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알고 있다. 당신이 휴가 갔던 곳을

휴대폰은 알고 있다. 당신이 휴가 갔던 곳을

0 개 7,890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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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그렇듯 지난 연말연시 동안에도 수많은 뉴질랜드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집을 떠나 국내외 여러 휴양지들을 찾아 각양 각색의 방법으로 휴가들을 즐기고 돌아왔다.

 

그런데 최근 국내 언론에 당시 국내 각지를 찾았던 휴가객들이 각각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가를 그들의 손에 하나씩은 들려있었을 휴대폰을 토대로 분석한 기사가 실렸는데, 이를 통해 뉴질랜드인들의 휴가 목적지(destination)에 대한 생각들이 최근 들어 변화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3대 도시 주민 중 100만 명 이상이 집 떠나>

 

이번 자료는 국내 이동통신사인 스파크(Spark)에서 분석해 발표한 것으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부터 금년 1월 5일까지 2주간을 대상으로 했다.

 

분석가들은 국내 3대 대도시인 오클랜드와 웰링톤, 그리고 크라이스트처치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 이 기간 동안 집을 벗어난 사람들이 주로 어느 지역으로 향했으며 이들의 이동 성향이 예년과 어떤 차이점을 보였는지 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3대 도시 주민 중 100만명 이상이 집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를 각 도시별로 나눠보면 오클랜드는 69만명, 크라이스트처치는 25만명이 집을 비웠으며 수도인 웰링톤 주민들은 17만 9천명이 역시 주거지를 떠났던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이들의 움직임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3대 도시의 주민들이 그동안 전통적으로 선호해왔던 휴가 대상지역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으며, 그 대상지역을 광역화 시켜보면 변화폭이 꽤 크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이 같은 휴가객들의 휴가 목적지 변화 추세에 대해 국내의 관광산업 관계자들은 대부분 실제 현장에서 느낀 상황과 일치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넬슨-타스만 지역과 같은 일부에서는 분석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남섬 찾는 오클랜드와 웰링톤 주민 증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오클랜드 주민들이 즐겨 찾았던 5대 휴가지는 와이카토와 노스랜드, 그리고 코로만델과 베이 오브 플렌티, 여기에 더해 로토루아 등 모두 북섬 지역 일색이었으며 이 같은 현상은 201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는 휴가기간 중 휴대폰을 들고 남섬을 찾은 오클랜드 주민이 전년보다 38%나 증가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는데, 그 중에서도 더니든과 웨스트 코스트, 그리고 퀸스타운을 찾았던 오클랜드 주민들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에 반해 북섬을 휴가지로 택한 오클랜드 주민들은 전년에 비해 8%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웰링톤 주민들은 그동안 주거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카피티-호로훼누아(Kapiti-Horowhenua) 지역을 포함해 오클랜드, 와이카토와 호크스 베이 등 북섬 4개 지역에 더해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등 모두 5개 지역을 휴가지로 가장 많이 찾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들의 휴대폰 사용을 기준으로 조사해본 결과 더니든을 포함한 센트럴 오타고 지역을 찾은 웰링톤 주민들의 수가 전년보다 무려 7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앞서 이야기된 오클랜드 주민들의 변화 추세와 맞물려 또 다른 추세 변화를 실감나게 했다. 

 

<남북섬간 휴가지 확대는 공통의 현상> 

 

오클랜드와 웰링톤 주민들이 이전에 비해 더 광범위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남섬으로까지 휴가 목적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새로운 현상은 거꾸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번 자료에서 보면 지나간 연말연시 동안 집을 떠나 오클랜드를 찾았던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이 그 이전 해보다 28%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전체적으로 이 기간 동안 북섬을 방문한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이 전년 여름 시즌에 비해 32%가 늘어났다.

