life expectancy)에서 통상 여성이 더 오래 살기 때문인데, 지난 2013~2015년의 사망률을 근거로 분석된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세인데 반해 여성의 기대수명은 83.3세로 남성보다 3.6세 높다.
그동안 뉴질랜드는 계속해서 인구 노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왔는데, 이는 낮은 출산율과 함께 의료기술의 발달 등 삶의 질 개선으로 인해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면서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노동력 확보 역시 이민 확대만이 해결책>
실제로 지난 1995년 이래 남성의 중간연령은 3.9세가 증가했지만 여성은 이보다 훨씬 높은 5.1세나 됐는데, 그러나 이 같은 추세는 2013년에 여성의 중간연령이 큰 변화가 없는 사이에 오히려 남성은 중간연령이 0.6세가 낮아지는 이상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2013년 무렵부터 호주로부터 장기 거주 귀국자가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발생했던 현상으로, 이로 미루어 볼 때 국가의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지 못하는 한 나라 전체가 늙어가는 것을 막을 방법은 뉴질랜드로서는 이민을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러한 중간연령 하락 추세 역시 앞서 언급한 대로 최근 정점에까지 다다른 이민자 숫자가 차츰 줄기 시작하면 전과 같이 다시 상승 추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인구 증가로 인해 당연히 각 연령대별 인구 비율에도 변동이 생겼는데, 2015년 6월말에 전 인구 중 19.9%를 차지했던 0~14세의 아동 인구는 금년 통계에서는 92만 1천 500명으로 총인구 대비 비율이 19.6%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한창 일할 나이라고 할 수 있는 15~39세의 젊은 세대의 비율은 전년의 33.3%에서 올해는 33.7%로 올라갔으며 이 나이대의 전체 인구는 158만 3천 400명에 달했다.
이와 같은 연령별 비율 변화는 작년도 인구 증가가 자연증가보다는 이민에 의해 늘어났다는 사실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국가가 필요로 하는 노동력 확보에 대한 해답도 제시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40~64세까지의 장년층에서는 점유 비율이 전년도의 32.1%에서 31.7%로 0.4% 하락했으며 이 연령대의 인구는 모두 148만 9천 8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은퇴 연령대인 65세 이상은 비율이 전년 14.7%에서 14.9%로 늘어났으며 이 나이대의 전체 인구는 69만 8천 400명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뉴질랜드 국민 100명 중 15명 가량이 65세 이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민 확대는 NZ의 백년대계>
이번 자료까지 포함해 2016년 6월까지 지난 20년 간을 대상으로 각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율을 분석하면 상당한 변화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으며, 또한 인구구조 상으로 뉴질랜드가 처한 문제점들 역시 한 눈에 파악된다.
1996년부터 2016년까지 변화가 가장 많았던 연령대는 가장 확실한 근로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15~39세와 40~64세 연령대였는데, 이들 연령대에서는 총인구 대비 인구비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각각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15~39세 연령대는 이 기간 동안 해당 나이대의 전체 인구수가 10.4%만큼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구비율은 1996년의 38.4%로부터 2016년에는 33.7%로 4.7%만큼 축소됐는데, 반면 40~64세 연령대는 20년 동안 27%에서 31.7%로 비율이 4.7%로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결국 한창 일할 나이의 연령대 중에서도 나이가 많은 근로자들이 이전보다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국가 전체의 장래를 놓고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다음 세대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0~14세의 아동 연령대 역시 20년 전에 그 비율이 23.0%에 달했으나 금년에는 19.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20년 동안 비율이 3.4%나 낮아지면서 머지 않아 국가적인 일손 부족을 염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일손을 놓고 은퇴하는 노년층인 65세 이상은 20년 동안 총인구 대비 비율이 11.5%에서 14.9%로 3.4% 증가해, 이민으로 이뤄진 뉴질랜드가 인구와 관련된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해야 할 곳은 결국 이민 확대뿐이라는 사실을 이번 인구 통계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남섬지국장 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