 

이에 반해 남섬의 각 휴가지에 머문 비율은 16%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전까지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이 찾았던 5군데 주요 휴가지는 노스 캔터베리와 오클랜드, 웨스트 코스트와 퀸스타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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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휴대폰 사용량 증가 1위는 코로만델>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연말연시 2주간 동안 코로만델 지역의 방문자가 15만명 이상에 달하면서 이 지역의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도 평소보다 231%가 증가해 전국 1위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섬 동해안의 카이코우라 지역도 증가율이 100%에 달해 2위에 올랐으며 센트럴 오타고와 노스랜드 지역이 공히 86%씩 증가하면서 그 뒤를 이었는데, 반면 휴가객들이 떠난 국내 3대 주요 도시에서는 사용량이 20~25% 가량씩 감소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휴가 행선지 변화 추세>

 

이번에 스파크 측과 함께 자료 분석에 동참했던 남섬 마오리 단체에 소속된 관광 관련 기업의 한 고위 담당자는, 이번 자료는 자사의 운영 결과를 분석한 자료와 일치한다면서, 실제로 과거보다 더 많은 오클랜드 주민들이 퀸스타운과 같은 남섬 지역에서 휴가를 즐겼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금년 수입을 보면 북섬은 11%가 감소한 반면 남섬 지역에서는 34%가 증가해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데, 해당 관계자는 휴대폰 사용을 토대로 분석한 이번 조사가 신용카드 사용 통계 등 다른 수단으로는 얻지 못했던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고 조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번 조사가 성향이 바뀐 휴가객들이 어느 지역으로 주로 향하고 또 그곳에 얼마나 머무르며 무엇을 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해줘 회사 경영전략을 짜는데도 유용한 도구로 쓰이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오클랜드의 한 관광 관련 기관 관계자도, 이번 시즌에 오클랜드의 모텔과 호텔 등 숙박시설이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빈방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면서, 웰링톤과 크라이스트처치 출신의 휴가객들을 오클랜드로 이끌어 들이기 위한 단체의 캠페인이 잘 운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국내관광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며 이는 오클랜드 경제에 연간 32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끼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휴대폰 통계의 허점도 있을 듯>

 

한편 이번 자료를 접한 넬슨-타스만 지역의 한 관광기관 관계자는,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의 5대 주요 휴가지 중에서 이 지역이 빠졌다는데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실제로 금년에도 이 지역 휴가지는 예년과 별반 다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의 방문도 별 차이가 없었다고 전했는데, 실제로 크라이스트처치 주민들 중에는 매년 휴가철에 가족이나 친지들을 이끌고 이곳을 고정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으며 이곳에 여름별장을 가진 이들도 상당수이다.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넬슨-타스만 지역에서 휴대폰이 통하지 않는 구역이 많다는 점이 이번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게 된 것일 수도 있으며 또한 뒤늦은 예약으로 숙소를 놓친 이들이 많았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는 매년 이곳을 찾던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주민이 작년과 금년 시즌에는 각각 오클랜드와 러셀, 코로만델 등 북섬을 찾았었다면서, 그 주민은 풍광으로 보면 아벨 타스만 지역이 으뜸이지만 15년 동안 같은 곳을 찾았기에 변화를 원했었다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그동안 발표된 통계국 자료 등 다른 연관 조사자료에서도 내국인들의 국내여행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그 범위도 전통적 관광지를 벗어나는 등 광역화, 다변화하고 있음이 확인된 바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연말연시 휴가지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휴대폰 이동을 통한 이번 자료에서도 다시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추세는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과 함께 일부에서는 외국 출신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주로 찾아 붐비는 주요 관광지를 피해 예약이 상대적으로 쉽고 발길이 뜸한 지역을 찾는 내국인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또 다른 이유로 들기도 했다.

 

실제로 금년 연말연시에도 국제관광객 급증으로 뒤늦게 예약에 나선 내국인들이 숙소는 물론 렌터카 예약에 애를 먹었다는 기사가 여러 차례 보도돼 이 같은 업계 분석에 힘을 실어주었는데, 관광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내국인들의 휴가지 선택에서의 변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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